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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태] 당국→증권→직원, 이어지는 '책임회피'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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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본질은 금융당국‧증권사의 내부 통제 시스템 미비·고장
사후 법적‧도덕적 책임을 면하기 위한 ‘물타기’식 사과 비판 목소리
예탁원, 사고직후 "예탁결제원은 전혀 무관합니다" 당당한 문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삼성증권의 112조원대 우리사주 배당사고에 대한 책임을 두고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으로, 삼성증권은 해당 직원으로 책임을 몰아가는데 대해 안팎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증권가에선 증권사 직원의 고의‧과실 또는 시스템 오작동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무단 발행된 주식이 실제 유통될 때까지 경고음 하나 울리지 않은 우리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시스템 부재와 증권사 내부통제 체제에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과 삼성증권 모두 공식 언급에서 자신들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먼저 인정하기보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을, 삼성증권은 직원을 먼저 문제삼으며 자신들의 책임에 대해선 ‘물타기’식으로 짧게 언급했다는 지적이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입력 사고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지난 6일 사고 발생 후 이틀이 지나서야 공식 사과문을 냈다. 신뢰회복을 위해 ▲투자자 피해에 대한 최대한의 구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직원에 대한 엄중문책 ▲철저한 원인파악과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과 투자자들은 직원에 대한 문책만을 언급했을 뿐 회사 자체의 잘못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 점을 질타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9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어 “이번 사고는 일부 직원의 문제라기보단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짚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0일 증권사 사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삼성증권과 같은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상의 문제”라며 “모든 증권사들도 잠재적인 내부통제 리스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의 책임 회피 논란에 대해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금감원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저희도 워낙 수습에 정신이 없어서 일부 놓친 점이 있는 것 같고, 그 부분을 저희가 어제 면담 때도 지적받았다”며 “본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워낙 창피하고 참담했다. 경영진을 포함해 회사 자체의 사과까지 당연히 포함이 돼 있다고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직원의 문제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의 실수는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그것에 대비해 시스템을 보다 완벽하게 해야 됐는데 그런 부분도 잘못이 있었다”고 초기 대응이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이 같은 책임 회피 논란은 금융당국도 피하기 어렵다. 금감원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로 노출된 4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며 우선적으로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미비와 배당 입력시스템의 문제를 꼽았다.

주식거래시스템의 문제는 그 뒤로 언급하며 제도개선 등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 어떤 유관기관의, 어떤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를 살피겠다는 언급 없이 뭉뚱그려 답했다.

이와 관련, 예탁원은 지난 6일 사고 발생 후 채 3시간도 되지 않아 출입기자들에게 “삼성증권 배당 착오 건과 관련해 예탁결제원은 전혀 무관함을 알려드리니 참고하기 바란다”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주식배당을 할 때는 예탁원에서 크로스 체크가 돼야 하는데, 왜 주식 배당이 (정상적으로) 됐는지 의문"이라며 "예탁원 시스템에 대한 부분을 좀 더 들여다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역시 말을 아끼면서도 일개 직원의 실수 또는 도덕적 해이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증권사 임원은 “금감원이 증권사에 검사를 나올때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자금세탁과 내부통제부문”이라며 “그렇다면 증권사 내부통제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인데 증권사 내부통제 문제를 부각시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B증권사 임원은 “유럽의 경우 사고 금액을 구간별로 정해 작은 사고라도 발생하면 당국에 72시간 내 즉시 신고해 조치가 이뤄지게 돼 있다”며 “금융시스템의 기본은 '경고'인데, 그 정도 사고 금액에도 삼성증권 내 시스템적 블록이 없었다는 것은 관리시스템이 심각한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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