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전체 직원의 9% 정리..M&A 무산 가능성에 자구노력 관측도
[편집자] 이 기사는 03월 29일 오전 11시0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시공능력 27위 동부건설이 기업 매각(M&A)을 앞두고 대대적인 명예퇴직을 단행했다. 매각 공고가 발표된 상황인 만큼 업계에선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이달 초 명예퇴직으로 70명을 퇴사시켰다. 이는 전체 직원(827명)의 8.3%에 해당되는 규모다. 명예퇴직자는 공식적으로 이달 말까지 근무한다.
구조조정 대상에 부서별 팀장급 이상은 대부분 명단에 올렸다. 기술직의 경우 1963년 이전, 관리직은 1966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했다.
직원별 위로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8개월에서 최고 12개월치 월급을 지급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이달 초 근속연수 및 나이 등을 고려해 명예퇴직자 70명 정도를 가렸다”며 “조직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정상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A 진행 중에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때문에 경영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번째 진행되는 기업 매각이 유찰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관측이 있다. 기업매각과 별개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해 매각작업 장기화에 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건설업황 부진으로 인해 대형 건설사의 M&A 성공 사례가 거의 없는 데다 22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동부건설 매각가격도 현 상황에선 지나치게 높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매각 일정도 촉박해 기업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일각에선 인수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사전작업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인수 이후 매수자가 받게 될 인력승계 등의 부담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조치란 이야기다.
이같은 회사측의 강제 구조조정에 대해 내부 반발도 적지 않다. 동부건설은 이달 초 명예퇴직 대상자를 모아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회사의 어려움, 명예퇴직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지방 현장에는 건축·영업 본부장이 돌아다니며 설득에 나섰다.
그럼에도 명예퇴직 대상자 중 40~50명은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경영진이 명예퇴직을 강압적으로 진행하다보니 상당수가 받아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이달 초 매각공고를 내고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이번이 2번째 시도다. 내달 6일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다. 11~29일 실사 및 5월 10일 본입찰, 31일 본계약 순서로 진행된다. 매각가격은 2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동부건설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기업매각 진행 중에 대규모 명예퇴직을 진행하는 것이 드문 일인 만큼 동부건설 경영진이 이번 2차 M&A작업도 성공보단 실패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난해 11월 선임된 김경진 사장이 1960년생이란 점에서 젊은 조직을 만들려는 의지도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