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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차관 만난 김성태 "정부의 '러시아산 석탄' 주장, 근거 없어"

기사입력 : 2018년08월09일 18:38

최종수정 : 2018년08월09일 18:38

김성태 "미국 정부, 한국도 세컨더리보이콧 대상임 명시"
조현 차관 "세컨더리보이콧 말 안돼…적절한 조치 취하고 있어"
입장차만 재확인한채 끝난 면담…한국당 "국정조사 추진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북한산 석탄 반입에 대한 의혹을 다시한번 제기하며 국정조사를 통해 의혹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포항신항에 입항한 진룽호가 싣고 온 석탄이 러시아산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정부가 이를 러시아산 석탄이라고 발표하는 데에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9일 오후 김 원내대표는 조현 외교부 제2차관과 국회에서 만남을 가졌다.

◆ 김성태 "한국도 세컨더리보이콧 대상"…조현 차관 "전혀 맞지 않는 얘기"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미하원에서는 북한에 대한 추가대북제재방안을 의회에서 준비 중이고,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해 한국에 북한산 석탄이 반입된 사실이 기정 사실화 된다면 한국도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틀림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동안 정부는 (북한산 석탄 반입을 알고도) 사실상 방치한건지 묵인했는지 오늘 보고를 통해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8.03 kilroy023@newspim.com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제도다. 만약 우리나라에 반입된 석탄이 북한산이고, 이에 우리나라 기업이나 정부가 관여되어 있다면 이들 역시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는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면서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조 차관은 "우리나라가 북한산 석탄을 들여왔다고 의심되는 선박 3척을 억류 중인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 뿐"이라면서 "미국 정부도 한국이 안보리 결의안을 아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미국도 한국정부와 모든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우리가 보름 전에 미국을 다녀 왔는데 북한에 대한 불신과 한국 정부의 유엔 안보리 제재에 대한 상당히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면서 "기업이든 한국 정부든 보이콧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불명예 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면담이 시작되기 전부터 정부와 제1야당간의 시각차가 드러난 셈이다.

한국당 북한석탄대응 TF단장 역시 "이틀전 진룽호가 5100톤 석탄을 싣고 포항으로 입항했는데 외교부가 어떤 방법으로 조사했는지 모르지만 2~3일만에 그게 러시아산 석탄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억류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면서 "작년 10월에 들어온 석탄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중이라면서 이건은 3일 정도만에 러시아산으로 단정하는 정부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면담 후에도 의혹은 여전…김성태 "러시아산 석탄 근거 없다…국정조사 할것"

비공개 면담 후에도 한국당과 외교부는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였다. 오히려 추가 의혹만 불거졌다.

북한 라진항에 정박해 있는 화물선 [사진=로이터 뉴스핌]

김성태 원내대표는 "조 차관의 보고에 몇 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진룽호에 적재된 석탄이 북한산이 아니라고 확정할 근거와 러시아산이라고 단정할 충분한 논리적 근거가 제시돼야 함에도 전혀 답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부가 스스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석탄의 성분 분석 결과만으로는 원산지 확인이 어려우며, 수분량 및 성분 등으로 유연탄과 무연탄 여부 정도는 알 수 있으나 같은 산지나 탄광에서도 분석까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마당에 진룽호 석탄이 러시아산이라고 확인한 근거에 대해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말은 우리 정부가 (반입된 석탄이) 북한산 석탄이라고 밝힐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라면서 "러시아산 석탄이라고 주장만 하고 싶은게 이 정부의 입장이며 오늘 외교부 차관 보고를 통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조 차관은 러시아산 석탄 발표 논란에 대해 "10개월간 조사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 문제가 오해가 커지니 가급적 빨리 알려주자고 해서 (진룽호에 대해서는) 3일만에 발표한 것이다.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해명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에 대한 입장차도 여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대해 정부는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조 차관은 한국과 미국이 신뢰하고 있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우리에게 강조하고 갔다. 그만큼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UN안보리 북한 제재위에 보고하면서 국내적으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이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북한산 석탄 진위 여부와 정부가 지금까지 확인 사실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이유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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