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지시로 자택·교수실 PC 하드디스크 교체 등 증거은닉 혐의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직전 정경심(58) 동양대 교수 지시로 정 교수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 일가 자산관리인 김경록(38) 씨가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준민 판사는 7일 오후 2시 10분 증거은닉 혐의로 기소된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C) 김경록 씨의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부정 입시 및 가족 투자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0.23 mironj19@newspim.com |
김 씨 측은 이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있다"며 "증거은닉 범행이 인정된다하더라도 PB라는 피고인의 직업과 브이아이피(VIP) 고객이라는 정 교수의 지위 등을 고려해 법이 허용하는 최소한의 형을 선고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 측은 다만 "공소장에 기재된 범행에 대해 각 범죄 시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포괄일죄로 기소한 것인지 경합범으로 기소한 것인지 불분명해 피고인 방어권 행사를 위해 이를 분명히 해달라"고 검찰에 석명을 요구했다.
검찰은 이에 "피고인을 포괄일죄로 기소한 것이 맞다"며 "정 교수의 지시를 받고 자택과 교수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교체·반출·은닉한 일련의 행위는 모두 정경심의 증거를 은닉한다는 단일한 범위 아래 이뤄진 것으로 시간적·장소적으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형이 가중되는 실체적 경합보다 포괄일죄로 기소하는 것이 피고인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 아들이 김 씨에게 직접 "형, 그냥 이거 구매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내일 모레 배송인데 어머니가 괜찮대요"라는 취지로 새 하드디스크를 구매해달라는 취지 문자를 보낸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법원은 이날 사건 증거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5얼 22일 오후 2시 30분 2차 공판기일을 열어 김 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 수사결과 김 씨는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 직전인 지난해 8월 28일 '압수수색에 대비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야 한다'는 정 교수 지시를 받았다. 그는 정 교수로부터 신용카드를 받아 서울 남부터미널 인근 전자상가에서 하드디스크 2개를 구입하고 이를 정 교수 자택 PC 하드디스크와 교체했다.
김 씨는 이후 정 교수와 함께 정 교수의 동양대 교수실 PC 본체를 반출한 뒤 앞선 하드디스크들과 이를 자신의 승용차와 헬스장 보관함 등에 숨겨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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