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정치

속보

더보기

카쇼기의 마지막 칼럼 “아랍에 가장 절실한 건 표현의 자유”

기사입력 : 2018년10월18일 17:54

최종수정 : 2018년10월18일 21:50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워싱턴포스트(WP)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출신 유력 언론인 자말 카쇼기(60)의 마지막 칼럼을 공개했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논조로 유명한 카쇼기는 지난 2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한 뒤로 종적을 감췄다. 터키 수사당국은 사우디 왕실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이 그를 고문, 살해하고 시신을 절단했다고 발표했다.

WP의 국제부 논평 편집인인 캐런 에티아는 카쇼기가 이스탄불에서 실종된 다음 날 그의 번역자와 조수로부터 이 칼럼을 받았지만 그가 살아 돌아와 함께 편집할 것이란 희망에 게재를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그가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인정하고 그의 마지막 칼럼을 싣는다며, 이 칼럼은 아랍 세계의 자유를 위한 그의 헌신과 열정을 완벽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티아는 카쇼기가 아랍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고 소개 글을 마쳤다.

다음은 17일 WP에 발표된 카쇼기의 마지막 칼럼 내용이다.

------------------------------------------------------------------------------------------------------

나는 최근 프리덤하우스가 발간한 ‘2018 세계 자유 보고서’를 보며,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됐다. 아랍 세계에서 ‘자유 국가’로 분류된 나라가 오직 한 곳 튀니지뿐이라는 것이다. 요르단, 모로코, 쿠웨이트는 ‘부분적 자유 국가“로 분류됐고, 나머지 아랍국들은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분류됐다.

자유가 보장되지 않은 아랍국에 사는 시민들은 정보로부터 차단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랍 세계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제대로 생각할 기회조차 박탈된 것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정신을 지배한다. 정부를 믿지 않는 이들도 다수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그릇된 이야기를 믿는 불의의 희생자가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이 도래하자 아랍세계는 희망에 가득 찼다. 언론인, 지식인, 국민들이 각자의 나라에서 더욱 밝고 자유로운 사회가 도래할 것이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이들은 정부의 통제와 끊임없는 간섭 및 검열로부터 드디어 해방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러한 믿음은 곧바로 무참히 깨졌다. 아랍 세계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거나 이전보다 훨씬 가혹한 통제 상태가 됐다.

내 소중한 친구인 사우디 유력 작가 살레 알-셰히는 사우디 체제에 반대하는 논평을 썼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징역형을 받았다. 이집트 정부가 이집트 유력 신문 알 마스리 알 야움이 출간한 신문을 모조리 압수했을 때도 동료 언론인들은 분노하거나 대응하지 않았다. 이러한 정부의 탄압은 더 이상 국제사회에 파장도 일으키지 않는다. 비난이 조금 일었다가 곧 기나긴 침묵이 이어질 뿐이다.

이로 인해 아랍 정부들은 언론을 침묵시키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있다. 한 때는 인터넷이 검열로부터 정보를 해방해주는 출구가 될 것이라 믿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정보의 통제를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는 정부들은 인터넷조차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정부는 현지 언론인들을 체포하고 특정 언론사의 수익을 해치기 위해 광고주들에게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아랍의 봄 정신을 이어가는 몇 안 되는 오아시스가 있기는 하다. ‘아랍의 구질서’를 수호하려 정보를 통제하는 여타 아랍국과 달리, 카타르 정부는 국제 뉴스 보도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튀지니와 쿠웨이트 언론조차 정부의 압력에 국내 문제만 다룰 뿐 더욱 광범위한 아랍세계의 이슈는 외면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가장 발전한 아랍의 보석이라는 레바논조차 양극화와 친(親)이란 헤즈볼라의 영향력에 물들어 있다.

아랍세계는 그야말로 ‘철의 장막’에 갇혀 있다. 이는 외부 세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권력 다툼 중인 내부 세력들이 세운 것이다. 냉전 당시 미국의 국제방송공사(BIB)가 독일에서 동유럽 국민들을 향해 정보를 전달했던 자유유럽방송은 자유의 희망을 키우고 지속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랍도 이런 것이 필요하다.

뉴욕타임스(NYT)와 더불어 1967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을 공동 인수한 WP는 앞장서서 내 칼럼을 영어로 번역해서 소개했을 뿐 아니라 아랍어로도 공개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행동이다. 아랍인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된 글을 읽어야 미국과 서방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와 민주주의 복잡한 구성을 이해하고 논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랍세계는 아랍인들에게 국제 뉴스를 전달해 줄 새로운 형태의 자유유럽방송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도 아랍인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더욱 절실하다. 우리는 빈곤, 부실한 관리, 낮은 교육 수준으로 고통받고 있다. 선전선동을 통해 증오를 조장하는 국수주의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국제 뉴스를 전하는 독립적 통로가 있어야만 아랍인들은 아랍세계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터키에서 실종된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언론인 자말 카쇼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