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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분노' 와타나베 켄 "이상일 감독과 작업, 힘들지만 열매가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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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부산=글 김세혁 기자·사진 김학선 기자] 일본 국민배우 와타나베 켄(56)이 시대극 ‘용서받지 못한 자’(2013)에 이어 ‘분노’(2016)로 이상일 감독과 재회했다. 인간의 신뢰와 그 가벼움에 대한 통찰 ‘분노’에서 와타나베 켄은 현재 일본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믿음의 결핍을 이야기한다. ‘분노’가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되면서 한국을 찾은 그는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분노’는 도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세 용의자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전개한다. 저마다 사연이 다르지만, 결국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불신과 신뢰다. 와타나베 켄은 윤락가에서 딸 아이코(미야자키 아오이)를 빼내 고향으로 돌아오는 어부 마키 요헤이를 연기했다. 오로지 딸만 걱정하는 마키는 과거가 의심되는 청년 타시로(마츠야마 켄이치)와 아이코가 가까워지자 극도로 불안해한다.

“타시로의 과거를 캐는 마키 요헤이는 인간의 의심과 선입견이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지 보여줍니다. 물론 딸을 위해서라지만, 그로 인해 타시로와 아이코, 그 자신마저도 깊은 상처를 받고 말죠. 영화에서 이상일 감독은 이런 점을 강조했어요. 사람 사이에 신뢰가 참 중요하지만, 언제든 쉽게 깨질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죠.”

영화 '분노' 속에서 부녀지간을 연기한 미야자키 아오이(왼쪽)와 와타나베 켄 <사진=영화 '분노' 스틸>

와타나베 켄은 답답하리만치 진중하고 생각이 많은 마키를 어떻게 묘사할지 고민이 많았다. 마키는 딸의 장래를 진심으로 걱정하면서도 정작 아이코가 뭘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마키는 나약한 아버지입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저씨죠. 평소에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송강호 씨가 딱 떠올랐어요. 마키의 내면에는 여러 감정이 혼재해요. 고통이나 부정, 걱정 따위가 떠나질 않죠. 그런 마키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딸을 연기한 미야자키 아오이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신뢰의 붕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번 영화를 통해 와타나베 켄 역시 느낀 점이 많다. 그는 마키 요헤이뿐 아니라 후지타(츠마부키 사토시), 이즈미(히로세 스즈) 등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인간과 믿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애썼다.

“솔직히 이 영화는 관객에게 불친절합니다.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죠. 배우로서도 답을 찾기 위해 인물의 고통과 괴로움에 접근해야 했어요. 왜 사람을 믿지 못하는지, 어째서 그래야만 했는지 생각하고 고민했죠. 비단 저뿐만이 아니었어요.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이 같은 고민을 했을 겁니다."

3년 만에 이상일 감독과 합작한 그는 현장에서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돌아봤다. 이상일 감독 특유의 고집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힘들기도 하지만, 그만큼 열매가 크고 달다”고 웃었다.

“‘분노’는 캐릭터의 내면을 이해하고 연기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인물들이 어째서 분노하는지 저나 다른 배우들이 먼저 이해해야 했죠. 이상일 감독은 배우에게 일일이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럴 시간에 같이 고민하죠. 원하는 장면이 나올 때까지 서두르지도, 포기하지도 않아요. 스스로 납득하는 순간까지 촬영하는 사람이라 연기자 입장에선 솔직히 괴롭죠. 근데 열매가 대단히 달아요. 다양한 걸 배울 수 있어서 현장 자체가 소중하고 고마워요.”

2년 전, 문소리와 함께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봤던 그는 내홍을 겪은 영화제를 걱정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2년간 이어진 우여곡절을 딛고 개막한 올해 영화제에 아낌없는 지지와 찬사를 보냈다.

“일본에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소식을 들었어요. 솔직히 올해 개막이 어렵다는 말에 걱정이 됐죠. 게다가 태풍까지 몰아쳤잖아요. 그럼에도 이렇게 훌륭하게 영화제가 개막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봅니다. 부산을 사랑하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아끼는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 기쁜 일이죠. 언제든 불러주시면 달려올 겁니다.”
 

[뉴스핌 Newspim] 부산=글 김세혁 기자(starzooboo@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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