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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굴기의 견제 타깃,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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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미 의회 보고서 통해 제재 본격화
대이란제재 위반 및 안보 우려 주요 원인
제제 유예조치 끝나는 8월 19일 이후 주목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중국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통신기업 화웨이(華為)를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 제재 이슈는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그 배경에는 실타래 처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사진=바이두]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수출제한 리스트에 화웨이를 비롯한 계열사 68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해당 리스트에 오른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부품과 기술을 입수할 수 없게 된다.

해당 조치가 발표된 이후 인텔과 퀄컴, ARM을 비롯한 통신 반도체 업체들이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제재에는 IT 기업인 구글도 동참했는데 화웨이 스마트폰 OS(운영체제)의 신규 라이센스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월 20일 미국 기업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미 상무부는 화웨이에 내린 ‘수출제한 리스트(Entry List)’ 시행을 90일 유예했다.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제품에 대해 예외적으로 화웨이와의 거래가 허용된 상태다. 유예 조치는 8월 19일까지 유지된다. 미 당국의 유예조치 연장 혹은 제재 해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통신 및 스마트폰 반도체 조달 및 차기 칩셋 개발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글 안드로이드 허가가 중단되면 화웨이는 기존 판매 휴대폰에 대한 OS 갱신, 향후 신모델에 대한 GMS(구글 모바일 서비스) 및 업데이트 작업 등을 수행할 수 없게 돼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는 특히 화웨이 스마트폰이 선전하고 있는 유럽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스마트폰 판매량 중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0.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양국은 7월 29~30일 양일간 상하이에서 화웨이 제재해제 의제를 포함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헤어졌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 1일 부터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취소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유로는 크게 ‘대(對) 이란 제재 위반’ 및 ‘안보 우려’ 두 가지로 꼽힌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논하기 위해선 지금은 화웨이와 함께 중국의 유명 통신기업 중싱통신(中興通訊, ZTE)를 빼놓을 수 없다. 두 기업은 미국이 중국 기업 때리기에 나설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2012년 10월 8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조사보고서 통해 화웨이와 ZTE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연방정부에 정부 입찰 사업에서 두 기업을 제외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화웨이와 ZTE가 중국 당국의 사이버 첩보활동을 돕고 있다고 적었다. 마크 로저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는 각종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화웨이와 ZTE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 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해당 보고서가 발표되자 성명을 통해 ‘보고서 내용이 근거 없는 소문들로 가득하다’면서 ‘이 보고서의 작성 목적은 중국 기업의 미국시장 진입을 가로막기 위해 쓰여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ZTE 또한 ‘미국에 공급하는 모든 통신설비는 미국 당국이 관리·감독하는 시설에서 안전성을 평가받는다’면서 ‘ZTE가 미국에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전했다.

이후 잠잠했던 미국의 화웨이와 ZTE 때리기는 18년 2월 FBI, CIA, NSA 등 미국 주요 정보기관들이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기업들의 안보 위협에 대해 경고하고 나서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크리스 레이 당시 FBI 국장은 ‘미국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회사들이 미국 통신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2018년 4월 ZTE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대이란 제재 위반 관련 미국 당국에 허위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과의 7년간 거래금지 명령을 받았다. ZTE는 경영진 교체 및 10억 달러(약 1조 2,159억 원)의 벌금과 4억 달러(약 4,863억)의 보증금을 납부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를 풀었다. 당시 인텔과 퀄컴 등에서 스마트폰 제조 부품의 상당 부분을 공급받던 ZTE는 존폐 위기에서 구사일생했다.

2018년 6월 28일 미국 하원은 ZTE와 화웨이가 미 국방부에 제품과 서비스 판매를 중단하는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가결했다. 이보다 앞서 상원에서 가결된 국방수권법 수정안에는 ZTE에 대한 미 공급업체들의 부품 거래 중단 내용이 담겼다.

같은해 12월에는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ZTE와 같은 이란 제재 위반을 이유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 이후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멍 부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미국 송환심사를 받고 있다.

미 사법당국은 올해 1월 멍 부회장과 화웨이를 기술탈취 및 대이란 제재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화웨이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 미국은 화웨이 통신망에 백도어(정상적인 시스템 접근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보 접근을 가능케 하는 프로그램)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동맹국들에 5G 통신망 도입에서 화웨이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호주,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이 미국의 요청에 따라 자국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의 참가를 제한하거나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측은 백도어 관련 의혹에 대해 ‘공개 검증’을 요구하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2018년 10월 한국 내에서 화웨이 5G 통신망에 대한 보안 문제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화웨이 측은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자사 제품과 솔루션은 현재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 포춘 500대 기업 및 170여 개 이상 국가의 고객과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사이버 보안과 관련해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 '한국 정부가 보안 검증을 요구한다면 당연히 따를 것'이라고 밝히며 자사 통신망 보안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화웨이는 세계 각지에서 진행 중인 5G 통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비슷한 입장을 취하며 자사 통신 설비 및 기술에 문제가 없음을 당국에 어필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신화통신(新華社)에 따르면 캐서린 첸 화웨이 수석 부사장은 미국이 동맹국들에 화웨이 기술 금지 압박을 지속해서 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50개사와 5G 네트워크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으며, 그중 28개 계약이 유럽에서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미국 최대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도 포함되어 있다.

chu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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