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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②] “혐오를 혐오한다” 목소리 높이는 성소수자

기사입력 : 2017년07월14일 12:01

최종수정 : 2017년07월14일 14:05

[뉴스핌=이보람 기자] # 지난 2015년 7월 5일 대구에서 열린 퀴어(Queer)퍼레이드. 기독교단체 한 회원은 퍼레이드가 시작되기 직전, 미리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온 인분을 참가자들과 준비된 현수막에 뿌렸다. 그는 경찰에 체포됐다.

성소수자들은 이 사건이 성소수자에 대한 극단적 혐오가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언급한다.

이런 가운데, 성소수자들이 14~15일 서울광장에서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2017년 퀴어문화축제'를 연다.

대구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성소수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의 권리 신장과 혐오·차별 철폐를 위해 연대를 꾸려 다양하게 활동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성소수자를 위한 정책 마련을 꾸준히 촉구하고 있다.

앞서 '국제성소수자 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17일, 지난 197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 분류에서 동성애를 제외한 날을 기념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이같은 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익인권 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소속 박한희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동성커플의 가족구성권, 트렌스젠더의 자기결정권 등 성소수자와 관련된 법 제도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를 비롯해 여성이나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서 선포한 법안으로 소수라는 이유로 직접·간접적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박 변호사는 이어 "국제 사회는 이미 성적 정체성이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인권이라는 가치규범이 정립돼 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성소수자들은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는 10여년 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지난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법 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이를 근거로 후보시절 사회적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차별금지법을 만들자는 주장이 지금은 먼 이야기같지만, 대학 동아리나 회사 등 작은 집단에서부터 혐오 표현이 왜 문제가 되고 이를 왜 규제해야 하는지 등 인식을 하나씩 넓혀가다보면 법 제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제정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열린 TV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 대표의 '동성애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성소수자 인권단체는 "동성애 찬반을 묻는 것은 성소수자 자체를 부정는 행위"라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지만 법제화는 반대한다는 것도 모순"이라고 문 대통령과 홍 후보를 비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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