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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불한당' 설경구 "17년 한 풀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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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사람을 믿지 마라. 상황을 믿어야지, 상황을.”

배우 설경구(49)가 신작 ‘불한당’으로 극장가를 찾았다. 지난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남자와 더 잃을 것이 없기에 불한당이 된 남자의 세상을 담은 범죄액션물. ‘나의 PS파트너’(2012)로 데뷔한 변성현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 연출작이다.

“처음에는 선뜻 하겠다고 못했죠. ‘무간도’(2002) 이후에 언더커버 영화가 너무 많았잖아요. 하지만 변 감독이 그것과는 분명 다르게 갈 거라고 했죠. 전 설득을 당했고요. 사실 변 감독이 말을 유려하게 못해요(웃음). 굉장히 직설적이고요. 근데 그게 더 신뢰가 갔죠. ‘이건 모르고 이건 자신 있다’라고 딱 깨놓고 말하는데 믿음이 갔어요.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었냐고요? 뭐 칸 갔으니까. 하하.”

극중 설경구가 열연한 캐릭터는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불한당이 된 남자 재호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정치적 판단력으로 교도소 내 권력을 제패한 인물이다. “구겨진 설경구를 빳빳하게 펴보겠다”라고 호기롭게 외친 변 감독은 재호를 통해 설경구에게서 본 적 없는 스타일리쉬하고 섹시한 매력을 끄집어냈다.

“지금까지 멋 부리는 역할은 못했어요. 근데 이번 영화에서는 제대로 수트까지 입었죠. 노출신도 없는데 수트핏 살리겠다고 운동까지 했으니까요. 변 감독이 기존의 설경구가 보여줬던 것에서 다 바꿔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한숨이 나왔죠(웃음). 안 그래도 찍고 나서 펴졌냐고 물었죠. 변 감독이 아직 몇 군데 구겨진 곳이 있는데 80~90%는 핀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설경구는 그런 변 감독을 두고 ‘꼴통’이라고 칭했다. 물론 변 감독뿐만이 아니다. 조형래 촬영감독, 박정우 조명감독, 한아름 미술감독까지, ‘불한당’을 함께한 스태프들은 하나같이 모두 ‘꼴통’(?)이었다. 당연히 긍적적인 의미. 현장에 모인 이 젊은 영화인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움직였고, 설경구를 자극시켰다. 덕분에 촬영장 가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즐거웠다.

“다들 정말 영화밖에 모르는 꼴통들이에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너무 젊은 친구들만 있는 거 같아서 걱정했죠. 그저 젊은 혈기만 있고 안정적이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불안했던 거예요. 근데 전혀 아니었죠. 아주 잘 모였어요. 제게도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요. 전 아직도 어디 가서 그래요. ‘난 이 영화로 자극을 되게 많이 받았어. 좋은 자극이 됐어’라고.”

그리고 영화를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 ‘꼴통’들은 기어이 일을 냈다. 세계 영화인들의 인정을 받은 것. 앞서 설경구가 언급했듯 ‘불한당’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설경구 출연작으로는 네 번째. 앞서 ‘박하사탕’(2000)이 칸 감독주간에, ‘오아시스’(2002)가 국제비평가협회 특별초청작에, ‘여행자’(2009)가 비경쟁부문 특별상영작으로 초청됐다. 설경구가 칸에 직접 방문하는 건 ‘박하사탕’ 이후 17년 만이다.

“그때는 무슨 운이 트였는지 칸 말고도 세계 여러 영화제에 많이 초청받았어요. 소중한 경험인데 그걸 몰랐죠. 그땐 ‘또 오면 되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 이후로 쭉 못갔죠(웃음). 그러다 이번에 칸 초청을 받게 되니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더욱이 생각지도 않았던 영화라 더 기뻐요. 상식적으로 범죄 액션드라마가 칸을 노리고 찍는 건 아니잖아요. 의외의 기쁨이 또 있었죠.”

아쉽게도 칸에서 머물 시간을 길게 빼지는 못했다. 차기작인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촬영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 오는 23일 프랑스 출국을 앞둔 설경구는 2박 3일간 칸에서 공식 일정을 소화한 후 곧바로 돌아올 예정이다.

“할 거만 딱 하고 올 듯해요. 근데 전 레드카펫 밟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죠. 대단한 추억이잖아요. 게다가 르미에르 극장 레드카펫에 서는 건 처음이거든요. ‘박하사탕’은 다른 극장에서 상영됐었죠. 르미에르 극장에서는 나중에 이창동 감독과 사진만 찍었고요. 근데 이번에는 영화도 거기서 상영하고 레드카펫도 밟잖아요. 17년의 한을 그렇게 푸는 거죠. 하하.”

세계적인 영화제의 인정도 좋지만, 국내 흥행 욕심도 없을 수는 없다. 이왕이면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바람이다.

“흥행이 제 영역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만 잘 됐으면 좋겠어요. 물론 많이 잘되면 좋은데 소심해졌어요. 다 말아먹어서(웃음). 다만 배우로서는 흥행에 앞서 여운이 남는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죠. 대단한 메시지를 품고 있지 않더라도 관람 후에 여운이 있는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런 작품을 늘 찾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작품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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