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유가 흐름을 가장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국제 유가는 8% 가까이 밀리며 증시 랠리에 급제동을 걸었다. 에너지주가 광범위한 매도세를 주도하며 뉴욕증시의 3대 주요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4% 안팎 후퇴했다. 이는 약 3개월래 최대 주간 낙폭이었고, 뉴욕증시는 7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다 달러 강세의 공습에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갔다. 이는 거의 모든 업종에 하방 압력을 가했고, 특히 국제유가의 하락은 석유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낙관적이었던 시장의 기대감을 산산조각 내며 투심을 냉각시켰다. 지난주 S&P500지수 내 주요 10대 업종지수 중 에너지가 거의 6% 후퇴하며 가장 부진했고, 유일하게 상승한 설비업종도 0.3% 오르는 데 그쳤다.
상품시장이 아직 바닥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이번 주를 맞이하는 증시 투자자들의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증시가 국제유가의 움직임에 좌지우지되는 형국을 연출한 뒤 유가의 추가 하락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럴당 40.74달러로 지난주를 마감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지난 8월말 저점인 37.75달러를 재시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실 지난주 증시의 급락은 예견돼 왔던 일이다. S&P500지수는 지난 여름의 매도세 이후 약 10% 반등한 뒤 17배의 포워드 주가수익배율(forward PER)로 지난주를 시작했었다. 증시 전략가들은 고평가 우려 속에 '일보 후퇴, 이보 전진'을 예상했었다. 즉 일시적인 반락 이후 연말과 1월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산타랠리(Santa rally)'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그러나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비관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예상보다 부진한 기업 실적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흔들거리는 원자재시장 등 우려 요인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게다가 S&P500지수는 지난주 연거푸 200일 및 100일 이동평균 지지선이 무너지며 추가 하락을 예고했다. 이 뿐 아니라 예상을 밑돈 증가세에 그친 10월 소매판매와 소매업체들의 취약한 실적 등 미국인들이 소비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징후까지 뚜렷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3일의 금요일을 피로 물들인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은 증시에 추가 악재가 될 것이 거의 자명해 보인다. 과거 유사한 사례들에서도 드러나듯 증시에는 유난히 테러 후폭풍이 거세게 분다. 2001년 9·11 테러나 2004년의 마드리드 열차테러,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 직후 세계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일제 급락했고 국제유가는 요동을 쳤다.
이미 지난 13일 뉴욕증시 마감 이후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미 증시의 지수 선물은 일중 저점으로 추락했다.
란츠&어소시에이츠의 앨런 란츠 대표는 “지정학적 요인들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경우 증시의 매수 주문을 꽤나 빠르게 끌어내리게 된다”며, 장내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주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등 주요 백화점 체인들의 실적과 전망이 시장에 실망감을 안긴 데 이어 이번 주에도 월마트와 홈디포(17일), 타겟과 로우스(18일), 베스트바이(19일) 등 주요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강력한 10월 고용지표 이후 연방준비제도가 다음 달 16일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17일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18일 공개 예정인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에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거리다. 아울러 17일~20일에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신임 총재와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 전·현직 연준 인사들의 경제 및 통화정책 관련 연설이 매일 이어진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 등 연준의 핵심 인사들이 12월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에 나선 바 있다. 또 제프리 래커, 제임스 블라드, 로레타 메스터 등 '매파' 인사들도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을 피했지만 조속한 금리인상을 주장하며 힘을 보탰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
FOMC 의사록·연설, 월마트 등 소매업체 실적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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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결승서 플랜B 급변경"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로는 처음으로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황대헌(강원도청)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너무 소중한 메달"이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월드투어 시리즈를 치르면서 많은 실패와 도전을 했고, 그런 부분을 제가 많이 연구하고 공부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옌스 판트 바우트(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남자 500m 은메달을 시작으로 2022 베이징 대회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땄다.
[밀라노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황대헌이 15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 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02.15 psoq1337@newspim.com
황대헌에게 이번 올림픽은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부상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날 결승은 9명이 함께 뛰었다. 황대헌은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결승에서 10명이 뛰었다. 그리 놀라운 상황은 아니었다"며 "쇼트트랙 레이스의 흐름이 많이 바뀌어서 공부도 많이 했고, 계획했던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운영엔 다양한 전략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플랜B로 바꿨다"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많이 연구한 결과라 소스를 공개할 수는 없다"며 미소를 보였다.
psoq1337@newspim.com
2026-02-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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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가온이 전한 긴박했던 순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들것에 실려 나가면 그대로 끝이었어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최가온(세화여고)이 가장 아찔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최가온. [사진=대한체육회]
최가온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날 결선 1차 시기를 떠올렸다. 그는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결선 1차 시기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내려와 상태를 확인했고, 들것이 대기한 긴박한 상황이었다.
최가온은 "들것에 실려 나가면 병원으로 가야 했고, 그러면 대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다음 선수가 기다리고 있어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 발가락부터 힘을 주며 움직이려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걸을 수는 있었지만 코치는 기권을 권유했다. 최가온은 "나는 무조건 뛰겠다고 했지만 코치님은 걸을 수 없는 상태로 보셨다"며 "이를 악물고 계속 걸어보려 했고, 다리 상태가 조금씩 나아져 2차 시기 직전 기권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1, 2차 시기 연속 실수로 벼랑 끝에 몰렸지만 3차 시기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최가온은 "긴장감이 오히려 사라졌다. 기술 생각만 하면서 출발했다. 내 연기를 완성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900도와 720도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며 90.25점을 받아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교포 선수 클로이 김(미국)과 관계도 화제가 됐다. 최가온은 "클로이 언니가 안아줬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 순간 '내가 언니를 넘어섰구나' 하는 감정이 몰려왔고 눈물이 터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 전에는 언니가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이 복잡했다. 존경하는 선수라 기쁨과 서운함이 동시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상 직후 재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어릴 때부터 겁이 없었다. 언니, 오빠들과 함께 타며 자연스럽게 생긴 승부욕이 두려움을 이겨낸 것 같다"며 웃었다.
[리비뇨=로이터뉴스핌]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 선수가 지난 12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태극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6.02.13 photo@newspim.com
많은 눈이 내린 경기 환경에 대해서도 담담했다. "첫 엑스게임 때 눈이 정말 많이 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괜찮았다.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함박눈이 내려 오히려 예쁘다고 느꼈다. 시상대에서도 눈이 내려 클로이 언니와 '이렇게 눈이 내리니 좋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그는 "무릎이 아주 아팠지만 많이 좋아졌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중 다친 왼쪽 손목은 귀국 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드리지는 못했다. 기술 완성도를 더 높이고 긴장감을 다스리는 법도 보완하고 싶다"며 "먼 미래보다 당장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가온. [사진=올댓스포츠]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최가온은 "아버지가 내가 어릴 때 일을 그만두고 이 길을 함께 걸었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해줘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귀국 후 계획을 묻자 "할머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친구들과는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금메달과 함께 포상금과 고급 시계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과분한 것들을 받게 돼 영광이다. 시계는 잘 차겠다"고 말했다. 스노보드 꿈나무들에게는 "하프파이프는 즐기면서 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지 말고 즐기면서 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들것 앞에서 멈추지 않았던 17세의 선택은 결국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가 됐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4 22: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