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정치

속보

더보기

'홍콩의 불안' 예견한 최초의 미국인 중국 공산당원 시드니 리텐버그 별세

기사입력 : 2019년08월26일 17:44

최종수정 : 2019년08월26일 17:45

24일 향년 98세로 별세, 생전 홍콩의 민주주의 위축 우려
공산당 '선전가'에서 서방 자본가의 중국 진출 '안내자' 역할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원이 된 시드니 리텐버그(Sidney Rittenberg)가 지난 24일 향년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홍콩이 민주화 운동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상황에서 생전 홍콩의 민주주의 위기를 우려했던 시드니 리텐버그의 일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중문판은 시드니 리텐버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중국 근현대사와 그의 깊은 인연을 재조명했다. 공산당의 '나팔수'이자 문화대혁명의 외국인 선봉자에서 사회주주의 허상을 깨닫고 민주주의 수호자로 변모한 그의 일생은 영화만큼이나 극적이다. 

그는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 류사오치(劉少奇) 등 오늘날의 사회주의 중국을 이끈 유력 정치인들과 깊은 관계를 맺었고, 격동의 중국 현대사를 몸소 체험한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 최초의 미국인 공산당원 "문화대혁명 참가 후회"

마오쩌둥(왼쪽)과 시드니 리텐버그(오른쪽) <자료=미국의 소리(VOA)>

시드니 리텐버그는 1945년 미군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왔다. 세계 2차대전 종식 후에도 중국에 남았고, 중국 공산당 진영에 합류하여 공산당 이념을 전파하는 외국 전문가로 활동하게 됐다.

그는 1946년 중국 공산당 혁명의 성지인 옌안(延安 연안)에서 마오쩌둥(모택동)을 알게됐고, 당시 다른 공산당 핵심 지도자들과도 관계를 맺게 됐다. 공산당 지도부는 그를 중국 공산당 선전 기구였던 신화사 외국 전문가로 기용했다. 시드니 리텐버그는 이때 중국 공산당에 가입, 최초의 중국 공산당원 자격을 획득한 미국인이 됐다.

'타락한 부르주아' 민주국가 '미국'을 등지고 중국 공산당을 택한 그는 초기 중국 공산당에게 큰 신임을 얻었다. 1966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 행사에 초청돼 천안문 성루에서 마오쩌둥과 기념 사진을 촬영할 정도였다. 이때 그가 당시 공산당의 '경전'처럼 여겨지는 '마오쩌둥 어록(毛澤東語錄)'에 사인을 하는 사진이 인민일보에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공산진영에서 '미국인 공산당원'의 순탄한 생활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1949년 소련의 스탈린이 그를 국제간첩으로 지목하자 중국 공산당이 그를 체포했다. 간첩 혐의로 그는 6년여동안 감옥생활을 해야 했다. 1955년 스탈린 사망으로 석방된 시드니 리텐버그는 여전히 중국에 남길 원했다. 중앙라디오사업국에서 외국전문가 역할을 맡아 영어 원고를 감수했다. 또한 '마오쩌둥 선집(毛澤東選集)'을 영어로 번역했다.

위기는 또 다시 찾아왔다. 1966년 문화대혁명이 발발한 후 그는 '반동분자'로 찍혀 다시 옥살이를 하게 된다.

시드니 리텐버그는 당시 '민주혁명'으로 여겼던 문화대혁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외국인 공산당원으로 구성된 '백구은-연안조반단(白求恩-延安造反團)'에 가입하고, 문화대혁명을 전파하는 외국인 선봉자의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의 불길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됐고, 문혁에 적극 가담한 그는 오히려 배신자의 누명을 쓰고 감옥게 갇히게 된다. 미국 첩자 혐의로 그는 10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됐다.

훗날 그는 문화대혁명을 부인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문혁에 참가한 것에 후회감을 표시했다.

"문혁은 잘못된 것이었다. 무산계급 정권의 이론 자체가 틀린 것이었다. 그들은 독재의 방식으로 민주주의의 최고가치를 실현한다고 외쳤지만, 그들은 독재를 통해 더 많은 독재를 양산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저서에서 "공산주의 이념을 통한 새로운 세계 수립을 꿈꿨지만, 혁명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내가 한때 그 활동에 참여했다는 점이 오늘까지 나를 괴롭게 한다"라고 회고했다.

◆ 홍콩 민주주의 앞날에 일찍부터 우려 표명 

2016년 VOA와 인터뷰 당시의 시드니 리텐버그 

그는 1980년 중국인 아내 왕위린(王玉琳)과 함께 중국을 떠나 미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 생활은 힘들었지만, 중국 사회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 다양한 인맥을 자산으로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때마침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그의 자문을 필요로 하는 기업가가 많았다.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상 델의 창업자 마이클 델 등 미국의 걸출한 사업가들이 그를 찾았다. 한때 '국제 공산주의 전사'로 활약했던 그가 국제 자본주의와 손을 잡게 된 것이다.

그는 새로운 사회 건설을 이룩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사회주의에 대한 실상을 목도하고, 공산주의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  또한 미국에 돌아온 후 빈곤계층을 억압한다고 여겼던 자본가들이 실제로는 매우 치열하게 일하며, 굉장한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한때 '공산진영의 선전대' 역할을 했던 그는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의 가치를 누구보다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지난 2016년 VOA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홍콩의 사태를 매우 우려했다. 홍콩의 민주주의가 침해를 받는 것을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3년 후인 올해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당시 그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홍콩은 더많은 자치와 권리를 본토에 요구한다. (그러나 베이징은) 말썽을 부리지 않으면 더 많은 권리를 주겠지만, 말을 듣지 않으면 더 탄압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홍콩의) 청년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하지 말라고 할 것인가? 그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중국은 홍콩에 자유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가능하지 않다. 베이징이 정권을 잡고 있는한 그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정치개혁을 추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js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