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지분 너무 낮아..실효적 지배 가능성 의문"
[뉴스핌=조한송 기자] SK증권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공개입찰에 나선다. 그간 공정거래법에 따라 매각 꼬리표가 붙어온 SK증권으로선 새 주인을 찾아 나서게 됐지만 시장에선 선뜻 인수자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8일 SK증권은 "최대주주인 SK에 확인한 결과 당사 지분 처리 방안에 대해 매각주관사를 선정 했다"며 "향후 매각 절차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 자회사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한 공정거래법에 따른 것이다. 매각주간사는 삼정 KPMG가 맡았다.
◆ SK그룹 "공정거래법 이행, SK증권 성장 고려"
지난 2007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SK는 SK증권 지분 매각을 최대한 늦춰오다 2012년 지주외 계열사인 SK C&C에 지분 10%를 넘기며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2015년 8월 SK와 SK C&C가 합병하면서 다시 매각 의무를 안게 됐고 매각 시한이 두달 앞으로 다가오자 SK 측은 공개매각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다.
SK그룹 측은 공정거래법을 이행하는 동시에 지분 매각 이후 SK증권의 성장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절한 방식이 공개 경쟁 입찰이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대금이 낮은 탓에 앞서 시장에선 매각 방식과 관련해선 경영자인수(MBO)와 더불어 종업원지주회사 전환 등 다양한 얘기들이 오갔다. 노조에서는 종업원지주회사 전환 방식을 추진했으나 직원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자인수(MBO) 방식과 관련해선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출자가 필요한 데 이에 대한 부담이 따르다보니 경영자 만을 믿고 출자자(LP)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이다.
◆ "공개매각 역시 인수자 선뜻 나서기 어려울 듯"
하지만 공개입찰 방식 역시 인수자가 쉽게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SK증권이 강점을 가졌던 부분이 회사채 발행과 자기자본투자(PI),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인데 매각 이후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다. 회사채 발행의 경우 기존에 그룹사 캡티브 물량이 주를 이룬 데다 PI와 PE부문 에선 자기자본 투자가 중요한데 매각 이후에는 이를 담보할 수 없게되기 때문.
기업가치를 높이고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한 데 이에 대한 리스크 역시 인수자가 떠안게 될 부분이다. 결국 싼 값에 회사를 매입할 수 있는 이점은 있으나 향후 이를 가지고 어떻게 영향력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
한 PE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매각되는 SK증권의 지분이 워낙 낮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얼마만큼 실효적으로 지배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아있다"며 "결국 인수자 입장에선 제3자 혹은 주주배정을 통해 인수가를 낮추고 실권을 인수해 경영권 넓히는 방식을 선택하게 될 텐데 이 역시도 그룹사의 캡티브 물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는 앞으로 매각주간사를 통해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을 배포하고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후보들 중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선협상자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완료되면 이번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
SK그룹 관계자는 "SK증권의 구성원의 고용안정과 성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합한 후보군을 골라 선정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