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뮤직 페스티벌, 록이 저물고 인디·힙합이 떠오른 이유

기사입력 : 2019년09월25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9월25일 08:00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한때 뮤직 페스티벌의 선두주자였던 록 페스티벌이 자취를 감췄다. 국내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지며 3대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히던 ‘지산 록 페스티벌’은 개최 3일 전 공연을 전면 취소했다. 다른 록 페스티벌들 역시 예전과 같은 명성을 잃은 지 오래다. 이유가 뭘까. 

◆ 라인업으로 망가진 페스티벌…록이 설 자리 잃다

국내 뮤직 페스티벌은 7월부터 늦은 9월까지 딱 두 달간이 성수기다. 2006년과 2009년 각각 처음으로 개최된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과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은 국내에서 알아주는 록 페스티벌로 이름을 날렸다.

[사진=인천포트락페스티벌, 지산락페스티벌 홈페이지]

특히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은 2011년 공연이 열린 사흘간 약 10만명이 찾았고, 2012년 세계 최정상급 록밴드 라디오헤드가 밴드 결성 19년 만에 첫 방한하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이후에도 두 페스티벌은 노엘 갤러거, 푸 파이터스, 뮤즈, 트레비스, 언더월드 등 거물급 아티스트를 내세우며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아쉽지만 록 페스티벌의 명성은 길게 가지 못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경우 개최 3년 만인 2009년 아티스트 섭외를 담당한 옐로우나인과 계약이 종료된 후 라인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해외 아티스트들의 자리를 국내 밴드로 채우기 시작했다.

여기에 CJ ENM이 주최한 ‘지산 록 페스티벌’과 시기가 겹치면서 그나마 있던 명성도 ‘지산 록 페스티벌’에 빼앗기고 혹평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펜타포트’ 측은 일렉트로닉 뮤직을 주로 하는 이디오테잎과 로맨틱펀치 등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이미 거물급 뮤지션을 접하며 수준이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추기엔 역부족이었다.

나 홀로 명성을 이어가던 ‘안산 록 페스티벌’(페스티벌 부지를 지산에서 안산으로 옮기면서 명칭 변경) 역시 부지 불법 사용, 공연 내 폭행사건 등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공연의 헤드라이너 역시 록 뮤지션에서 일렉트로닉 뮤지션들로 점차 채워지면서 일각에서는 ‘록 페스티벌로서 노선을 잃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나름의 방식대로 페스티벌을 이어오던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최악의 사달은 올해 터졌다. 주최‧주관사 디투글로벌컴퍼니는 공연을 사흘 앞둔 지난 7월 23일 “이번 페스티벌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공연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고 돌연 취소 소식을 밝혔다.

[사진=펜타포트, 지산밸리 페스티벌 홈페이지]

이어 “제작자들 간 소통의 부재, 타국 콘텐츠에 의존해 캐스팅해야만 하는 환경 속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경쟁으로 더욱 위험한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다.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주관사에 업무 능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라인업으로 흔들린 록 페스티벌은 또 있다. 바로 부산에서 개최된 ‘부산 인터내셔널 록 페스티벌(부산 록 페스티벌)’이다. ‘부산 록 페스티벌’은 지난해 7월 27~28일 양일간 열린 공연에서 god와 일렉트로닉 그룹 케미컬 브라더스를 헤드라이너로 내세웠다.

록 페스티벌에서 일렉트로닉 그룹을 헤드라이너로 세운 것은 흔히 볼 수 있던 일이지만, 대중음악을 하는 god는 모두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이처럼 공연이 비슷한 시기에 열려 라인업이 분산됐고, 공연 주관사는 헤드라이너급 뮤지션을 데려오기 위해 경쟁을 펼치다 보니, 피해는 오롯이 관객이 입는 상황이 벌어졌다.

◆ 록 대신하는 인디와 힙합…‘상생’하지 못한 결과

록 페스티벌이 라인업으로 인해 망가지기 시작했고, 이를 바라보는 대중 역시 이전과 같지 않은 분위기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록 페스티벌의 빈자리는 인디음악과 힙합이 차지하면서 또 다른 ‘뮤직 페스티벌’ 문화가 만들어졌다.

[사진=그랜드민트페스티벌,그린플러그드 경주 홈페이지]

현재 국내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만 10개가 넘는다. 현재 모든 공연에는 록 뮤지션 이름 대신 인디, 힙합 가수들이 올라가 있다. 인디신에서 루키로 떠오르는 그룹부터 힙합신에서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출연을 확정, 많은 팬들이 다양한 페스티벌을 골라 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페스티벌 개최 시기 역시 록 페스티벌과 겹치는 것이 아닌 시간차를 두고 열리면서 뮤지션들도 ‘겹치기 출연’이 아닌, 각 공연에 각기 다른 세트 리스트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인디, 힙합 가수들이 록의 자리를 대신한 것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다.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인디 음악과 힙합 음악이 선보여지거나, 뮤지션들이 발굴되면서 대중의 수요 또한 급격히 커지게 됐다. 수요가 커지면서 인디, 힙합은 자연스레 국내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반면 록은 점차 대중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록 페스티벌은 마니아층이 탄탄해 공연을 주최하면 나름 호황을 누렸다. 국내에서도 입지를 잘 다진 공연이 생겼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록은 비주류 음악이고, 마니아적인 사운드를 많은 대중이 시간과 돈을 투자해 듣지 않는다. 록이 국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라인업인데, 국내에서 록을 하는 그룹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얼마 있지도 않은 신인들만 세우는 것도 무리다. 몇 개 있지 않는 공연사는 라인업으로 경쟁을 벌이기 일쑤고, 굵직한 해외 록 가수들을 섭외하자니 비용 부담이 커진다. 그러다보니 새로울 것 없는 라인업이 반복돼 축제가 망가지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결과가 초래됐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더군다나 록 페스티벌이 모두 비슷한 시기에 열리면서 공연을 준비하는 시기에는 주관사끼리 눈치게임이 벌어졌다. 국내 록 페스티벌이 흥행할 수 있는 여지는 다분했지만, ‘상생’이 아닌 비슷한 시기에 공연을 열어 ‘서로 죽이기’를 택한 게 모두의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alice0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이용자 1천명, 공동손배소 예고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1천여 명이 SKT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공동소송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약 1000명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21일 오후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보안 담당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4.05.21 yym58@newspim.com 대륜은 "집단소송 신청자는 1만 명 이상이나 서류 취합까지 완료된 분들에 한해서만 1차 민사소장 접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소장을 접수한 이후에도 2차 소장 모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장기간 해킹에 노출된 정황이 있으며 피해자들은 유심 교체 등으로 현실적인 불편을 겪었다"면서 "SKT는 보안에 소홀한 반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고,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나 경위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KT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에 있어 구조적인 소홀과 의도적인 비용 감축 정황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동소송이란 원고 또는 피고 혹은 그 쌍방이 여러 사람일 경우, 즉 소송주체가 다수일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사건처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다수의 피해자가 함께 소송에 참여한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와 SKT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전날(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geulmal@newspim.com 2025-05-22 12:49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