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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만만한 나라 아냐" 아베노믹스 1년, 바뀌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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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완화기조, 예상보다 더 길게 유지될 것"

[뉴스핌=김선엽 기자] "머들링 스루(muddling through, 그럭저럭 버티기), 계속 간다."

아베노믹스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올초만 해도 무모한 도전이란 시각이 팽배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회의적' 시각은 '신중론'으로, 관망을 주장하던 이들은 벌써부터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성장률도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아베노믹스가 당분간 순항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일본당국의 금융완화 기조가 수 년 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일본 경제 전문가는 "역시 일본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 대내외 우려 속에 출발한 아베노믹스

당초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점치던 쪽에서는 우선 2%의 물가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0년 가까이 계속된 디플레이션에서 일본 경제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풀어야 되기 때문이다.

만약 실제 물가가 상승할 경우에는 국채와 재정건전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 목표대로 물가상승률이 2%대에 안착할 경우 0%대의 일본국채는 실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국채 투매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일본은행은 더 많은 국채를 사들여야 하고, 돈은 더 많이 풀리고, 물가는 또 오르면서 국채금리는 다시 상승한다는 악순환의 시나리오다.

때문에 정부부채가 GDP 대비 245%로 상당한 일본으로선 국채신뢰의 하락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파국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아베노믹스가 실패하면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더해 재정적자 문제로 일본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비관적 시나리오도 관측됐다.

◆ 첫 발 내딘 아베노믹스, 시장은 일단 '반색'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우려했던 일본 국채의 투매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국채금리는 하향안정세다.

대신 지난 1년 동안 일본 니케이지수는 1년 전보다 65% 가량 상승했다. 상반기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 매매액은 208억 달러로 전년보다 50%나 늘었다.

최근 1년간 일본 10년물 국채금리(上)와 니케이지수(下)의 변동 추이. 국채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 증시는 고공행진 이후 숨고르기의 모습이다. <자료:키움증권 및 네이버>
또한 지난 8월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8%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1월 1% 이후 최고치다. 9월에도 0.7%를 기록하며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디플레이션 탈출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여기에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서 경제주체들의 기대는 호전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했던 돌발상황이 닥치지 않는 한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수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 해 디플레이션으로부터 성공적으로 탈출했고 금융시장이 강하게 반등한 만큼 향후 아베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은행의 행보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는 한국은행 역시 일단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일 발행된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는 "일본경제는 재정지출 및 양적·질적 금융완화정책에 힘입어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경기부양정책에 따라 공공투자와 주택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설비투자도 기업의 수익개선, 재해복구 및 에너지 관련 투자확대로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일본의) 수출은 엔저 영향 가시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수석 연구위원은 "(아베노믹스가) 절반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무난하게 가지 않을까 싶다. 통화량 목표가 정해져 있어서 일본은행이 국채를 계속 매입할 것이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우려할 만한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 목표 달성 못 해도 당분간 '지속' 전망

일본 금융시장의 강한 반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와 함께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우선 꼽히는 문제는 기대만 못한 성장률과 과도한 물가목표치다.

현재 일본의 필립스곡선(GDP갭과 인플레이션율의 관계)은 과거에 비해 하방으로 이동하며 크게 완만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필립스곡선이 상방으로 이동함과 동시에 가팔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율(물가기대심리)이 큰 폭으로 상승해야 한다. <출처:일본 내각부/한국은행 재인용>
일본 내각부가 내놓은 GDP갭과 인플레이션율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1999년 이후 일본의 필립스곡선은 하방이동하며 완만해졌다.

OECD가 추정한 올해와 내년 일본의 GDP갭(실질성장률-잠재성장률)은 각각 0%, 0.6%로 연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GDP갭이 큰 폭으로 벌어져야 한다.

이에 다이와 총합연구소(大和總硏)는 "장기간에 걸친 마이너스 GDP갭 지속, 경제주체의 디플레이션 기대심리 정착 등으로 필립스곡선이 하방 이동함에 따라 금융완화가 물가상승에 미치는 유의적인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반등하면서 필립스 곡선이 가팔라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양적·질적 금융 완화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가 예상보다 더 길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은 조사국 김명현 과장은 "장기간에 걸친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크게 약화된 GDP갭과 인플레이션율간 정(+)의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유효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져야 하는 만큼 일본은행 금융완화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더 길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소비자물가상승률(소비세율 인상효과 제외)이 2015년도 들어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구미계 IB 및 일본계 IB들은 디플레이션 탈피에도 불구하고 2015년에 2%의 인플레이션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 기대만 못한 엔저의 수출효과 그리고 日 글로벌 경쟁력

아베노믹스가 어렵사리 첫발을 내디디며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 탈출 조짐을 엿보였지만 엔저에 따른 수출효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재무성은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일본의 무역적자는 4조9891억엔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적자폭은 전년동기 대비 54.2% 늘어나 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한은 조사국 권승혁 차장은 "투자와 소비고 늘어나고 있지만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반면 원전 때문에 화력발전용 연료를 수입하다 보니까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어 이런 것들을 전문가들은 미래 하방리스크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연 아베 신조 총리가 세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을 통해 일본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가 역시 미지수다. 아베 총리는 규제완화, 세제혜택, 사회보장 축소 등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시키고 일본 기업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부형 수석 연구위원은 "양적완화와 재정정책까지는 좋았는데 세번째 숙제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 전략"이라며 "큰 그림은 나왔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들이 미흡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韓 경제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물음표'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1년 간의 순항 만으로 과연 아베노믹스가 성공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우선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이 일단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41개 기관의 평균) <출처:일본경제연구센터, 한은 10월 경제전망> 내년 2분기 일본 경제는 소비세 인상의 여파로 성장세가 한 풀 꺾일 전망이다.
아울러 비전통적인 동시에 비상식적인 통화정책을 이용해 잠재성장률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실제 돈풀기가 수년간 지속됐을 때 금융완화를 되돌리는(unwinding) 과정에서 어떤 후폭풍이 도래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여전히 관망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아직 재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엔저로 우리 수출산업이 위축되는 측면이 있는 반면 일본 경제의 회복으로 인해 우리경제가 얻게 되는 이득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애초부터 우리 수출기업들의 비가격 경쟁력, 높은 해외생산 비중을 근거로 엔저로 우리 수출이 받는 타격의 정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철희 동양증권 연구원 역시 "연초에는 아베노믹스 때문에 우리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 봤는데 우리 제조업 부문의 경쟁력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환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흥국이) 공급망(supply chain)을 갖고 있는 부분은 선진국 입장에서 노력한다고 해도 공장이 없으면 뺏어오기 힘들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부품을 만들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만들 때 미국에서 못 만들고 중국에서 만드는 것이 한 예"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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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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