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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통적’ 통화정책 버냉키, 시장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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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대명사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8년 업무 수행이 대체로 합격점을 줄 만 하지만 최선의 결과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데 시장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출처:뉴시스)
 대공황 이후 최대 침체 위기와 금융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건져낸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임기 중 가장 강조한 성장 회복을 실현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다.

◆ 절반의 성공?

버냉키 의장이 전면에 내세운 양적완화(QE)의 실질적인 효과를 놓고 투자자들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자산 버블과 빈부격차를 조장했을 뿐 실물경기를 살려내지 못했다는 혹평과 함께 금융시스템의 구조적인 붕괴 리스크를 막아낸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교차한다.

일부에서는 QE를 시행하지 않았을 때 금융시스템과 실물경기가 어떤 상황으로 치달았을 것인지 상상하기 어려운 만큼 부작용을 근거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몰아세울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한 편에서는 2005년 말 연준 수장에 오른 그가 거대한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인 브릿지워터 어소시어츠의 레이 다리오 대표는 “버냉키 의장은 미국을 핵전쟁에서 구해낸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뉴욕대학교 마크 거틀러 경제학 교수는 “버냉키 의장은 과거 루즈벨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암흑기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평가했다.

◆ 스스로의 평가는?

버냉키 의장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불가피했다는 사실을 늘 강조하는 한편 여러 차례 아쉬움을 드러냈다.

먼저, 금융위기와 관련해 사전에 조짐을 알아차리지 못한 점과 금융권을 적절히 감독하는 데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최근에는 5년간 시행한 양적완화(QE) 및 공격적인 부양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그는 지난 11월 가진 연설에서 7%가 아닌 5%의 실업률을 뒤로 하고 연준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 당시 버냉키 의장과 함께 굵직한 정책을 조율했던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은 “버냉키 의장이 위기의 파괴력과 함께 보다 공격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한 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카드를 꺼내들었고, 비판의 목소리에도 이를 고수했다”고 전했다.

◆ 숫자로 본 버냉키의 발자취

2008년 말부터 연준이 풀어낸 유동성은 3조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동결한 것도 최장기 기록에 해당한다.

이밖에도 연준은 부실자산구제금융(TARP)을 포함해 위기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자산 매입 및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2008~2009년 사이 집중적으로 시행했다.

말 그대로 전례 없는 유동성 공급을 시행, 일명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실물경기의 회복은 대단하지 않았다.

2009년 중반 미국 경제가 침체를 탈피한 이후 평균 성장률은 연율 기준 2.3%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4년간 경기 확장 국면의 성장률인 41%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두 자릿수를 넘었던 실업률이 7% 선까지 떨어졌지만 위기 이전 수준에 비해 여전히 두 배 가까이 높은 상황이며, 불완전 고용과 임금 정체 등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하다.

실물경기 회복이 부진한 데 대해 버냉키 의장은 재정 정책의 뒷받침 없이는 통화정책의 효과를 충분히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와 관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역시 “중앙은행이 혼자 힘으로 구조적인 경제 문제를 모두 바로잡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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