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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태동한 한국 비디오아트, 30년 역사를 압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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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90년대 한국 비디오 아트 재조명
백남준 등 국내 비디오 작가 60여명 작품 소개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1970년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비디오아트 30여 년을 조망하는 기획전 '한국 비디오아트 7090:시간 이미지 장치'를 오는 28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부제가 보여주듯 시간성과 행위, 과정의 개념을 실험한 1970년대 비디오아트와 1980~1990년대 장치적인 비디오 조각, 영상 이미지와 서사에 주목한 1990년대 후반 싱글채널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한국 비디오아트의 세대별 특성과 변화를 조망한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현기, 무제, 1979, 돌(14개), 모니터(1대), 120x260x260c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1.27 89hklee@newspim.com

국내 비디오 작가 60여 명의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 비디오아트 30년의 맥락을 재구성하고 그 독자성을 탐색한다.

한국의 비디오아트는 1970년대 김구림, 박현기, 김영진, 이강소 등 소수 작가들에 의해 시작됐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전으로 당시 실험미술가들은 반영성과 시간성, 비물질성과 같은 매체적 특성을 활용해 개념과 언어, 시간성, 행위, 과정을 탐구했다.

비디오 카메라가 대중적이지 않던 1970년대 대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대구현대미술제'(1974~1979)는 다시 예술가들이 퍼포먼스, 비디오, 필름, 설치, 프로세스아트 등을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었던 장으로서 한국 비디오아트의 역사에서 주요한 사건으로 기록된다.

전시장에 소개된 김구림의 작품 '걸레'는 1974년 10월 스위스 로잔 장식미술관에서 개최된 '임팩트 아트, 비디오 아트 74'전 출품작이다. 걸레를 닦는 행위와 과정에 주목한 작품으로, 걸레질을 할수록 걸레는 더러워지고 까맣게 돼 조각조각 흩어지는 과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즉,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 비디오 아트 7090'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1.27 89hklee@newspim.com

김구림이 작가로서는 꽤 이른 시기에 제작한 영화 '1/24초의 의미'도 현장에서 볼 수 있다. 16mm 필름으로 제작한 것으로 1초에 24컷이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1/24'로 제목을 지었다. 흑백과 컬러가 혼재돼 있고 달리는 차 안에서 본 삼일 고가도로, 세운상가, 고층빌딩, 육교, 옥외 광고판, 방직 공장 등 당시 근대화된 서울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배회하는 한 도시인의 권태로운 장면도 중간에 등장한다. 속도감과 도시에서 소외되는 인간의 모습을 대비한 점이 특색있다.

박현기 작가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비디오 매체를 기반으로 퍼포먼스, 설치, 오브제 등을 선보인 한국의 1세대 비디오 작가다. 그 역시 '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하면서 실험적인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작품 '무제'가 관람객과 만난다. 돌 사이에 돌의 영상을 담은 모니터를 쌓아올린 '무제'는 실재하는 돌과 허상(영상)을 중첩시킨 형상으로 실재와 허상, 그리고 가상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1980~1990년대에는 기술력과 뉴미디어를 동반한 비디오아트가 본격 전개된다. 특히 1987년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과학기술진흥정책이 펼쳐지면서 비디오 아트는 새 시대의 자유로운 감수성을 표현하는 매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1991년 미술과 과학의 결합을 표방한 예술가 그룹인 '아트테크'가 결성됐고 '미술과 테크놀로지'(1991), '과학+예술'(1992), '인간과 기계:테크놀로지 아트'(1995) 등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는 전시가 다수 개최됐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육근병의 '풍경의소리+터를 위한 눈' 2019.11.27 89hklee@newspim.com

이 시기를 가늠하게 하는 작품으로는 육근병의 '풍경의 소리+터를 위한 눈'과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들 수 있다. 육근병은 1980년대 후반 이후 현재까지 활발하게 작업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비디오아트 작가로 영상과 조각, 설치, 회화,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그의 '풍경의 소리+터를 위한 눈'은 무덤에 눈의 영상이 담긴 모니터가 박힌 형태다. '눈'은 육근병의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데, 죽음을 상징하는 무덤에 박힌 눈은 육신이 사라진 영적 존재, 과거와 현재를 직시하는 영적 심성을 상징한다. 작가는 '눈'을 세상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나와 타인이 서로 공감하는 상호 소통의 창구로 봤다. 이 작품은 1989년 상파울루비엔날레, 1992년 카셀도큐멘타9에 출품돼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은 2019년 다시 제작한 것이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 1984, 비디오, 38분, 미국 영상자료원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1.27 89hklee@newspim.com

백남준의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1월 1일 전 세계에 생방송된 백남준의 텔레비전 위성 지구촌 쇼를 영상으로 편집한 작품이다. 위성을 이용해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와 프랑스 파리를 실시간 연결해 예술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위성쇼TV를 기획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매스 미디어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이 쇼를 위해 로리 앤더슨, 피터 가브리엘, 존 케이지, 머스 커닝햄, 앨런 긴저버그 등 10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했고 상호소통의 매개체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송주한, 최은경의 '매직 비주얼 터널'(1993/2019)2019.11.27 89hklee@newspim.com

1980년대 후반 이후 본격적으로 전개된 비디오 조각은 1990년대 중후반까지 이어진다. 여러 개의 텔레비전을 오브제처럼 쌓거나 중첩시키는 비디오 조각은 영상 편집기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이전인 1990년대 중후반에는 새로운 경향으로 받아들여졌다. 즉, 조각의 물리적 움직임과 움직이는 영상을 결합한 키네틱 비디오 조각이다.

1990년대를 지나며 김영진, 육태진, 김해민, 김창겸, 조승호, 나경자 등은 새로운 감각의 테크놀로지 실험을 넘어 기억, 고고학적 탐구, 문질문명에 대한 비판, 인간의 숙명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는 김영진의 '액체-투명한 상실의 그림자', 문주의 '시간의 바다', 조승호의 '분석' 등을 볼 수 있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주, 시간의 바다, 1999(2019년 재제작), 키네틱 및 비디오 영상 설치, 350x50x240cm, 작가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19.11.27 89hklee@newspim.com

아울러 신체와 성, 여성주의를 담론화한 작품, 구 소련의 해체와 냉전 종식, 남북문제를 비롯해 대중소비문화를 보여주는 비디오 아트작품도 소개하고 있다.

김형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한국의 비디오아트 작가에 대해 "비디오의 기술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하게 바라본 것은 비디오 철학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디오아트를 통해 시선과 태도의 전환으로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강조했다.

윤범모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비디오아트의 태동과 전개 양상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 향후 그 독자성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한 초석"이라며 "국내 비디오아트의 담론과 비평, 창작에 유의미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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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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