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서울시

속보

더보기

[폭염 비상] "찜통 더위도 버티는 게 일상이에요"...쪽방촌, 코로나·폭염 '이중고'

기사입력 : 2021년07월18일 13:17

최종수정 : 2021년07월18일 17:48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체감온도 35도를 웃돈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약 200m 떨어진 쪽방촌.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크기의 방에서 김모(71) 씨는 연신 땀을 닦아냈다.

문이 훤히 열려 있지만 바람은 거의 통하지 않았다. 창문도 없는 방 안에 놓인 생수병은 방 내부 열기로 이미 미지근해진 상태.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지만 뜨거운 바람만 내뿜는다. 다리가 불편해 밖에 나가기도 힘들다는 김 씨. 그는 "더워도 버티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전국 폭염특보가 발령된 지난 15일.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에 살고 있는 김모 씨가 연신 땀을 닦아내고 있다. 2021.07.15 parksj@newspim.com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가운데, 이곳 주민 대부분은 에어컨 없이 버티고 있었다. 영등포에 정착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김모(63) 씨는 집 밖으로 나와 그늘에 앉아 있는 게 일과다. 에어컨 없는 방에서 도저히 견딜 수 없다는 것.

그는 "쪽방촌에 에어컨 있는 집은 거의 없다"라며 "그나마 여기가 시원하니까 나와 있다"면서 연신 얼굴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다. 종이상자를 깔고 앉은 그들 주변에는 이미 여러 개의 빈 막걸리 병이 나뒹굴었다. 길에서 잠든 사람도 보였다. 땅에 손을 갖다대니 달궈진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인근 쪽방촌 주민에게 "위험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술 마시고 자는 것일 뿐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답했다. 온열 질환이 우려돼 깨우려 했지만 한 주민은 "원래 그러고 있는 게 일상이니까 건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이날 찾은 영등포구 쪽방촌 상담소. 코로나19 관련 이용규칙이 문 앞에 붙어 있다. 2021.07.15 parksj@newspim.com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대유행으로 폭염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해 더위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노약자는 온열 질환에 더 취약하다.

온열 질환은 더위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뜻한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하다. 특히 노약자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폭염에 노출되면 기저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온열 질환 응급실감시체계 통계(2020년 5월 20일~2020년 8월 16일)'에 따르면 40~60대가 전체 온열 질환 환자의 59%를 차지했다.

그러나 쪽방촌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무더위 쉼터에 가기도 쉽지 않다. 경로당은 이미 모두 문을 닫았고, 쉼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거나 매주 코로나19 검사해 음성 결과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주민(60)은 "저는 코로나 백신 안 맞아서 쉼터에 가지도 못한다"며 "그냥 집 앞에 나와 있는 게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쪽방촌 상담소 무더위 쉼터를 가 보니 이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방문 기록에는 하루 동안 4명의 이름만 적혀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쪽방촌 상담소 직원이 직접 돌아다니며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이날 만난 한 상담소 직원의 반소매 티셔츠는 흠뻑 젖어 있었다.

거의 뛰다시피 하며 주민들 방을 일일이 찾아다니던 그는 "이곳 주민들 건강 상태나 백신 맞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이동이 불편한 분들에게는 얼음물 등을 직접 가져다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