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스포츠 국내스포츠

속보

더보기

[김경수의 버디&보기] 고진영-박성현의 '어릴적 골프 빚'을 대하는 대조적인 태도

기사입력 : 2019년10월28일 08:47

최종수정 : 2019년10월28일 08:47

高, "부모님이 골프선수로 키우면서 많은 빚져…프로데뷔 때부터 몇년간 빚 갚는데 주력하느라 더 강해져"
朴, 세계적 선수로 키워준 아버지 외면…아버지는 빚 갚지 못해 고소당하고 단칸방에서 생활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최강이 된 것은 20년이 채 안된다. 박세리가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골프붐이 일었고, '세리 키즈'가 성장하면서 세계 무대를 주름잡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을 골프 선수로 키우려는 부모가 적지 않았다. 세계적 선수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5%도 안됐지만, 큰 맘 먹고 아이들을 골프장으로 이끌었다.

국내에서 아이들을 골프선수로 키우려면 1년에 1억원이 든다는 것이 통설이다. 교습·라운드·장비·연습·대회출장·전지훈련 등 에 드는 각종 비용을 합하면 그 정도는 나온다고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골프에 입문시킨 후 프로로 전향해 상금을 탈 때까지를 약 10년으로 본다면 거기에 간 들어가는 돈은 약 10억원이 된다는 얘기다.

2016년 KLPGA투어 보그너 MBN 여자오픈에서 함께 플레이하고 있는 고진영(왼쪽)과 박성현. 당시 이 대회에서 박성현은 투어 6승째를 거뒀고, 두 선수는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1,2위에 올라있다. 국내에서 골프선수로 크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고진영의 언급으로 드러났다. [사진=KLPGA]

골프 선수의 부모가 모두 경제적으로 넉넉한 것은 아니다. 27일 부산에서 끝난 미국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를 차지한 후 '올해의 선수'로 확정된 고진영(24)은 기자들에게 "프로데뷔 해인 스무살 때부터 골프하면서 진 빚을 갚느라 주력했고, 그 빚은 프로 4년차가 될 때까지도 남아있었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어릴 적 집안사정이 어려울 때 골프를 했어요. 부모님이 맞벌이하면서 내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하고 생각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지요. 2013년에 프로가 됐지만 나로 인해 부모님이 진 빚이 많았습니다. 내가 갚아야 한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5승, 6승을 거둘 때까지 빚이 없어지지 않았어요. 그 때문에 오해도 받았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강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나가는 세계랭킹 1위 선수에게서 이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선수는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울컥했고, 듣는 기자들도 짠했다.

지난해 미국무대로 나간 고진영은 KLPGA투어에서 10승, 미국LPGA투어에서는 올해 4승을 포함해 6승을 기록중이다. 상금만 해도 국내에서 약 30억원, 해외에서 45억원 등 총 75억원으로 적잖은 액수를 벌었다. 여기에 타이틀 스폰서와의 계약금이나 우승 보너스 등을 합하면 더 늘어난다. 그런데도 빚 갚느라 주력했다니, 골프선수 하나를 키우려면 부모 허리가 휘어진다는 말이 실감난다.

고진영의 됨됨이를 엿볼 수 있는 사례이나, 어찌보면 당연지사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그런데 고진영과는 대조적인 행보를 하는 선수가 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 박성현(26)이다.

박성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 감독이던 아버지 박경철씨의 손에 이끌려 골프에 입문했다. 2012년 프로로 전향해 2016년까지 국내에서 활동하는 동안 K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을 비롯해 총 10승을 거뒀다.

2017년 미국LPGA투어에 진출해서도 그 해에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한 후 현재까지 7승을 기록중이다. 그가 획득한 상금은 국내에서 22억여원, 해외에서 63억원 등 총 85억원에 달한다. 올해 필리핀 리조트&카지노업체 솔레어와 거액의 스폰서십 계약을 맺기도 했다.

박성현도 고진영 못지않게 어려운 환경에서 골프를 배웠다. 그 아버지 역시 주위에서 조금씩 돈을 빌려 딸의 골프 비용을 충당했다.

박성현이 프로로 전향하자, 그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줬던 사람들이 상환을 요구했다. 박씨가 제때 돈을 못갚자 채권자는 그를 고소했고, 한꺼번에 목돈을 마련할 수 없었던 그는 8개월간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박씨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딸이 하루가 다르게 좋은 성적을 내고 KLPGA투어에서 우승 소식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딸은 유명해지면서 아버지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오늘을 있게 한 아버지였으나, 남들앞에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박성현과 그 어머니는 미국 진출 전에 아버지를 만나 이혼을 요구했다. 빚을 갚는데 쓰일 얼마간의 돈, 거주할 방, 월 200만원의 생활비 송금 등을 해준다는 조건으로 공증까지 받았다. 수중에 아무것도 없었던 아버지는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박성현이 미국 진출 후 승승장구하자, 드러나지 않았던 채권자가 또 나타났다. 빌려준 누적원금 4000만원에 경과이자 약 1억원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이곳저곳에서 돈을 끌어모아 5000만원을 공탁했으나 검찰은 최근 그를 또 사기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씨는 서울 강서구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다. 그 흔한 차도 없다. '상금 수입만도 엄청난 세계적 선수의 아버지가 저렇게 살 수 있는가'는 말을 여러차례 들었다. 그동안 두어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도 했다.

그런데도 박성현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빚을 다 갚아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성현과 그 어머니는 뜰이 딸린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박성현은 약 2주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들어온 후 국내에 머물러왔다.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불참하고, 31일 시작하는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LPGA에 출전한다.

박씨는 이번에도 딸과 그 어머니,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현재까지 별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중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자신을 낳아서 길러준 아버지를 외면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죠. 아버지 때문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여자 골프선수가 더러 있었으나 잘 해결되지 않았습니까. 은퇴한 A선수의 아버지는 딸이 프로로 데뷔할 당시 사업이 잘 안 돼 피해다니다시피 하다가 딸의 성공으로 버젓이 돌아왔지요. B선수의 아버지는 사행성 시설에 드나든다는 풍문이 있었고, C선수의 아버지는 국제 대회에서 불미스런 일로 구설에 올랐으나 지금은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D선수는 아버지가 세금 문제로 매스컴에 올라 눈총을 받았으나 잘 해결됐는지 조용하잖아요."  박성현을 잘 아는 지인의 말이다.

고진영이 말하지 않았으면 그냥 넘어갔을 지도 모를 일이 불거졌다. 고진영과 박성현은 세계랭킹 1,2위를 다투고, 내년 도쿄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기에 더 비교가 된다. ksmk754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