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상원' 법제사법위원회 권한 축소..."국회법 바꿀 것"
"숙의 총량은 유지하되 결정 속도는 빠르게 하자"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체계·자구심사는 해당 법안이 상위 법률에 충돌하는 지점은 없는지, 헌법에 어긋나는 점은 없는지 심사하는 절차다. 발의된 법안은 각 소관 상임위원회 의결과 법사위 심사를 거쳐야만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다. 이런 탓에 법사위는 단원제 쳬계인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원내대표는 체계·자구 심사 절차를 각 소관 상임위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법사위 체계·자구 수정 권한은 아주 오래 전 국회에 법률 전문가들이 부족할 때 다른 법과의 충돌 여부나 위헌소지 여부를 한 번 더 걸러내자는 취지였다"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05.10 kilroy023@newspim.com |
김 원내대표는 이어 "(법사위를) 악용하거나 또는 한두 의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법이 있으면 지체시키는 등 횡포에 가까울 때도 있었다"며 "법사위는 법제사법과 관련한 정부부처 소관 역할에 충실하자는 제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권한 폐지는 국회법을 수정해야 한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17대 국회에서부터 야당이 맡아왔다는 관례가 있는 만큼 야당과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국회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되돌린다는 측면에서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며 "주호영 원내대표가 서울에 올라오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원내대표는 '상시 열리는 국회'를 위해서도 국회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예견된 경제위기가 도래할 만큼 더욱 시급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원내대표는 "정해진 날짜에 본회의도 열고 상임위도 열고 각 상임위 법안소위도 열리게 하자는 의미"라며 "국회에 들어오지 않거나 불참하거나 혹은 장외로 나가 국회를 공전시키게 할 경우에는 벌칙을 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외국 사례를 보면 세비 삭감을 하고 회의 출석을 금지시키는 나라도 있다"며 "숙의의 총량은 유지하면서 결정의 속도는 빨리하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더더욱 지금 코로나 위기 대응을 해야 되는데 방역과 경제에 있어서 속도가 늦으면 적시에 대응을 할 수 없다"며 "정부의 시스템과 국민의 의식이 잘 어우러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데 국회도, 정치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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