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이철환의 예술가 이야기] '장밋빛 인생'을 노래한 뮤즈, 에디트 피아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44)

상처 입은 영혼으로 태어나 몸조차 하늘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러나 목소리 하나만은 허락받아 그 소리로 세계대전 이후 어둠과 실의에 잠겨있던 프랑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의 가슴 깊이 묻혀 있던 슬픔과 상처를 검은 상복을 입고 대신 노래하고 울어주었던 여인이었고, 평탄치 않았던 생애의 힘겨움을 노래로 풀었던 사람이며, 진정 사랑했던 사람을 잃고 방황하던 여자였고, 자기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무대에서 쓰러진 요정이었다. 에디트 피아프, 그녀의 일생은 한마디로 불꽃같은 삶이라 할 것이다.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 1915~1963)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5년 겨울 파리의 빈민가에서 떠돌이 곡예사인 아버지와 거리의 가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후 2개월 만에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은 그녀는 외할머니와 친할머니들의 손에서 자랐다. 가난했기에 그녀는 늘 병마와 기아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탓에 성인이 되고도 키가 겨우 142cm에 불과했고 몸무게는 40㎏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자란 피아프는 열세 살이 되던 해부터 길거리에 나와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노래꾼이 되어야 했다. 길가를 떠돌다 16세에 한 남자를 만났고 그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 그러나 아기가 병에 걸렸지만 돈이 없어 병원에도 가보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보내야만 했다. 슬픈 운명의 대물림 같은 삶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늘 외로웠고 또 세상이 두려웠다. 그리고 사랑에 목말라 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느끼고 사랑을 받는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한시도 견딜 수 없는 불안에 휩싸여 살았다.

부랑의 세월을 보내던 1935년 어느 날, 피아프의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클럽 제르니의 사장 루이 르플레의 귀에 들려와 꽂혔다. 자그마한 체구의 소녀가 내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르플레는 자신이 운영하는 클럽에서 노래를 불러보라고 하면서 원래 이름인 ‘에디트 지오바나 가시옹(Edith Giovanna Gassion)’ 대신 ‘라몽 피아프(La Môme Piaf)’라는 새 이름을 주었다. ‘어린 참새’ 또는 ‘작은 참새’라는 뜻이었다.

글을 배우게 된 피아프는 자신의 슬픈 성장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다. 그녀의 애잔하게 떨리는 목소리에는 비장함과 애수의 감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또 무대 드레스로는 검은 드레스를 입었다. 그녀는 무대에서 항상 검은 의상만을 고집했다. 검은 옷은 마치 자신의 피부와 같다고 말했다. 이후 이 검은 드레스는 내내 그녀의 상징이 되었다. 그녀의 노래는 프랑스의 목소리가 되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속에서도 피아프의 노래는 끊이지 않았다.

이후 피아프의 명성은 멀리 미국에까지 퍼져나갔다. 1947년부터는 미국 순회공연이 시작되었다. 처음 그녀가 미국무대에 섰을 때 관중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 최고의 연예인이라는 여성이 너무 초라해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가 시작되자 객석은 이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조그마한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절창에 모두가 넋을 잃었다. 좋은 반응을 기반으로 피아프는 미국 최고의 무대인 카네기 홀에서만도 두 차례의 공연을 가졌다.

피아프가 한때 무대에 섰던 파리의 물랭루즈 <사진=이철환>

피아프의 이름이 널리 퍼지면서 한명의 남자가 운명처럼 찾아온다. 시인이자 극작가이며 영화감독인 천재 예술가 장 콕토를 만나게 된다. 1940년 장 콕토는 피아프를 위해 극본을 썼고, 이의 성공으로 그녀는 배우로서도 인정을 받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26년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평생 좋은 친구로 지내게 된다. 어린 시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탓인지 피아프는 남자 없이 지낼 수가 없는 여자였다. 그리고 이제는 꽤나 성공을 거둔 그녀에게 남자들이 관심을 보이며 접근해 왔다.

그녀에게 있어 연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첫 번째 남자는 이브몽탕(Yves Montand)이었다. 1944년 여름, 피아프는 카바레 물랑루즈의 무대에서 한 무명의 가수를 만나게 된다. 바로 이탈리아에서 온 부두노동자 출신 이브몽탕이었다. 29세의 파이프는 이 잘생긴 23세의 청년을 곧 자기 남자로 만들었다. 피아프의 후광 덕분에 이브몽탕은 1년 만에 가수 겸 배우로 크게 성장해 대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둘은 사랑싸움을 거듭하게 되고 결국 상처를 남긴 채 헤어지게 된다. 오늘날까지 애창되고 있는 피아프의 《장밋빛 인생(라비앙 로즈, La vie en rose)》은 자신이 떠나보낸 연인 이브몽탕을 위한 노래였다.

내 시선을 내리깔게 만드는 눈동자
입가에 흩어지는 미소
이것이 나를 사로잡은
그의 수정하지 않은 초상화예요
그가 나를 두 팔에 안아줄 때
그는 아주 나지막이 속삭여요
그러면 나는 장미 빛 인생을 보게 되요
그는 나에게 매일 사랑의 말들을 속삭여 줘요
그런 것들이 나를 위대한 무언가로 만들어 줘요
한 아름의 행복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요
나는 그 행복의 이유를 알죠
이 인생에 있어서 그는 나를 위해 존재하고
나는 그를 위해 존재 한다는 사실을
그는 나에게 말해 주었고

그 사실을 목숨 걸고 맹세 했어요
그를 언뜻 보기만 해도
고동치는 내 심장을 느껴요

끝나지 않은 사랑을 나눈 밤들
커다란 행복이 그 자리를 차지해요
그러면 권태로움과 슬픔이 사라져요
그 사랑 때문에 죽을 만큼 행복해요

피아프에게는 수많은 남자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피아프가 가장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유부남 복서 마르셀 세르당(Marcel Cerdan )이었다. 세르당은 세계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프랑스의 권투영웅이었다. 이 둘의 사랑은 불륜이었지만 워낙 진지하고 뜨거웠기에 아름다운 영혼의 결합이라고 불리었다. 둘은 끊임없이 사랑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너를 알고 난 뒤로 나는 많은 것이 변했어.
내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춰져 있던 천박하고 저속한 생각들을
네가 모두 가져가 버렸거든.
나는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갈 거야. 나는 너를 존경해.
나는 결코 너에게 어울릴 만큼 충분히 아름다울 수는 없을 거야.
너의 영혼은 너무도 아름다우니까.
-에디트 피아프-

한낱 난폭하고 가엾은 권투선수일 뿐인 내가 당신 같은
여자로부터 사랑을 받다니, 나는 정말 운이 좋은 남자야.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당신과 저녁마다 함께 집으로 돌아오고, 함께 잠들 사람은 바로 나야.
밤마다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내 눈과 내 손에 키스를 해줄 사람,
진정으로 에디트 피아프를 가진 사람은 나야.
다른 사람들도 당신의 미소를 가질 수 있겠지만,
당신의 최고의 모습을 가진 사람은 바로 나야.
그래서 나는 어떤 경우에도 불평하지 않을 거야.
당신을 경배하고 사랑해.
-마르셀 세르당 -

그러나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 짧았고 비극적이었다. 미국에서 공연 중이던 피아프는 파리에 홀로 남아 있던 세르당이 너무나 보고 싶었기에 한시바삐 자신을 만나러 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세르당은 피아프를 만나기 위해 배편을 이용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변경해 비행기를 타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를 태운 비행기가 추락함에 따라 세르당은 사망하고 말았다.
이후 피아프는 자신 때문에 세르당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무기력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피아프는 삭발을 한 채 무대에 올라 《사랑의 찬가 (Hymne a L'amour)》를 불렀다. 히트곡 《사랑의 찬가》는 이렇게 마르셀 세르당을 기리며 만들어진 노래였다.

푸른 하늘이 우리들 위로 무너진다 해도
모든 대지가 허물어진다 해도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신다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사랑이 매일 아침 내 마음에 넘쳐흐르고
내 몸이 당신의 손아래서 떨고 있는 한
세상 모든 것은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의 사랑이 있는 한
내게는 대단한 일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만약 당신이 나를 원하신다면
세상 끝까지라도 가겠어요

금발로 머리를 물들이기라도 하겠어요
만약 당신이 그렇게 원하신다면
하늘의 달을 따러, 보물을 훔치러 가겠어요

만약 당신이 원하신다면
조국도 버리고, 친구도 버리겠어요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준다면
사람들이 아무리 비웃는다 해도
나는 무엇이건 해 내겠어요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나와 당신의 인생이 갈라진다고 해도
만약 당신이 죽어서 먼 곳에 가 버린다 해도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면 내겐 아무 일도 아니에요
나 또한 당신과 함께 죽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끝없는 푸르름 속에서
두 사람을 위한 영원함을 가지는 거에요
이제 아무 문제도 없는 하늘 속에서...
우린 서로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피아프의 마지막 남자는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준 21세 연하인 테오 사라포였다. 그와는 결혼까지 했다. 만년에 피아프는 돈과 명성은 얻었지만 점차 알코올과 마약에 찌들어갔다. 잇따른 연인들과의 이별, 건강악화, 불면증 등으로 그녀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그럼에도 계속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그녀의 육체는 점점 늙고 초췌해져 갔다. 그런 가운데 이루어진 이 결혼은 육체적 결합이 아니었다. 존경하는 스승이자 파리 최고의 디바(Diva)와 암 투병으로 죽어가는 스승을 지켜주는 충직한 제자와의 만남이었다.

마침내 피아프는 1963년의 어느 쓸쓸한 가을날 세상을 떠났다. 48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그녀의 장례식 때 파리의 대주교는 그녀의 삶이 너무나 비기독교적이라는 이유로 장례집전을 거부했다. 그녀는 10명이 넘는 남자와 동거생활을 했고, 이 가운데 두 번은 정식 결혼을 하고 이혼을 했으니 주교로서는 거부할 만도 했다.

그러나 일반 프랑스 사람들 중에는 피아프 그녀를 탕녀라고 비난한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장례식은 역사상 최고의 샹송 가수를 추모하는 열기로 뜨거웠고 또한 경건했다. 생전에 그녀가 자주 방문했고 친했던 외인부대 병사들도 그날만큼은 군복이 아닌 검은 옷을 입고 묘지에 달려왔다.
생전에 그녀가 즐겨 부르던 샹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마지막 가는 그녀에게 존경과 애정을 바치기 위해 장례에 참석한 조문객은 무려 10만 명에 이르렀다. 위대한 프랑스의 시인이면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장 콕토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위대했다. 피아프와 같은 여성은 앞으로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2007년 에디트 피아프의 삶을 담은 영화 《라비앙 로즈 (La vie en rose)》가 만들어져 상영되었다. 그 속에는 이런 명대사들이 담겨있다.
“죽음이 두려우세요?-죽음은 두렵지 않아요. 단지 외로움이 두려울 뿐이야!”
“여성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무슨 말을 하시겠어요?- 사랑”
“젊은 여성에게는요?-사랑”
“어린이에게는요?-사랑”

이철환 객원 편집위원 mofelee@hanmail.net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경찰, '1억 의혹' 강선우·김경 영장 신청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공천헌금 1억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강선우 무소속 국회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정치자금법 위반,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강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김 전 시의원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배임증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강선우 무소속 국회의원, 김경 전 서울시의원 [사진=뉴스핌 DB] 경찰은 구속영장에 뇌물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판례를 검토한 결과 정당 공천은 자발적 조직 내부 의사결정으로 이번 의혹은 뇌물죄 구성 요건인 공무가 아닌 당무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경찰은 추가 조사 등을 통해 두 사람을 검찰에 최종 송치할 때는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강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강 의원은 두 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시의원은 네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 현재 공천헌금 수수 당시 상황 등에 대한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강 의원이 현역 의원이라는 점이 중요 변수로 꼽힌다. 헌법 제44조에 따라 경찰은 현역 의원을 회기 중에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할 수 없다. 검찰이 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은 국회에 제출된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보고된다. 이후 2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72시간 이내 본회의를 열어 표결해야 한다. 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의결된다. 한편 강 의원은 지난 3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불체포특권을 유지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gdy10@newspim.com 2026-02-05 10:12
사진
2026 동계올림픽 무엇이 바뀌었나 * 'AI MY 뉴스'가 제공하는 AI 어시스턴트로 요약한 내용으로 퍼플렉시티 AI 모델이 적용됐습니다. 상단의 'AI MY 뉴스' 로그인을 통해 뉴스핌이 준비한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해보기 바랍니다.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새 종목'과 '새 프로그램'이 대회 얼굴을 바꾸는 첫 무대다. 기존 강국 구도와 메달 판도를 흔들 변화들이 이번 겨울 설원과 빙판 위의 숨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스키모의 여제 에밀리 하롭. [사진 = 에밀리 하롭 SNS] ◆ 스키마운티니어링 첫 올림픽…'스키모'가 여는 새 시장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스키마운티니어링, 이른바 '스키모'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이다. 스키를 착용한 채 가파른 산악 지형을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이 종목은 알프스와 피레네 등 유럽 산악 지역에서 레저 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가 동시에 성장해 온 종목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위스가 전통적인 3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피레네 산맥과 맞닿아 있는 스페인 역시 빠른 성장세로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자연환경과 문화적 배경이 경기력으로 직결되는 종목 특성상, 첫 올림픽 무대부터 유럽 국가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스키모의 여제 에밀리 하롭. [사진 = 에밀리 하롭 SNS] 산악스키에 걸린 금메달은 총 3개다. 세부 종목은 남녀 스프린트와 혼성 계주로 구성됐다. 스프린트는 약 3분 내외의 짧은 코스에서 진행되지만, 고도차 약 70m 구간을 빠르게 오르고 내려와야 해 폭발적인 체력과 기술이 동시에 요구된다. 특히 스키와 장비를 벗고 착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실수가 순위를 바꿀 수 있어, 이 장면이 종목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남녀 스프린트는 2월 19일(현지시간)에 열리고, 혼성 계주는 21일에 치러진다. 혼성 계주는 남녀 선수 한 명씩 두 명이 팀을 이뤄 코스를 두 차례 완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랑스의 에밀리 하롭처럼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을 휩쓴 선수들은 이미 '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라는 상징적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에 들어갔다. 코스 난이도와 고도, 눈 상태에 따라 전략이 크게 달라지는 종목 특성상, 기존 설상 종목과는 전혀 다른 유형의 체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 주목받을 가능성도 크다. ◆ 여자 스키점프 라지힐, 마침내 정식 무대 여자 스키점프 라지힐의 올림픽 정식 편입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지금까지 여자 선수들은 노멀힐 종목에만 출전할 수 있었고, 라지힐은 남자 종목으로만 운영돼 왔다. 하지만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에서는 이미 여자 라지힐 경기가 정착된 상황이었고, 올림픽 편입이 늦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여자 스키점프 라지힐의 간판 스타인 니카 프레우츠. [사진 = 프레우츠 SNS] 이번 밀라노 대회에서 라지힐이 추가되면서, 여자 점퍼들은 보다 다양한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 슬로베니아의 니카 프레우츠처럼 최근 몇 시즌 동안 라지힐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선수들은 개인전은 물론 혼성 단체전까지 동시에 메달을 노릴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여자 라지힐 도입은 단순히 종목 하나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남자·여자·혼성 종목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만큼, 선수층이 고르게 형성된 국가가 유리해진다. 특정 에이스 한두 명에 의존하던 팀보다는, 전체적인 육성 시스템이 탄탄한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게 되는 구조다. ◆ 루지 여자 더블·혼성 팀 이벤트… '혼성 시대'의 가속화 루지에서는 여자 더블과 혼성 이벤트가 더해지며 메달 구조가 달라진다. 기존에는 남자 더블이 중심이었지만, 여자 더블 편입으로 여자 선수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후속 세대 유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남녀·싱글·더블이 모두 참여하는 혼성 팀 계주는 국가별 '전체 루지 시스템'의 수준을 가늠하는 무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새 종목으로 뽑힌 루지 여자 더블. [사진 = 밀라노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비슷한 흐름은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스키점프 등 다른 설상 종목에서도 이어진다. 혼성 릴레이·혼성 팀 경기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남녀를 따로 떼어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한 국가의 전체 저변'과 시스템을 함께 보는 시각이 강해지는 추세다. 이는 동계올림픽 전체가 점점 더 성평등·혼성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 프로그램 개편이 바꾸는 메달 지도 새 종목과 새 이벤트의 추가는 자연스럽게 메달 지도를 변화시킨다. 스키모처럼 유럽 산악 국가들이 강한 종목이 들어오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등은 새로운 메달 창구를 확보하게 됐다. 반면 전통적으로 빙상과 구기 종목에 강점을 지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루지 여자 더블과 혼성 팀 이벤트처럼 기존에 강세를 보이던 종목이 확장되는 경우,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전통 강국들의 우위가 더욱 공고해질 여지도 있다. 종목 성격에 따라 각국의 득실이 분명하게 갈리는 구조다. 프로그램 개편은 선수 육성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혼성 팀 이벤트를 염두에 두고 남녀를 함께 훈련시키는 방식이 늘어나고,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스키모·루지·스켈레톤 같은 종목에 대한 투자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각국 올림픽위원회와 경기단체들은 밀라노 대회를 기점으로 어떤 종목이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을지, 또 어떤 분야가 사각지대로 남을지를 저울질하며 중장기 육성 전략을 다시 설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이런 의미에서 '새 겨울 스포츠 지형'을 시험하는 무대다. 스키모·여자 라지힐·혼성 팀 이벤트가 얼마나 흥미로운 경기와 서사를 만들어내는지, 또 어느 정도의 시청률과 팬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지에 따라 향후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논의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종목 개편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겨울 스포츠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출발점이다. 그런 점에서 밀라노의 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지켜볼 가치가 있는 또 하나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wcn05002@newspim.com 2026-02-05 10: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