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마이너스 클럽' 중앙은행 집결, 자폭 행위?

기사입력 : 2016년01월30일 05:20

최종수정 : 2016년02월01일 11:23

QE 실패 스스로 인정한 셈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이른바 ‘마이너스 클럽’에 속속 발을 들여놓고 있다.

2014년 6월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스위스와 덴마크, 스웨덴에 이어 일본은행(BOJ) 역시 같은 노선을 택했다.

소위 3중 금리시스템 형태를 취한 BOJ의 이번 결정이 전세계 중앙은행 사이에 또 한 차례 ‘도미노 인하’를 부추길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엔화 <출처=뉴시스>

일본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열린 한편 ECB가 BOJ를 빌미로 보다 깊은 ‘네거티브’ 영역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역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금리인하를 저울질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BOJ 눈 가리고 아웅

29일(현지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2% 급락하며 121엔 선을 뚫고 올랐고,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강한 랠리를 연출하면서 BOJ의 ‘서프라이즈’는 일단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월가의 평가는 냉정하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실상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BOJ는 금융권 지급준비금 가운데 기초 잔액에 대해서는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매크로 가산 잔액에 대해서는 제로금리를, 이 밖에 초과 지준금에 대해서는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바클레이즈는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의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 잔액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기초 잔액이 218조엔으로 집계됐고, 매크로 가산 잔액이 총 40조에 이르는 반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해야 하는 소위 정책 금리 잔액은 거의 제로 수준이라는 얘기다.

◆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실패

BOJ가 마이너스 금리라는 보다 공격적인 부양책을 시행하기로 한 것은 기존의 비전통적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실패를 인정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이너스 금리 시행을 발표한 BOJ가 2016~2017년 회계연도의 근원 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을 0.8%로 제시해 지난해 10월 1.4%에서 낮춰 잡은 것도 정책 실패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무라시마 키이치 씨티그룹 전략가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기존의 QE로는 인플레이션 2%를 달성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린 결과로 해석된다”며 “이와 함께 정책자들이 QE의 효과보다 비용이 더 크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BOJ에 제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ECB와 미국도 이른바 양적완화(QE)의 냉정한 평가에서 낙제점을 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최근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올해 봄 물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의 부양책이 상품 가격 하락에 따른 파장을 상쇄하지 못하는 정황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일본은행(BOJ) <사진=블룸버그통신>

유로존 1월 소비자물가는 연율 기준으로 0.4% 상승해 201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이는 정책자들의 목표치인 2.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며, 그나마도 기저 효과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것이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0.7%로 후퇴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로 2014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2010년 2.1%에서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7년간의 제로금리와 수조 달러에 이르는 QE의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형편 없다는 평가에 설득력이 실린다.

◆ 마이너스 금리, 왜 자폭 행위인가

주요국이 앞다퉈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은 유동성을 가계와 기업으로 공급해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는 한편 실물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복안이다.

경제 논리에 합당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월가에서는 자폭 행위나 다름 없다는 혹평이 나왔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은 ‘경제적 가미가제’에 해당한다”고 일갈했다.

임금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 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은 경제적 현실을 무시한 행위라는 얘기다. 또 이는 같은 상황에 처한 유럽이나 미국에도 적용할 수 있는 비판이다.

뿐만 아니라 중앙은행들 사이에 환율전쟁을 더욱 부추기는 행위는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경제 전반에 리스크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 사이에 마이너스 금리가 BOJ까지 확산된 만큼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를 비난할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정책자들의 시각이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물가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척도일 뿐이며, 이를 끌어올려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발상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

시장 전문가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수위를 높일 것이 아니라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방출시키는 묘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제이 카푸르 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 자산이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른다”며 “기업이 현금을 움직여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높이도록 유도하지 않고서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