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ANDA 칼럼] 시나리오 없는 '탄소중립'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기업들 이미 절박..정부, 규제 '시나리오'로 발목잡기 없어야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탄소중립', 이 네 글자가 주는 의미는 크다. 탄소중립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과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탄소중립'은 간단한 게 아니다.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뜻한다. '그깟 이산화탄소 줄이는 게 뭐가 대수인가'라고 단순히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

현재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은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에서 나온다. 아직 인류는 석유와 석탄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석유와 석탄은 18세기 '산업혁명'을 이끈 원동력이다.

산업혁명은 기술적 진보만 가져온 게 아니다. 기존 질서를 뒤흔든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됐다. 산업 발달에 따른 부르주아 계급 성장과 빈부격차 등이 대두되며 귀족제 중심의 기존 질서를 송두리째 바꿔버린 계기가 됐다. 공산주의 태동도 산업혁명에 따른 신분제 재편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18세기 중반 태동해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250여년간 '산업혁명'이 풍미했다면 21세기는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탄소혁명'이 세상의 질서를 주도할 태세다. 화석연료의 시대는 가고, 이산화탄소 없는 에너지와 동력원에 집중하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은 많은 것을 얻을수도,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산업혁명을 뛰어넘을 수 있다. 자동차 산업만 보더라도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탄소중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GM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중단은 선언했다. 볼보는 이에 앞선 2030년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도 2040년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기, 수소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삼는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내연기관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은 일자리도 함께 자취를 감춘다는 뜻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드는 데 쓰이는 부품은 대략 2만개라고 한다. 2만개를 만드는 부품 공장이 필요없게 되고, 그곳을 일터로 삼는 사람들도 밥벌이를 잃게 된다. 공장 뿐만이 아니다. 공장 인근 식당은 줄어든 노동자들로 매출이 하락하고, 주머니에 돈이 사라진 사람들로 소비가 위축돼 경기는 힘겨운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다.

기계가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을 벌이던 18세기처럼 탄소중립을 거부해도 소용없을지 모른다. 탄소중립은 거부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전세계적인 흐름을 거스를 수도 없다. 글로벌 시장이 탄소중립화에 박차를 가하는 마당에 구한말 대원군 시절마냥 '우리 식대로 산다'도 통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모든 산업분야에서 탄소중립이 가속화되면서 코로나19 시대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기업들은 알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를 2050년으로 잡았지만, 아직 30년이라는 세월이 남았다고 느긋하지 않다.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환경에 사회, 지배구조까지 개선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 생존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을 깨닫고 발빠르게 움직인다.

기업들이 움직이는 것은 절박함 때문이다. 상품을 만들고 팔려면 탄소중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기, 수소에너지 발굴에 힘을 모으고, 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반면 기업에 비해 정부는 다소 느긋해 보인다. '2050 탄소중립'을 대대적으로 외치고 기업들에 대한 지원 강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국의 탄소중립실현을 위한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는 '탄소중립위원회'다. 탄소중립위원회는 산업계·시민사회 등과 소통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이행을 주도한다는 명분으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됐다.

구성도 짱짱하다. 국무총리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18개 관계부처 장관과 기후·에너지·산업·노동분야 전문가, 시민사회·청년 등 각계를 대표하는 민간 위원 77명을 포함한 9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출범식은 지난 5월 29일 이뤄졌다.

시나리오를 짜는 것은 탄소중립위원회의 몫이다. 10월에 구체적인 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1일 발표를 통해, 7월 안에 2050 시나리오안을 마련하고, 8월 산업·노동·청년·시민사회·지자체 등 각계 의견수렴, 9월 국민정책참여단 대국민토론회, 국민 온라인 설문조사 등을 거쳐 10월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마치겠다는 방안이다.

어찌보면 5월에 출범해 10월 5개월 만에 시나리오를 내놓겠다는 점이 스피드있게 보이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적 흐름을 고려하면 일각에서는 느긋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도 5월말 출범한 위원회가 급박한 일정 속에서도 여러 절차를 고려해 10월에 시나리오를 내놓는다는 점은 이해된다. 하지만 내놓을 시나리오가 '탄소중립'이 아니라 정부 입맛에만 치우친 '탄소편향'이 될지 우려스럽다.

원래 '관의 습성'은 규제다. 민간과 관이 공동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고는 하지만 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지도 의문이다.

10월에 발표될 시나리오는 '하나마나한 소리'와 '규제만 가득한 소리'로 나열돼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십수장에 가득 적어 넣은 미사여구보다 오히려 '과도한 일탈만 규제하고 기업들의 탄소중립 방향을 적극 지원하면서 노동자와 상생 모색에 힘쓰겠음'이라는 한줄짜리 시나리오로 만들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기업들은 시나리오없는, 각본없는 전쟁에 돌입한 지 오래다. 차라리 시나리오가 없는 게 나을수도 있겠다. 시나리오가 발목을 잡는다는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 시나리오다운 시나리오를 기대해 본다.

fair7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