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관료들, 파우치 소장 '왕따'하는 중
포브스 "보건차관보와 재난관리청장 앞장 설 듯"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백악관 코로나19(COVID-19) 대응 태스크포스(TF) 소속이자 미국 최고의 질병 전문가로 통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장이 업부에서 배제되고 있다.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번번히 의견충돌을 보이면서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출근을 안 하고 있고, 다른 관리들 역시 '눈치껏' 그를 멀리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에 따르면 지난 수개월간 TF팀에서 주요 역할을 맡았던 파우치 소장은 최근 한 다 동안 백악관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미국 내 신규 감염자 수가 급증세인 상황에서 최고 질병 전문가가 출근하지 않는 다는 것은 예상치 못한 소식이다.
최근 들어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의견 충돌이 잦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파우치 소장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통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에 대해 "좋은 사람이지만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미국이 코로나19 사태 심각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에 대해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 고위 행정부 관리는 WP에 파우치 소장이 "더이상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 하지 않는다"며 그가 마지막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 6월 첫째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이 조만간 해임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파우치 소장을 해임시킬 순 없는 분위기다. 행정부 소식통은 파우치 소장이 50년 넘게 정부 공무원으로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괜히 해임시키겠다고 했다가 대중의 반발이 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 측근들은 그가 스스로 자리를 내놓지 않을 거라고 알렸다. 현재 행정부와 갈등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이란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파우치가 사표를 낼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단,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만이 문제가 아니게 됐다. 바로 눈치를 보는 보건 관리들이 파우치와 거리를 두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브렛 지로어 미 보건복지부(HHS) 차관보는 이날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잘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파우치 소장에 대해 "그가 100% 올바른 건 아니다"라며 "그가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말할 때 전반적인 국가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우치 소장의 생각은 매우 좁은 공중보건 시야로 보고 있는 것이며, 예컨데 경제 타격 등 다른 요인들은 일절 고려하지 않은 권고들을 내놓는다"고 꼬집었다.
보건 당국 관리가 백악관의 질병 전문가를 대놓고 지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포브스(Forbes)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로어 차관보와 피터 게이너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을 조만간 TV방송으로도 중계되는 코로나19 브리핑에 합류시킬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파우치 소장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