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삼성 '이재용 시대' 1년, 초일류화 영글다

기사입력 : 2015년05월08일 14:59

최종수정 : 2015년05월08일 15:09

주요 현안 직접 챙겨..'핀테크', '금융 삼성' 등 과감한 승부수 눈길

[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기 기공식 현장. 오전 11시 5분 경 행사장 정문이 열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흰색 원피스를 입고 입장했다.

중남미 4개국 순방 이후 건강 악화로 '절대 안정'을 취해온 박 대통령의 첫 공식 외부행사 참석이다. 그리고 박 대통령 한 발짝 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힘찬 발걸음으로 뒤따랐다.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은 지난 2월 청와대 기업인 초청 오찬에서 얼굴을 마주한 이후 석 달여 만이다. 워낙 짧은 시간을 함께 해 깊은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둘의 만남이 의미하는 바는 양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이 평택반도체 단지 조성을 시작함에 따라, 그동안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기다리던 정부로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완공 이후 41조원의 경제 효과는 물론이고 대규모 단지 건설 과정에서 정부가 학수고대하던 신규 고용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누누이 강조하던 ‘질좋은 일자리’다.

▲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에서 열린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발파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 입장에서도 축제의 날이었다.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규제 완화 덕분에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공룡 기업들이 국경 없는 경쟁을 하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자보다 빠른 투자가 승부의 핵심이다. 특히 시장 선도자인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중국 등 잠재적 경쟁자들을 상대로 진입장벽을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다.

정부와 삼성이 '윈윈(Win-Win)'할 수 있었던 데는 이 부회장의 유연한 사고와 과감한 판단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5월10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쓰러진 후 경영전면에 등장한 이 부회장의 지난 1년에 대한 삼성 주변의 평가를 종합해 보면 "어려운 시기에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잘 해내고 있다"로 요약된다.

계열사 합병과 한화와의 빅딜, 글로벌 기업과의 특허 분쟁 해결과 '금융 삼성' 추진 등 굵직한 이슈마다 직접 챙기며 이 회장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채웠다. 그리고 이날 다시 평택 반도체 시대를 선언함으로써 미래 삼성의 주춧돌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 '은둔 경영' 대신 '對面' 선호…글로벌 CEO 만나 '해결사'로 활약

건강상의 탓도 있었지만, 과거 이 회장은 삼성그룹으로 출근하기 보다는 한남동 자택에 주로 머물며 집무를 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필요하면 주요 경영진을 호출하거나 직접 전화를 걸어 지시를 내렸다. 사장단 회의도 자택 근처 승지원에서 이뤄졌다. 회사로 출근하는 날은 1년에 손에 꼽기도 힘들었다.

반면 이 부회장은 해외출장 기간이 아니면 꼬박꼬박 서초동 본사로 출근한다. 서초동 삼성전자 1층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마주칠 때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의 대면경영은 해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글로벌 기업과 특허분쟁이 있으면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 기업을 살 때면 누군가에게 맡기고 보고를 받는 대신 직접 둘러보는 스타일이다.

작년 7월 이 부회장이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을 만난 이후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을 제외한 독일과 영국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특허 소송을 전격 취하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방한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만나 특허분쟁 문제에 대해 협의했다. 이후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 양사의 협력관계는 날로 단단해지고 있다.

이 같은 그의 활약에 대해 능숙한 영어실력과 유연한 대인관계 능력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의 유력 후계자인 이 부회장은 아버지보다 더욱 사교적이고 미국과 일본 대학 유학을 통해 능숙한 영어와 일본어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 빅딜 통해 '선택과 집중' 강화

지난해 삼성그룹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사업구조 개편이다. 주력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상대적 열위에 있는 계열사는 과감하게 정리했다.

사실 한화와의 '빅딜'은 전문가들조차 예상 밖의 선택이라고 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각종 사업이 한계에 부딪친 상황에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마하경영 차원의 선제적인 결단이다.

사업재편의 큰 그림 차원에서 지난해 이미 이 회장에게 보고된 사안이었으나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 하는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2013년 9월 옛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분리해 에버랜드와 합쳐 새로운 제일모직으로 재탄생했고, 소재부문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IT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와 삼성SNS를 합병해 증시에 상장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1년 전에 비해 20개 줄어 10개로 단순화 시켰다.

삼성의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 지배체제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업계는 해석한다.

◆ 쉽지 않지만 가야하는 길..'금융 삼성'을 향한 JY의 도전적 행보

이 부회장의 급작스런 등판 이후 달라진 또 다른 변화 중 하나는 금융 강화다.

그는 최근 금융 계열사 사장단과의 만남 횟수를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주요 금융기관 수장들과도 잇달아 얼굴을 마주한다. '금융의 삼성전자'를 그 누구도 아닌 삼성이 직접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10월 승지원에서 중국과 일본의 손해보험업계 유력 인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고 올 2월 미국에서 열린 ‘비즈니스 카운슬’에서는 마스터·비씨 등 2~3개 카드회사 대표들을 잇따라 만났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3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CITIC(중신)그룹 창쩐밍 동사장(董事長)을 만나 삼성과 CITIC그룹간 금융사업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중신증권 청보밍 사장, CITIC그룹 창쩐밍 동사장, 이재용 부회장,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사진제공=삼성>

지난 3월 중국 보아오포럼 참석차 떠난 출장길에서는 중국 최대 국영기업 시틱(CITIC; 中信)그룹 창쩐밍 동사장을 만나 '후강퉁' 시대 양사의 협력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를 전격 인수해 갤럭시S6에 '삼성페이'를 장착하는 결단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신라호텔에서 만나 핀테크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금융과 전자의 교집합인 핀테크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금융 삼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오는 2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최고경영자 라운드테이블’ 참석차 방한할 예정인 장젠칭 중국 공상은행 동사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의미한 플레이어를 배출하겠다는 포부는 사실 삼성그룹의 오래된 염원이다. 하지만 그동안 결과는 참담했다.

2009년에 아시아 톱IB를 선언하며 삼성증권 홍콩 법인 인력을 대폭 늘렸지만 적자만 기록하다 3년여 만에 철수했다. 삼성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 역시 별 성과없이 설립 5년 만인 2013년 청산됐다.

뼈아픈 실패의 역사를 뒤로 하고 이 부회장이 다시 한 번 '금융 삼성'을 외치는 것은 ‘쉬운 길’을 가기 보다는, ‘가야 할 길’을 가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이건희 회장 와병 1년째…건강에 큰 변화 없어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와병 1년째인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이 회장의 건강상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입원한 뒤 삼성그룹은 몇차례 브리핑에서 '이 회장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밝혀 왔다.

병원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들을 종합하면 이 회장은 의식이나 판단능력은 회복하지 못했으나 어느 정도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10시간 이상 깨어 있으며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에 앉아 재활치료도 진행 중이다. 또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지병으로 가지고 있던 고혈압 증상도 사라졌다는 전언이다.

한편 최지성 삼성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은 매일 아침과 저녁에 이 회장의 병실을 방문, 그룹에 관련한 경영 현황과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