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요양보호사로 일하시는 어머니가 아스트로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요양보호사의 자녀라고 밝힌 청원인은 "백신 접종후 약 3일 동안 몸살을 앓은 뒤 4일째부터 고열과 두통으로 인한 어지럼증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 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3일과 4일에도 가족이 AZ 백신을 접종 한 뒤 이상증세가 나타났다는 글이 국민 청원 게시판에 게재됐다.
최현민 사회문화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인 AZ 접종 뒤 이상반응 등으로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고 접수된 이상 반응 중 대부분은 백신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우선 접종 대상자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접종 대상자들의 자녀들은 "혹시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니 이번에 접종을 거부하고 하반기에 맞으면 안되냐"며 접종을 미루라고 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정부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인식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1.4%가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3월 1차 조사 때와 비교하면 6.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반면 '받지 않겠다'는 반응은 6.7%포인트 상승한 19.6%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자칫 지난해 있었던 '독감 백신 포비아'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0월 16일 독감 백신을 맞은 10대 고등학생이 이틀 만에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이후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급증했다. 당시 독감 접종과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례는 없었지만, 당초 접종률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올해 11월까지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9일 0시 기준 전국 코로나 백신 1차 접종 국민수는 367만4682명으로 전체 7.09%, 2차 접종 마친 국민수는 50만1539로 0.97%에 불과하다.
금일부터 만 65~69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접수가 시작된다. 정부는 상반기 1300만명 접종 목표 달성을 위해 예방접종 독려에 나설 전망이다. "접종 대상자가 아니어도 '노쇼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백신 접종의 위험보다 이득이 더 크다"며 독려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국민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백신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해소시키기 위해선 인과관계와 상관 없는 포괄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접종 이후 이상 증세를 보이는 문제에 대해 인과관계 입증책임을 피접종자가 아닌 정부가 지고, 배상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미 국민들은 접종 후 이상증세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접종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백신에 대한 믿음을 주고, 백신 접종으로 인해 이상증세를 보이는 데 있어선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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