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스포츠 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안나볼레나' 최승현·이상준 "배우에겐 도전적인 작품, 즐겨주세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글 양진영 기자·사진 이형석 기자] 아시아 초연 오페라 '안나 볼레나'가 깊은 감동으로 국내 관객을 찾아온다.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산 왕비 앤 불린, 16세기 영국 튜터가의 군주 헨리 8세와 더불어 사랑, 권력으로 이어진 조반나, 퍼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아시아 초연되는 오페라 ′안나 볼레나′의 주역들을 만났다. 뉴스핌의 첫 오페라 소개작 '안나 볼레나'의 또 다른 주역, 메조 소프라노 최승현, 테너 이상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메조 소프라노 최승현과 테너 이상준은 앤 불린, 헨리 8세와 촘촘한 인연으로 엮이는 조반나 세이무어, 퍼시 역으로 무대에 선다. 조반나는 왕비 앤이 아들을 낳지 못하자 헨리 8세가 후사를 위해 선택하는 여인이고 퍼시는 앤이 왕비가 되기 전, 그녀를 사랑했던 뜨거운 열정을 가진 남자다.

"'안나 볼레라'를 지난 2013년에 폴란드에 우치시립오페라극장이란 곳에서 공연 했었어요. 그 이후로 2014년, 2015년까지 세 시즌을 연이어 하게 됐죠. 지난해 라벨라오페라단에서 '안나 볼레나'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단장님께 연락을 취했고, 제가 경험이 있으니 이 오페라를 통해 한국에서 데뷔하고 싶다고 어필했어요. 제겐 사실 최고의 기회죠. 익숙한 작품도 좋지만  좀 더 특이하게 초연되는 작품에서 힘든 배역을 멋있게 무대에서 소화해낼 수 있다면 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지난 10월말 세종문화회관 독주회를 했으니, 말하자면 국내에선 뉴페이스고 감독님과는 '윈윈'인 셈이죠." (이상준)

"사실 메조 소프라노는 오페라 자체에서 타이틀롤인 경우가 많지는 않아요. 조역이 많고, 주역으로는 '카르멘'을 주로 해왔죠. 6년 정도 한국에서 활동하며 도전할 수 있는 오페라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카르멘'보다 더 난이도가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던 중에 단장님이 전화가 오셔서 캐스팅 제의를 하시고 잘 어울리겠다고 해주셔서 굉장히 기뻤고요. 어렵고 마음에 부담은 되지만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걱정이 많긴 해요. 워낙 이게 테크닉적으로 고난도인데다 캐릭터상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달까요. 조금 낯설지만 말 그대로 도전적인 역할이죠." (최승현) 

앤 불린(안나 볼레나)과 헨리 8세와 더불어 '안나 볼레나'의 주역이 되는 조반나 세이무어와 퍼시는 사실상 무대에서 마주치지는 않는 캐릭터다. 조반나는 헨리 8세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아주 계산적인 인물이지만, 퍼시는 반대로 앤을 사랑하는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열정적인 사랑 탓에 목숨까지 잃게 되는 일명 '사랑꾼'이다.

"퍼시 역은 조반나와 전혀 부딪히진 않아요. 헨리 8세와 조반나의 관계가 있고 저는 원래 안나와 사랑하던 사이죠. 헨리 8세가 안나를 자기의 여왕으로 갖기 위해서 페리스를 유배를 보내는데,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고 마음 아파하죠. 안나를 계속해서 사랑하지만, 안나는 퍼시와 관계를 계속 부정해요. 불륜을 의심 당하고 들켰을 때조차 모른척하죠. 결국은 혼자 사랑에 모든 것을 건 바보예요. 안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모두가 죽게 되죠." (이상준)

"조반나는 안나와는 너무 다른 여자예요. 안나는 어떻게 보면 감정에 충실하고 휘둘리기도 하지만 조반나는 철저하게 계산적이죠. 그래서 캐릭터 잡기가 조금 어려워요. 얘의 심리는 뭘까. 전형적인 영국 여자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모든 곡과 모든 장면에서 굉장히 계산적이고 냉정한 인물이고 상황마다 입장을 바꾸면서도 충실한 인물이죠. 말을 듣지 않는 안나에 비해 1막에선 왕을 달래는 엄마같은 여자였다가 왕이 발끈하면 납작 엎드리기도 하는, 영악한 여자예요. 왕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으면서도 눈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딴 생각을 하는 연출이 있어요. 조반나의 특색을 잘 나타내죠" (최승현)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음악 시장과 그에 따라 더더욱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대중 음악에 비해, 오페라는 꽤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받아온 장르다.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오페라만의 차별성과 장점을 자연스레 묻게 됐고, 어김없이 자긍심을 드러냈다.

"요즘 음악은 사실 굉장히 자극적이고 점점 더 그렇게 됐죠. 걸그룹도 마찬가지고 1차원적인 느낌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오페라는 어쨌건 우리 목소리로 모든 걸 전달하니까요. 그래서 가장 순수 예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도구를 써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울려서 기술적인 부분과 감정적인 희노애락을 표출하기 때문에 굉장한 자긍심을 갖고 있죠." (최승현)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시간이 중요하죠. 그 시간에 뭐가 일어나고 어떻게 끝나느냐를 직접 볼 가치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축구 경기를 가서 관전하는 걸 기대하지만 끝난 게임을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되지는 않죠. 이미 경기 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까요. 오페라도 마찬가지예요. 직접 찾아와서 봐야만 그 시간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죠. 어떻게 보면 한 판 승부같은 그런 예술이라고 설명하고 싶어요." (이상준)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것과는 별개로, 오페라 자체에 더 많은 대중이 관심을 갖고 즐겨주기를 바라는 건 비단 두 사람 뿐 아닌 업계 모두의 소망일 듯 하다. 테너 이상준은 "부산 사람인데 부산엔 오페라 극장이 없다. 자주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더 들여다보고 관심도 갖게 된다. 그런 지원이 아쉽다"고 했다. 메조 소프라노 최승현도 "익숙한 것만 하는 건 발전 여지가 없어지는 거다. 드라마나 영화도 계속해서 다른 버전이 나오듯 오페라에서도 각자 다른 배우의 해석을 즐겨보는 게 좋을 거다"라고 조언했다.

"'안나 볼레나'가 초연이고, 어려운 작품인 만큼 부담이 커요. 바람이 있다면 비평과 비판만은 마시고 첫 시도고 많이 안하는 작품, 난이도가 있는 극이니까 얼만큼 잘하나보다는 저런것도 올릴 수 있구나하고 즐겨 주셨음 합니다. 이 공연 이후엔 '카르멘'으로 또 인사드릴 것 같고요. 요즘 '오지로 가는 음악회'라는 공연에 국립 오페라단과 참여하고 있는데 마음에 굉장히 보람을 느껴요. 거기선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음악을 들으시고 할머니들이 감동받았다고 하시고 하니까 제게도 뜻깊죠. 그런 공연으로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네요." (최승현)

"무엇이든 즐기러 오시는 게 좋아요. 경기를 보러 갈 때도 '지나 안지나 두고보자'하고 가지는 않잖아요. 오늘 '안나 볼레나' 한다던데! 어떤가 보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시길 바라요. 오는 1월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베토벤 라인 심포니에 참여할 것 같아요. 신년 음악회인데 처음 도전해보는 공연이에요. 이후 포르투갈과 폴란드 등 유럽에서 시즌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이상준)


이태리에서 첫 만남,'안나 볼레나'에서 재회한 최승현과 이상준
 
오페라 '안나 볼레나'를 벌써 세 번째 공연하게 된 테너 이상준과 첫 도전에 부담감을 내보인 메조 소프라노 최승현은 사실 초면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인터뷰 도중, 10여년 전 이탈리아에서 같은 스승께 사사받았음을 털어놓으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어쩐지 더욱 풍성한 공연이 될 것 같은 예감을 느끼며 '안나 볼레나'가 어째서 어려운지, 왜 더 가치있는 지를 상세하게 들어봤다.
  
"최승현 선생님과는 2002년에서 2003년 사이에 이태리에서 같이 공부했어요. 오페라 작곡가 베르디가 태어난 부세또라는 도시가 있는데 그곳에 가면 베르디 오페라 극장이 있죠. 거기 아카데미에서 1년간 같은 선생님 아래서 사사를 했던 사이입니다. 이후로는 13년 동안 못보다가 여기서 만났어요. 먼저 선생님이 귀국해 활동하고 계시고 저는 유럽에서 홀로 활동해왔죠. 이렇게 다시 만나니 정말 좋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우시고 그때도 유일한 메조 소프라노였어요." (이상준)
 
"저도 처음에 만나서 '어디서 봤지' 했어요. 그 때 기억이 나면서 반갑고, 사사 받았던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보시면 기뻐하실 것 같고요. 알랭 비아르뜨라고 유명한 성악가들 배출해내신 훌륭한 마에스트로시죠.
 
'안나 볼레나' 연습을 하면서 그동안 안내왔던 고음이나 안써왔던 근육들을 하나 하나 일깨워가면서 펼쳐 보이는 느낌이 들어요. 여기서 다 보여줘야 되는구나 싶고요. 사실 처음의 목표가 완창일 정도로 힘들었거든요. 감사한 건 공부를 하면서 제게 도움이 많이 되는 작품이고, 이걸 해내면 더 어려운 역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죠." (최승현)
 
"베르디와 푸치니 작품이 국내에서 익숙한데, 여기선 테너는 테너, 소프라노는 소프라노 등 파트 음역대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죠. 하지만 이번엔 파트 별로 음역대가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잦아요. 오케스트라도 웅장하기보다 노래만 잘 들릴 수 있도록 반주 정도의 역할만 하고요. 그래서 소리가 더 잘 들리고 숨을 데가 없죠. 정제되지 않은 소리는 바로 들켜요. 옷 벗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기분이고, 정말 소리에 욕심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절제된 소리로 불러야 해요. 항상 내가 해낼 수 있을 지 도전의식이 생기죠. '모 아니면 도'라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릅니다." (이상준)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jyyang@newspim.com) ·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사진
[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