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업 저평가·금리인하 등 '호재'…추적오차도 적어
[편집자] 이 기사는 6월 29일 오전 10시 15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요 러시아 ETF인 '러시아 마켓 벡터스 러시아 ETF(Market Vectors Russia ETF, 종목코드: RSX)'는 올 들어 28% 넘게 뛰어올랐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RSX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29.52%로 폭락했으나 다시 연초대비 28.43% 상승하면서 기존 낙폭을 되돌렸다.
RSX는 마켓 벡터즈 러시아 지수(Market Vectors Russia Index)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 혹은 러시아에서 매출의 대부분을 올리는 49개 기업들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해 만들어졌다.
ETF 전문매체 <ETF 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RSX에 유입된 신규 투자자금은 2억5800만달러에 이르렀다.
러시아의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슈는 시장 가격에 충분히 반영된 반면, 러시아 기업들의 가치(밸류에이션)가 저평가됐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금 유입이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RSX의 주가순익배율(PER)은 7.47배 수준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루블화 강세를 이끈 것도 RSX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15일 금리를 종전의 12.5%에서 11.5%로 인하했다.
다만 러시아의 높은 물가상승률은 향후 러시아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 실시에 다소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앞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6월 인플레이션이 15.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제재에도 중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지난달 처음으로 중국 석유수출국 1위로 올라선 것도 고무적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중국 석유 수출량은 5월 기준 일일 93만배럴로 4월보다 2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으로 부상하면서 러시아와 석유구매권 담보부 대출(loan-for-oil) 계약을 맺은 결과가 지난달 지표에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해외자금 유출 위험이 예상보다 낮다는 분석도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국제금융연구소(IIF)는 러시아의 대외금융 취약성이 22개 신흥국 중에서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총 대외부채 중 단기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11%로 22개 신흥국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은 39%로 22개 신흥국 중 10위였다.
◆ RSX 보유종목은? 스펙은?
RSX의 포트폴리오에서는 에너지주 비중이 39.94%로 가장 높으며 기본소재주(18.19%), 금융 서비스주(13.44%), 경기방어 소비재(10.16%), 통신서비스주(9.40%)가 뒤를 잇는다.
RSX는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자산의 60%를 차지하는 등 특정 종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주요 구성종목에는 ▲OAO 가즈프롬 8.08% ▲마그니트 PJSC 7.80% ▲OAO 루코일 7.30% ▲스베르방크오브러시아 6.59% ▲OAO 노바텍 5.75% 등이 있다.
패트리샤 오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RSX는 러시아 국영기업이나 러시아 정부 관료가 소유한 회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들 기업은 러시아 정부의 특혜를 받고 있어 정부 규제나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SX는 하루 평균 거래량은 1250만주에 이르러,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RSX는 추적오차(tracking error) 면에서도 양호했다. RSX는 마켓 벡터즈 러시아 지수 수익률과 98%의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RSX의 벤치마크인 마켓 벡터즈 러시아 지수는 최근 3년간 -23.50%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RSX는 이 기간에 -24.26%를 보이면서 벤치마크를 약 1% 하회했다.
최근 1년간은 마켓 벡터즈 러시아 지수가 -27.51%, RSX가 -29.52%를 기록했고, 연초대비로는 각각 23.02%, 28.43%로 집계되면서 RSX가 벤치마크 수익률을 웃돌았다.
이 밖에 RSX는 과거 12개월 배당률이 3.5%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인덱스보다 약 140베이시스포인트(1bp=0.01%) 높았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