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개발제한구역 땅을 사들인 뒤 1만여 명에게 웃돈을 받고 팔아넘겨 1300억원의 차익을 챙긴 기획부동산 일당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최선재 부장판사는 5일 오전 사기,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기획부동산 업체 대표 A씨 등 4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02.19 mironj19@newspim.com

A씨 등 측은 "범죄행위가 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고 사업을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은 땅을 판매할 때 사실대로 알려줬고 속인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소된 사건 대부분이 무혐의 처리됐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무혐의 사건을 다시 수사해 다시 기소됐다"며 "현재 공소장에 1700억여원의 땅을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중 사기로 분류된 것은 수억원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관련해서는 "공소사실에는 3단계의 직급체계를 마련했다고 기재돼있지만, 판매팀장과 판매사원 등 2단계에 불과하며 다단계 구조는 아니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경기 동두천·시흥·안산·하남시 등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400필지를 사들인 뒤 지분을 쪼개 1만여명에게 웃돈을 얹어 되판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경매회사'라는 이름을 이용해 부동산 경매 전문가 행세를 하며 대부분 임야소유자와 매매계약만 체결한 상태에서 자기자금 없이 매수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400억원 가량에 매입한 토지를 팔아 챙긴 차익은 1300억원에 달한다. 판매한 토지는 대부분 급격한 경사 등으로 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으로 시작된 부동산 투기 수사와 관련, 최근 5년간 기획부동산 등 과거 사건을 재검토해 필요하면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4~5월 검사 수사 개시 가능 사건을 직접 수사해 A씨 등 다단계 기획부동산 대표 및 임원 17명을 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9일 오전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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