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전문] 박 대통령, 규제개혁점검회의 모두발언

기사입력 : 2014년09월03일 14:57

최종수정 : 1970년01월01일 09:00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끝장토론은 아니니까 안심을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대신에 주어진 시간 동안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회의가 진행돼야 하겠습니다. 

지난 3월에 1차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열고, 오늘 2차 회의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당초 8월 말에 2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1차 회의 때제안된 과제들을 점검해 보니까 규제에 묶여 있는 과제들이 남아 있어서 시간이 좀 더 필요했습니다. 규제개혁회의를 개최하는 것 이상으로 실천이 얼마나 되었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규제가 실질적으로 풀려서 국민경제가 살아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 회의의 최고의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남성들에게서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이 회의에서의 일언이 중천금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한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계되는 분들이 그렇게 단단히 결심을 하고 회의를 임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국민에 대한 약속을 실천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토론에서 제기된 다양한 과제들이 해결되고 난 후에야 2차 회의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를 마무리하고, 오늘 2차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개최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지금 세계 각국은 투자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치열한 규제개혁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4월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호주의 '규제폐지의 날(Repeal Day)'에 대해 들었습니다. 의회에서 매년 2차례 '규제폐지의 날'을 지정해 불필요한 규제를 대대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입니다. 3월 26일에 첫 번째 규제폐지의 날을 열어 무려 1000개의 법안과 9500개의 행정규정을 폐기했고, 이제 두번째 규제폐지의 날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 경쟁국들은 이렇게 과감한 규제개혁을 하고 있는데, 우리의 규제개혁은 너무 안이하고 더딘 것이 아닌지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중대한 골든타임에 들어서 있으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시 한 번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낼수도 있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그야말로 원점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진척이 더딘 상황입니다. 규제개혁 법안이 상당수 국회에 묶여 있고,부처간 협업이 제대로 안 되거나 일부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때문에 규제개혁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려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규제개혁에 여와 야, 정부와 국회,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규제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민생 불편 해소에 모두 한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하며 몇가지 당부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 산업의 혁신을 가로막고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낡고 불합리한 규제를 더 빨리, 더 과감하게 개혁해야 합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규제개혁에 속도를 내야 하겠습니다. 서비스산업은 성장률 둔화와 고용없는 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이고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해갈등이 많아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냥 포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규제개혁 방안을 고민하되 필요하다면 국민의 입장에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지난번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한 유망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장관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5+2' 7개의 그 TF를 중심으로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제조업 분야는 산업화 시대에 만든 규정들을 융복합과 지식정보 시대에 부합하도록 정비하는 데 힘써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공장 중심의 기존 산업단지를 편의시설, 문화레저공간, 복지시설 등이 고루 갖춰진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산업 집적 활성화법 개정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노후산단의 환경개선과 근로자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하루속히 법 개정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시장과 먹거리를 만들어 줄분야의 규제개혁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분야인 만큼 외국에 없는 기준과 지원방안을 슬기롭게 만들고, 처음 입법할 때부터 아예 규제를 최소화해서 민간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높이고 시장 진입을 촉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보안사고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한다는 전제하에 개별 법률에서 전산설비 구비의무 같은 규제들은 걷어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벤처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고 필요한 제도를 만들어 주는 데도 힘써야 합니다. 최근 우리 벤처기업들의 잠재력을 보고 구글이라든가 요즈마펀드 등 해외 기업과 투자자들이 적극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는데,이런 움직임이 더욱 활성화돼서 벤처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노동시장 규제 개혁을 통해서 일자리 창출에 물꼬를 트는 데도 힘을써야 합니다. OECD 등 국제기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차별을 해소해 가면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경직적인 노동규제가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직적인 노동규제를 당장 획기적으로 개혁하기는 어렵겠지만 규제개선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하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런 노력이 지속될 때 해외로 향하려는 투자를 국내로 돌리고, 이미 해외에 나가있는 공장도 다시 국내로 유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노사정위원회에서 국가 백년대계를 세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생산적 논의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세번째로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서민과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규제개혁신문고에 들어오는 건의들을 보면 국민들의 생업을 불편하게 만드는 불합리한 규제들이 많습니다. 이런 건의들은 가볍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국민에게 부담을 주고 불편을 주는 사항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 불편을 겪는 국민이 천명, 만명이면 그것은 하나가 아니고 천개, 만개라는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습니다. 

규제개혁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역대 정부마다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나섰지만, 임기 초에 대통령이 관심을 가질 때는 뭔가 되는 것 같다가 임기 말에 관심이 줄어들게 되면 규제가 다시 늘어나서 결국에는 규제가 개혁하기 전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규제개혁에 대한 접근방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먼저 많은 것을 하겠다고 계획만 발표하기보다는 하나의 규제라도 제대로 풀어서 국민들이 그 효과를 피부로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단순히 문제가 되는 규정을 바꿨다고 해서 할 일을 다 한 것은 아닙니다. 국민과 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 실제로 해결이 돼야만 정부의 할 일이 마무리되는 것입니다. 규제개혁 담당자들이 '내가 바로 이 규제의 피해자다' 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책임지고 확실하게 해결하는 자세로 임해 주기를 바랍니다. 

다음으로 이 규제를 왜 고치고 없애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지지,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규제든 풀면 손해 보는 이익집단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들의 저항과 반발을 극복하는 길은 결국 규제개혁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공감대밖에 없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이 규제개혁에 성공한 원동력도 정치권을 포함한 전 국민의 공감대였습니다. 국민들이 규제개혁 과정을 소상하게 보면서 득과 실을 명확히 따져보고 그런 판단을 토대로 개혁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저항을 극복하고 규제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위해서 규제정보포털에 모든 규제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고, 많은 국민이 참여해서 국민과 함께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나가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관간 협업입니다. 규제는 여러 부처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것을 풀기 위해서는 부처간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의 일은 어느 누구의 일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안이 여러 부처에 걸쳐 있다 보면 책임을 미루기가 좋아서 문제 해결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총리실에서는 앞으로 협업의 주관기관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주관기관에게 책임과 권한, 인센티브를 집중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랍니다.

부처 간 협업뿐 아니라, 지자체와의 협업도 매우 중요합니다. 중앙정부에서 규제를 정비했다고 해도 실제 현장에 가보면 지자체가 협조를 하지 않아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제는 중앙보다는 지방, 정책보다는 집행 현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중앙과 지방이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고, 규제개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회의에 각 부처 장관은 물론이고 규제의 이해당사자인 경제인과 소상공인, 농업인, 그리고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과 규제개혁위원, 민간전문가들과 국회에서도 참석해 주셨습니다.

제1차 규제장관회의에 이어 오늘도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서 불합리하고 경제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런 규제들을 걷어내서 국민불편을 해소하고 투자도 늘려서 경제활력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어떤 의견이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