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산업 자동차

속보

더보기

탄소중립법 통과에…철강·차·정유 등 굴뚝산업 '수소+친환경' 속도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2018년 탄소 배출량 대비 35% 이상 감축해야
대표 '굴뚝산업' 철강·정유 업계 발등에 불 떨어져
제철·차 '수소·전동화'...정유·석화 '친환경' 전략 실행

[서울=뉴스핌] 조정한 박지혜 기자 =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담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35% 이상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 10여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인데, 탄소배출 대표 산업군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탄소중립기본법 통과에 따라 철강·자동차·석화 업계 등이 탄소배출 감축 방안을 고심 중이다. 업계는 이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개발(R&D) 중이나, 당장 큰 폭의 탄소감축을 이루기엔 부담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탄소 배출량은 7억2760만톤이며, 35% 이상 감축할 경우 2030년까지 줄여야 하는 배출량은 2억5000만톤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248인, 찬성 158인, 반대 84인, 기권 6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2021.07.01 kilroy023@newspim.com

◆ 대표 굴뚝산업 철강업계...'수소환원제철' 대안으로

국내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의 탄소 배출량은 지난 2019년 기준 8148톤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도 2224만톤으로 조사됐다. 탄소 배출량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나 업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상태로 안정적인 탄소 감축 방안이 필요한 상태다.

올해 초 포스코·현대제철을 포함한 6개 철강사들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산업·학계·연구기관·정부부처 등으로 구성된 '그린철강위원회'를 발족했다. 주요 실천 과제로 새로운 기술 개발과 생산 구조 전환을 통한 탄소 배출 감소 등을 언급,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포스코는 저탄소 생산 체제를 위해 '수소환원제철'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 20%, 2040년 50%로 감축 경로를 설정했다. 아울러 탄소 발생 저감기술 개발과 저탄소 제품 개발을 진행하며, 사업장 감축 및 사회적 감축 수단을 함께 병행해 탄소 감축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고로 기반의 철강 생산과정에선 용광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고온에서 녹이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가 나온다. 이때 철광석으로부터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는 식이다. 산소환원제철은 표현 그대로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H2)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 역할로 나서 탄소 배출을 막는 것이다. 그야말로 철강 생산 방식의 대변혁을 요구하는 셈이다.

다만 상용화까진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포스코는 현재 수소환원제철 기술 'HyREX(Hydrozen Reduction)'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 25%, 일산화탄소 75%를 환원제로 쓰는 방식으로 향후 10~20년 내에 파일럿 테스트 및 HyREX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기존 고로 설비를 HyREX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까지 상용화를 완료하는 것 이 목표다. 친환경 수소를 100%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까진 아직 먼 길이 남았다.

포스코는 "2050년 HyREX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연간 370만 톤의 그린수소 및 3.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국가 인프라 구축에 정부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료=포스코]

현대제철은 오는 2025년까지 총 3400억원을 투입해 코크스 건식소화설비(CDQ)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코크스 건식소화설비는 폐열을 회수해 증기와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로 연간 50만톤 이상의 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각 고로 소결공장에서 배출하는 가스를 줄이기 위해 2020년까지 총 3723억원을 투입해 당진제철소 1, 2, 3소결공장 청정설비를 도입했다. 아울러 코크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COG)로 순도 99.999%의 수소를 생산, 탄소 저감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보유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하고 수소를 활용한 친환경 연료 전지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탄소 저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무탄소 공정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상용화는 아직 멀었는데, 10여년 만에 국가 감축 목표가 확 줄어든 것은 철강업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경석 한국철강협회 전무 또한 "주요 산업의 필수 소재인 철강 산업은 생산량 감산이 우려된다"며 "구체적 감축목표 설정 시엔 철강 등 산업계 상황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고려가 필요하다"며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기술 개발의 시급성을 감안해 정부 예비타당성 심사가 신속 진행돼 2023년부터는 R&D(연구개발)에 착수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대제철과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완성차 제조 공정에서 활용되는 열 생산 및 사업장 난방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소로 전환해 탄소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자가발전을 통한 친환경 에너지 공급 방안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아울러 수송 부문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판매 차량의 평균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현대차는 2040년까지 핵심 시장에서 100%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30년부터 유럽·미국·중국 등에서 전기차 라인업 변경을 추진한다. 다음 달 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선 미래 모빌리티와 탄소중립 관련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 정유업계, 비정유부문 사업 확대…친환경 중심 신사업 박차

정유업계는 국내 탄소 배출 순위 4위인 만큼 비정유부문 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지난 7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단계적 목표를 담은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9년을 기준으로 발생하던 탄소 1243만톤을 2025년 25%, 2030년 50%를 수준으로 감축 시킨 뒤, 2050년 이전 100%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2030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효율 개선, 친환경 연료 전환, 저탄소 배출 원료 도입 등을 통해 250만톤을 줄인다. 또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 사용 비율을 2025년 25%, 2030년 100%로 높여 180만톤을 감축한다. 아울러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 배출되지 않도록 포집해 심해 등에 저장하는 탄소 포집·저장기술(CCS) 기술을 통해 150만톤을 감축한다.

에쓰오일은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비전2030'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2018년 5조원을 들여 완공한 정유 석유화학 복합 시설(RUC&ODC)에 이어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샤힌(Shaheen, 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석유화학의 비율을 생산 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까지 확대할 구상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는 등 어떤 방법으로 탄소를 감축할 것인지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러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지난 5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를 탄소중립 그린성장의 원년으로 삼고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85% 수준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5%로 낮추고, 친환경 미래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와 DL이앤씨는 지난달 정유 부산물인 탈황석고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탄산칼슘과 무수석고 등 탄산화제품을 생산하는 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2022년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연간 10만톤의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으로 이후 최대 60만톤으로 생산량을 늘린다.

수소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해 활용할 수 있는 블루수소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지난 6월 신비오케미컬과 탄소제품화를 위한 사업협력을 맺고, 액체 탄산 생산공장 기공식을 가졌으며 내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GS칼텍스는 한국가스공사와 손잡고 액화수소 생산·공급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24년 말 완공을 목표로 연 생산능력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는다. 또 GS칼텍스는 한국동서발전과 15㎽(메가와트) 규모의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도 구축한다. 부생수소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로, 약 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며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LG화학 여수 NCC공장 [사진=LG화학]

◆ 석화업계,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본격화

석유화학산업은 신증설이 꾸준히 이어지는 성장산업으로 배출량 증가가 불가피하다. 이에 석유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자원선순환을 통해 탄소저감에 나선다.

LG화학은 지난해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2050 탄소중립성장'을 선언했다. 이는 2050년 탄소배출량을 전망치 대비 약 3000만톤을 감축해 2019년 수준인 1000만톤 이하로 억제한다는 목표다.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 효율 개선, 저탄소 제품 개발, 바이오 연료 전환 및 CCU(탄소포집 및 활용)와 같은 신기술 도입, 탄소 감축 사업 투자 등을 통해 탄소중립성장을 달성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2월 친환경 목표 및 ESG비즈니스 전략 '그린 프로미즈 2030' 발표하고 2030년 친환경사업 매출 6조원 달성과 탄소중립성장을 추진 중이다. 기체분리막 활용한 CCU 신기술 실증 설비를 여수 1공장에 설치해서 운영 중이다. 또 바이오페트(Bio PET)와 같은 탄소 저감 제품도 확대 중이며, 울산에 폐페트 화학적 분해공장(C-rPET) 건설을 추진한다. 이 공장이 도입되면 기존 PET 공정대비 40% 이상 탄소저감 효과가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폐플라스틱 재사용' 국책과제 주관기업에 선정돼 현재 폐플라스틱을 녹인 열분해유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분자 구조를 변화시켜 나프타(납사)를 생산하는 기술(PTC)을 개발 중이다. 이렇게 생산한 나프타는 납사분해설비(NCC)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플라스틱 기초 원료로 재생산해 플라스틱 반복 사용이 가능한 순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PTC와 더불어 태양광, 그린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