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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별관공사 둘러싼 '3가지 의문점'

기사입력 : 2019년08월13일 06:01

최종수정 : 2019년08월13일 10:46

조달청·한은 "별관공사, 법원 판결 따를 뿐"
건설업계 "상식적으로 이해 안되는 한은·조달청…계약 파기 못하는 이유 의구심"
경실련 "근거 없는 예정가격 초과 낙찰…결국 세금만 낭비"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낙찰가 논란이 지속돼 온 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를 계룡건설이 다시 맡게 된 가운데 한은과 조달청, 계룡건설을 사이에 둔 이해하기 힘든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일단 조달청이 법원 판결에 따라 기취소했던 계약절차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추후 삼성물산의 본안소송 변수와 함께 한은 내부의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어 이번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긴 어려울 것이란 게 안팎의 중론이다. 

 계약재개 밝힌 조달청, 1 패소 기다렸다?

조달청은 지난 2017년 12월 한국은행 통합별관 신축공사 입찰에서 계룡건설을 낙찰자로 선정했다. 당시 계룡건설의 입찰가는 2832억원. 입찰예정가를 3억원 초과한 금액이다. 2위 업체 삼성물산보다는 무려 589억원이나 입찰가가 높았다. 혈세 낭비, 입찰 비리 의혹으로 번진 이유였다.

이후 감사원이 나섰다. 올해 4월 감사원은 공익감사를 통해 "조달청이 계룡건설을 선정해 462억원의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면서 입찰예정가 초과가 국가계약법령 위반임을 밝히고 관련 직원 징계 등을 요구했다. 결국 조달청은 기존 입찰을 취소하고 새로운 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계룡건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계룡건설은 조달청과 한국은행을 대상으로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지방법원은 최근 계룡건설의 낙찰자지위를 인정해준 것이다. 그러자 조달청은 계룡건설과 계약절차를 재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조달청 결정을 두고 건설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계룡건설이 입찰예정가를 초과한 금액을 불렀던 상황에서, 1심에서 졌다고 즉각 계룡건설과 계약 재개를 발표한 것을 두고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전언이다.

"정부(조달청)가 언제 1심에서 지고 항소하지도 않고 승복했나요. 이런 경우는 전체 10%도 채 되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계룡건설이 입찰예정가를 초과해 논란이 불거졌고 감사원 지적까지 나온 마당에... 이건 마치 1심에서 자신들이 지는 걸 기다린 것 같잖아요. 예정가격을 초과해서 탈락한 업체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았는데 항소도 안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안되는 부분입니다." 이는 A건설업체 관계자의 합리적 의심이 담긴 주장이다.

[자료=한국은행, 조달청]

삼성물산 본안소송까지 무시하고 공사 재개, ?

삼성물산의 본안소송도 변수다. 삼성물산은 지난 7월 낙찰자 지위확인 관련 본안소송을 냈다. 만일 삼성물산이 승소할 경우 이번에 재개한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계룡건설이 공사 일부를 진행한 뒤 원상복귀시키고 다시 삼성물산이 공사를 맡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와관련 "법원 판결에 대해 얘기할 만한 입장은 못 된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본안소송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건설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에서 예정가격 초과 관련해 지적한 것도 있고, 삼성물산 본안소송이 살아있는데 그냥 계약을 하겠다는 건 누가 봐도 서둘러 상황을 덮으려는 의도로 밖엔 볼 수 없다"며 "일단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법원도 더 부담을 느길테고 결국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려는 속셈이 아닌가 싶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조달청은 "언제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동헌 조달청 시설총괄과 사무관은 "법률자문을 받았고, 본안소송에서 다른 판결(삼성 승소)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또한 본안소송이 만약 2심 3심까지 간다면 2~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답했다.

삼성물산과 계룡건설의 입찰가 차이에 따른 혈세 낭비 논란에 대해 신 사무관은 "아직 공식적인 의견은 아니고, 한국은행에서 입찰가격을 낮추자는 쪽의 의견을 주신 것도 있다. 다만 이는 아직 검토중인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4월 감사원이 요구했던 관련 직원 징계관련해선 "재심절차가 진행중이다. 현재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근무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서울 중구 한국은행. 2019.03.29 alwaysame@newspim.com

천문학적 예산 낭비에도 놓은 한국은행, ?

조달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한 한국은행의 애매한 스탠스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지금이라도 한은이 조달청과의 위임 계약을 파기하고 업체를 재선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8일 조달청이 계룡건설과 계약절차를 재개하겠다고 밝히자, 이종렬 한은 별관건축본부장은 "계약 당사자는 조달청이고 한은은 일괄 위임한 상태"라며 "앞으로 한국은행은 계룡건설과 기술협의절차를 진행하고, 조달청은 다시 계룡건설과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B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달청이 한국은행 돈 600억원을 낭비하게 해 놨으면, 한은이 민법상으로 트레이드오프 손해배상을 각오하더라도 조달청과의 계약을 파기하면 된다. 이미 감사원도 조달청의 잘못을 명시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어차피 그 금액이라 봐야 200억원 이하일 텐데, 그럼 400억원이라도 절약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영근 한은 노조위원장도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최소한 삼성의 본안소송 결과를 보고 계룡과 서명을 해야 조금이라도 떳떳한 것 아닌가"라며 "한은이 조달청과의 계약을 파기해도 되는데, 결국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행정 때문에 한은 직원들이 피해를 보고 세금도 낭비하게 될 판"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행 건물이 지어지면 대한민국의 상징적 건물로 수백년 가게 될 것이다. 1~2년 늦어지더라도 공정한 절차를 걸쳐 제대로 짓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은 노조는 직원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중이며, 결과에 따라 추가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7월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조달청장 및 관계자들에 대해 배임 입찰방해 직무유기 등을 근거로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실련 관계자는 "(한은 별관공사에 들어가는) 돈이 혈세라고 생각하면 과연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었을까 싶다. 법적 근거도 없는데 예정가격 초과를 강행하려 한다. 누가 봐도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는 물론이고 한국은행이 삼성생명에 내고 있는 월세 13억원도 결국 세금이기 때문이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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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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