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아들 범행에 50대 어머니는 방조
법원 "재범 우려되나 가정환경 등 영향"...집행유예 선고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마트에서 물품을 훔치고 타인의 차량을 무면허 상태로 운전한 20대 남성과 이를 방조한 어머니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별다른 생계수단이 없고, 불우한 가정환경이 범행에 영향을 끼친 점 등이 참작됐다.
30일 서울북부지법에 따르면 A(22) 씨는 지난 1월 19일 오후 5시쯤 서울 중랑구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직원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진열대에 있던 고기 2팩을 어머니 B(52·여) 씨의 가방에 넣었다. 다른 고기 팩 1개도 자신의 점퍼 안에 숨겨 나오면서 총 2만5000원 상당의 물품을 훔쳤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이들은 지난 4월 2일 오후 8시 40분쯤에는 서울의 한 모텔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승용차의 문을 열어 물건을 훔치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B씨가 계단에서 망을 보고 A씨가 차량 안을 물색하던 중 CC(폐쇄회로)TV를 확인하고 내려온 피해자에 의해 적발됐다.
이후에도 A씨는 지난 6월 2일 0시 35분 렌트카 회사 소유 차량 창문이 열린 것을 보고 문을 열고 들어가 왕복 40km가량을 차량 소유자 몰래 운전했다. 더욱이 A씨는 당시 무면허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에게 "사고를 내면 안 된다. 빨리 타고 갖다 놓아야 된다"며 조수석에 동승하는 등 범죄를 방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씨는 특수절도, 특수절도미수, 자동차불법사용,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 운전)으로, B씨는 자동차불법사용방조, 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B씨의 경우 특수절도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6단독 최상수 판사는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정신심리치료강의 수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불안정한 가정환경이 범행에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A씨의 부친이자 B씨의 남편은 지속적인 음주와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점을 참작해 재판부는 이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되, 재범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A씨가 직업이 없고 B씨도 자립능력이 없으며 가정환경 또한 불안정해 재범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으며 피고인들은 이 법정에서 잘못을 반성하며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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