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로이터통신, 국무부 차관 전자우편 답변 토대 보도
블룸버그 "나스닥 공모요건 강화 방안, 중국이 제일 타격"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회계감사와 관련한 합의를 곧 파기한다고 한 고위 회계감독 관리가 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SYE)에서 한 트레이더가 마스크를 쓰고 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근무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발전·에너지 및 환경 부문 차관은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회계 특혜 폐기) 조치가 임박했다"며 "이는 국가 안보 사안이다. 미국의 주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 기업을 불리하게 만들며, 미국의 탁월한 금융시장 표준이 훼손되도록 계속 내버려 둘 순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양해각서(MOU) 형태로 지난 2013년 체결한 이 합의는 PCAOB가 중국 상장기업에 대한 회계감사를 직접 하지 않고, 감사 문건을 CSRC로부터 전달받는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에 PCAOB는 중국 회계법인들을 감사할 수 없고 중국 당국은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었다. 카라크 차관은 중국 당국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회계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 오랜 불만이였다며, 투명성이 결여돼 더는 중국에 정보제공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한 행정부 관리와 세 명의 전직 백악관 관리는 로이터에 과거에도 백악관에서 회계특혜 합의 폐기가 논의됐다고 알렸다.
앞서 지난 6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PCAOB를 감독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이 클레이턴 위원장을 비롯한 관리들에게 중국 기업의 미국 회계규정 위반으로 피해를 보는 미국 투자자들을 보호할 조치를 60일 안에 마련하라고 지시했었다.
'대(對)중 강경파'인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 기업이 금융 투명성과 책임성을 위한 규정과 법규를 대놓고 위반하도록 한 MOU였다"고 평가하며 폐기 조치는 "진작에 시행했어야 한다"(long overdue)고 말했다.
미국이 언제 합의 해지를 통보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효력은 중국 측에 통보 후 30일 뒤에 공식 종료된다.
로이터는 합의가 폐지되도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기존에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직접적으로 위협받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나스닥도 중국기업의 공모를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나스닥의 서류를 입수한 결과, 최소 자금조달 기준과 감사인 요건 강화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규정이 중국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도록 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SEC의 승인이 필요한 이번 나스닥의 새 규칙은 공모에 나서는 외국기업은 최소 2500만달러를 모으거나 상장 후 시가총액의 최소 4분의 1 이상은 모아야 한다는 최소 공모액 요건을 포함한다. 이 요건은 국가 안보나 법률 상의 이유로 당국의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나라의 기업에 적욛된다.
나스닥은 중국을 벨기에, 프랑스 그리고 홍콩 등과 함께 기업 재무 정보와 감사 세부 내역의 공유를 거부하는 나라로 보고 있다. 통신은 지난해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 29곳 중에서 이 요건이 있다면 상장 못했을 기업이 10곳에 달한다고 전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