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정 기자]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한달 넘게 표류하던 2018년도 예산안이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기고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돼 5일 본회의 처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대 국회는 올해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회법이 도입된 2014년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헌법에서 정한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했다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지만, 한달간 펼쳐진 '예산전쟁'에서 쟁점 예산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은 끝에 절충점을 찾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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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국회 정기회 제15차 본회의에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 예산안 심사 연일 '빨간불'…한달간 치열한 '예산 혈투'
여야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가 지난달 3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들어간 후 한달간 치열한 예산 혈투를 벌였다.
'예산 칼질'은 지난달 14일 예결위의 예산안 조정소위가 가동되면서 시작됐다. 여야는 열흘 가량 이어진 예산 조정소위의 감액 심사에서 팽팽하게 대립했다. 초반전에서는 많은 사업이 여야의 대립 끝에 '보류 항목'으로 분류됐다.
입장차가 뚜렷한 쟁점 사업 예산 처리가 줄줄이 보류 처리된 탓에 새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연일 빨간불이 켜졌다.
예결위는 주말도 반납한 채 '일요일 회의'까지 열며 총력전을 벌였지만, 여야 충돌로 인해 생각했던 만큼 예산안 심사에 속도가 붙지 않아 기한 내 합의 처리가 점차 불투명해지는 분위기였다.
1차 감액 심사를 끝낸 결과 53개 부처의 사업 659건 가운데 여야 이견에 보류된 사업은 172건(약 25조원)에 달했다. 지난달 26일부터는 여야 3당 예결위 간사들이 참여한 예산조정 소소위가 가동됐다.
이어 예산 심사의 법정시한(11월 30일)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여야 3당 원내지도부 차원의 협상틀도 꾸려졌다. 예산안 심사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여야 3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2' 회의와 예결위 소소위를 동시에 가동키로 한 것이다.
소소위에서도 예결위 심사 기한을 넘길 때까지 핵심 쟁점을 정리하지 못했고 원내지도부 협상도 서로 이견만 확인하면서 계속 공전을 거듭했다.
이에 여야는 지난 1일 오후부터 '2+2+2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지난 2일까지 여야 원내지도부가 막판 협상을 이어갔으나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 간 이견을 보인 주요 쟁점은 ▲공무원 1만2200명 증원을 위한 5300억원 ▲최저임금 인상분 보조용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 ▲아동수당 1조1000억원 ▲기초연금 인상 1조7000억원 ▲건강보험 재정 ▲남북협력기금 등 6개 예산항목과 법인세, 소득세 인상안 등 예산부수법안 2개와 누리과정 예산이다.
8개 항목 중 여야가 뜻을 모은 부분도 있다. 남북 협력기금 예산과 건강보험 재정 문제다. 남북 협력기금 예산은 당초 정부안 1조462억원보다 837억원 감액된 9624억원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는 2000억원 내외 국고 지원 삭감 수준에서 일정 부분 합의했다.
다른 항목에 대해선 지난달 30일 협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야가 서로 양보하지 못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에는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던 예결위 조정소위 소소위에서 파행되기까지 했다. 이어 여야는 내년 예산안의 본회의 자동 부의 시점을 2일 정오로 36시간 연기하는 데 합의, 막판 협상을 이어갔지만 마라톤 협상에도 법정시한을 넘길 때까지도 접점을 이루지 못했다.
여야는 결국 법정시한을 넘긴 4일에야 핵심 쟁점들에서 한발씩 양보, 타협점을 찾으면서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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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뉴시스> |
◆ 공무원 증원 등 쟁점…여야, 한발씩 양보
여야가 충돌한 최대 쟁점은 공무원 증원 규모였다. 우선 여야는 내년도 공무원 인력 증원 규모는 9475명으로 정했다. 당초 정부안(1만2221명)에서 3당이 줄다리기를 거듭하다 결국 2746명 감원된 수준으로 합의된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 공무원 증원을 놓고 민주당은 1만500명, 한국당과 국민의당은 각각 7000명, 8000∼9000명을 제시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다만 한국당은 공무원 인력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행정안전부가 내년도 공무원 재배치 실적을 2019년도 예산안 심의 시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한다는 내용을 부대 의견으로 달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족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해주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2조9707억원으로 합의됐다.
2019년 이후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재정 지원은 2018년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하고 현행 현금 지원방식을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사회보험료 지급 연계 등 간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하는 추진 계획 및 진행 상황을 2018년 국회에 보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기존 안에 국민의당이 주장했던 간접 지원 방안을 더한 결과다.
또 각각 4월과 7월로 예정됐던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지급 시한을 오는 9월 이후로 연기했다. 당초 정부가 내놓았던 원안에 비해 각 2개월, 5개월이 늦춰진 셈이다. 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복지 예산을 시행하게 되면 여당에게 지지가 몰릴 수 있다는 야당의 주장이 반영됐다.
만 0~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수당의 경우 2인 이상 가구 기준 소득 수준 상위 10%는 제외하고 월 10만원 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초연금 지급액은 정부 원안인 25만원 인상안을 그대로 유지하되, 소득 수준을 배려한 차등 배려가 가능하도록 중장기 기초연금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세 인상안은 정부안을 유지하는 대신 법인세의 경우 최고세율(25%) 과세표준 구간을 3000억원 이상으로 조정하고 모태펀드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세출 예산을 1000억원 이상 증액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입장을 유보했다.
여야는 이와 함께 2018년도 누리과정 일반회계 전입금 규모는 2조586억원으로 하고 2019년 이후 누리과정 지방교육자치단체에 대한 예산 지원은 2018년 규모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전반적인 예산안 수정안을 보면 정부에서 제시한 것에서 큰 차이가 없다. 공무원 증원 숫자가 2000명 남짓 줄어든 것과 아동수당, 기초연금 시행 시기가 늦춰진 것 외에는 사실상 정부에서 제시한 원안대로 거의 이뤄진 셈이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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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리뷰] 5만여 팬 콜드플레이에 열광
[고양=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로가 서로의 팬이었다. 세계적인 록 밴드 콜드플레이가 공연장을 가득 채운 한국 팬들에게 매료됐고,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은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콜드플레이에게 사로잡혔다.
콜드플레이가 16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을 개최했다. 이는 2017년 첫 내한 이후 8년 만의 두 번째 공연이며, 이날 첫 공연에는 약 5만명이 운집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2017년 이후 8년 만에 두 번째 내한공연을 열었다. [사진=콜드플레이 인스타그램] 2025.04.16 alice09@newspim.com
이날 콜드플레이는 등장부터 화려했다. 무대 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메인무대와 돌출무대 사이에 마련된 곳에서 나와 시작부터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보컬 크리스 마틴은 돌출무대에서 마치 지휘자처럼 손동작으로 5만명의 관객을 지휘했고, 그의 손짓에 팬들은 단숨에 매료됐다.
콜드플레이는 해외 가수의 내한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최다·최대 규모의 공연을 갖게 됐다. 크리스 마틴은 첫 곡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MUSIC OF THE SPHERES)'가 끝난 후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첫 곡이 끝난 후 두 번째 곡인 '하이어 파워(HiGHER POWER)'에서는 형형색색의 공이 무대에 퍼져나갔고, 스탠딩석의 팬들은 공을 서로에게 튕김과 동시에 무대를 즐기며 공연과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크리스 마틴은 무대 중간 "다 같이 몸을 웅크리자"라고 말했고, 관객들은 그의 카운트다운에 다 같이 뛰어 올랐다.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타임(ADVENTURE OF A LiFETiME)'에 이어 '파라다이스(PARADiSE)'에서 메인 보컬은 형형색색의 응원팔찌로 물든 무대를 바라보기 시작했고, 팬들은 떼창으로 환호했다.
크리스 마틴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고, 곧이어 '더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를 무대를 이어나갔다. 크리스 마틴은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렀고, 팬들은 휴대폰 플래시 불빛을 터트리며 감미로운 무대를 즐겼다.
그는 "한국어가 조금 서툴러도 이해해주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해서 행복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 오려고 했던 저희의 꿈이 이루어졌다. 여기 온 모두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콜드플레이는 '더 사이언티스트' 곡 말미를 관객들과 함께 불러줄 것을 요청했고, 팬들은 하나 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화답했다.
이번 공연의 묘미는 이들의 히트곡이자,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에서 터졌다. 전주의 시작과 동시에 팬들은 함성을 내질렀고, 밴드 모두 돌출무대에 곡을 진행했다. '비바 라 비다' 무대에서는 객석의 팬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를 즐겼다.
뜨거운 열기는 '힘 포 더 위켄드(HYMN FOR THE WEEKEND)'로 이어졌다. 세계적인 밴드인 만큼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에 파워풀한 드럼과 묵직한 베이스, 화려한 기타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크리스 마틴은 다음 곡을 이어가기 전, 콜드플레이의 팬이자 안전요원을 무대 위로 불러 함께 노래를 부르며 남다른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어 '찰리 브라운(CHARLiE BROWN)', '옐로우(YELLOW)', '올 마이 러브(ALL MY LOVE)'로 무대를 쉼 없이 소화했다.
특히 이들이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했을 당시, 공연 중 세 번째 날은 세월호 3주기였고, 이번에는 11주기에 한국을 찾았다. 매 무대마다 형형색색으로 빛났던 응원팔찌는 '옐로우' 무대에서 노란색 빛으로 공연장을 환하게 빛냈다.
브릿팝의 대표 주자이자, 대표밴드인 콜드플레이는 매 공연마다 화려한 밴드 사운드와 남다른무대 매너로 매 곡마다 팬들을 장악했다. '휴먼 하트/피플 오브 더 프라이드(HUMAN HEART/PEOPLE OF THE PRiDE)', '클락스(CLOCKS)', '위 프레이(WE PRAY)', '더 라이트클럽 2025(THE LiGHTCLUB 2025)',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어 스카이 풀 오브 스타스(A SKY FULL OF STARS)'로 공연은 어느덧 말미를 향해 달려갔다.
특히 '위 프레이'에서는 본 공연 전 게스트로 무대를 꾸몄던 칠레 출신 싱어송라이터 엘리아나와 트와이스가 깜짝 등장해 무대를 함께 꾸몄다.
공연 말미에는 '선라이즈(SUNRiSE)'로 분위기를 180도 바꿨다. 이들은 스탠드석 뒷쪽에 마련된 간이 무대에 올라 감미로운 곡을 이어갔다. 이어 '스파크스/점포트론(SPARKS/JUMBOTRON)', '뷰티풀/픽스 유(BiUTYFUL/FiX YOU)', '굿 필링스(GOOD FEELiNGS)', '필스 라이크 아임 폴링 인 러브(feelslikeimfallinginlove)'와 '어 웨이브(A WAVE)'로 마지막을 알렸다.
콜드플레이는 오는 18·19·22·24·25일에도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을 이어가며, 6회 공연에 총 30만명이 함께 할 예정이다.
alice09@newspim.com
2025-04-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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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명 '미래혁신특구' 공약 검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대선공약으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미래혁신특구(가칭)'를 검토 중이다. 각 특별구역(특구)에 지방규제설계권을 부여해 지방자치단체가 특례를 설계하고 조례화할 수 있게 재량권을 부여한다는 아이디어다.
18일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끄는 경제 공약 싱크탱크인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미래위)에 따르면 미래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혁신특구 특별법안'을 대선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는 조기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25.04.09 mironj19@newspim.com
기존에도 규제자유특구를 비롯해 투자선도지구·도시재생혁신지구·관광특구 등 다양한 특구·지구가 마련돼 있지만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법적 기반도 다양한 부처에 흩어져 있어서 종합적인 정책 실행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특구 제도는 일정 지역을 특구로 지정해 규제 특례를 적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유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 지역 특구는 1000여개에 육박한 상황이지만, 지역별 나눠주기식으로 특구가 지정되는 등 제도 역량이 집중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대선공약으로 국무총리실 산하 전문위원회인 '미래혁신위원회'로 조직을 개편해 기존의 개별 특구들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조직으로 '균형성장발전부'를 신설해 관계 부처, 지자체, 민간전문가 등이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특구의 유형으로는 ▲기회발전특구(기업·공공기관 유치) ▲문화특구(문화·관광·창작·콘텐츠 등 지원) ▲재생특구(농어촌·도시재생+산업복합개발) ▲의료특구(디지털헬스·원격의료 등 지원) ▲창업특구(스타트업 육성) 등이 논의되고 있다.
미래혁신특구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조성된 특구에 전적으로 자율권을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를 마련할 때도 허용된 범위를 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아닌 금지행위만 명시하는 '네거티브 규제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또 관할 지자체가 특례를 설계하고 조례화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조세감면, 입지제공, 금융지원, 인력·고용 연계 등도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설계하도록 하고 중앙정부는 법령정비·재정지원·제도연계 등을 뒷받침하는 식이다.
미래위는 이달 초 확대 출범식 이후 분과별로 정책 의제와 공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분과별 공약을 취합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전달할 방침이다. 미래위는 ▲미래성장비전 ▲국가거버넌스 ▲미래혁신산업 ▲지식서비스발전 ▲외교·통상·산업 ▲K-방위산업 ▲에너지 ▲농축수산업 ▲사회통합전략 ▲금융혁신 ▲생성형국가전략 ▲지역성장동력 ▲바이오헬스 ▲글로벌디지털금융 ▲보건의료 ▲부동산·건설 등 총 18개 중앙정책 분과로 구분돼 있다.
heyjin@newspim.com
2025-04-16 1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