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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 시무 리우보다 양조위…극장가 '꽃중년' 열풍

기사입력 : 2021년09월09일 07:00

최종수정 : 2021년09월09일 07:0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중국의 명배우 양조위가 9월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 신작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압도적인 흥행 공신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모가디슈'의 김윤석, '인질'의 황정민 등도 영화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국내 극장가에 '꽃중년'·'아저씨' 열풍이 거세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 블록버스터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개봉 직후 일주일간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8월 흥행에 성공한 한국 영화 '모가디슈'와 '싱크홀' '인질' 등의 활약을 이어받을지주목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 때 아닌 '양조위 신드롬'이 불어오면서 추석 극장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 중국 영제(影帝)의 마블 입성…양조위표 로맨스·액션에 빠진 극장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새 히어로 샹치의 등장을 알리는 작품이다. 마블은 '아이언맨'의 슈트,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토르의 묠니르에 버금가는 상상 이상의 무기 '텐 링즈'에 얽힌 전설과 위력을 소개하며, 그 주인웬우 역에 양조위를 캐스팅했다. 양조위는 텐 링즈를 통해 1000년이 넘는 세월을 살고 어둠의 세계의 지배자가 된 웬우를연기했고, 아들 샹치 역의 시무 리우와 부자 호흡을 맞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21.09.08 jyyang@newspim.com  

극중 양조위의 활약은 대단하다. 오프닝부터 웬우가 수천의 군대를 한 번에 제압하는 화려한 스펙타클부터 쿵푸 등 중국무술 동작과 결합된 익스트림 액션으로 기존 마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관람객들로부터"스크린을 씹어 먹었다"라는 극찬과 함께 아내를 잃고 최악의 복수를 벌이는 매력적인 빌런 연기를 선보이며 또 한 번의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양조위는 중국에서 '영제(影帝, 영화 황제)'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과 아우라를 지닌 배우다. '중경삼림' '화양연화' '해피 투게더' 등으로 왕가위 감독의 페르소나로 활약하면서 전 아시아에 수많은 영화팬들을 거느렸다. 2000년 '화양연화'를 통해서는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화려한 연기 경력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그가 출연한 '색, 계'를 비롯해 '무간도 트릴로지' 역시도 국내의 영화팬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냈으며, 현재까지도 90년대 홍콩영화 전성기 시절의추억을 자극하는 명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 그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을 통해 할리우드에 입성하면서 다시 '양조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트위터,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각종 SNS 및 온라인 채널에선 양조위의 다채로운 모습을 모아 놓은 '밈(meme, 인터넷에서 시작된 유행으로 커뮤니티 또는 SNS까지 퍼져나간 여러 2차 창작물이나 패러디물 등을 의미한다)'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 그의 대표작들도 다시금 회자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화양연화'의 한 장면 [사진=(주)디스테이션] 2021.09.08 jyyang@newspim.com

영화 속 양조위가 연기한 웬우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마블 최고의 빌런이란 호평 속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양조위는 자신이 맡은 '웬우' 캐릭터를 "단순히 빌런의 관점에서 연기한 적이 없다. 나만의 새 캐릭터를 구현해갔고, 지금의 웬우가 된 이유를 생각하고 연구하면서 캐릭터 연기를 해나갔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단지 '악'으로만 표현되는 캐릭터가 아닌 입체적 서사를 지니고, 모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갔다는 그의 노력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특히 양조위의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함께 그가 수십 년 세월 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완성된 웬우는 극중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피의 복수를 감행하며 세상 가장 로맨틱한 빌런으로 완성됐다. '텐 링즈'라는 거대 조직의 수장으로서 보여줄수 있는 독보적 존재감부터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화려한 액션,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양조위에 다시금 빠져든다" "양조위가 빌런이라면, 빌런이 이길 때도 된거 같다" "양조위를 위한 영화"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양조위의 전성기를 잘 알지 못하는 MZ세대들의 뜨거운 반응도 이어졌다. 2030 관객들은 "샹치 보러 갔다가 양조위에 입덕했다" "엄마한테 양조위랑 사귀고 싶다고 했더니 네가 뭔데 양조위랑 사귀냐고 한다"는 등의 재치있는 후기들을 SNS에 남기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인기 비결은 단지 연기 영역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홍콩 출생 배우로서 지난 2014년 홍콩 우산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배우자 유가령과 19년 연애를 통해 결혼하고 어려운 시절 곁을 지킨 일화등이 알려지면서 요즘 젊은 세대에도 먹히는 매력적인 '꽃중년 아저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조인성보다 김윤석, 허준호"…계속되는 '꽃중년' 인기 비결은

코로나19를 뚫고 올해 첫 300만 관객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모가디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졌다. 영화는 주연을 맡은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등이 호연을 펼치면서 류승완 감독의 시의적절한 소재와 이야기와 더불어 주목받았다. 젊은 세대가 좋아할 만한 조인성의 강대진 참사관 역 외에도 김윤석이  연기한 한신성 대사, 허준호의 림용수 대사등 다양한 인물들이 회자되면서 '아저씨 열풍'이 극장가에 계속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영화 '모가디슈'에 출연한 김윤석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1.09.08 jyyang@newspim.com

특히 김윤석은 전작인 '검은 사제들'부터 '암수살인' '미성년' 등을 거쳐오면서 2030세대 젊은 여성 팬덤을 탄탄히 구축한것으로 이미 유명하다. 코로나19 이전에 팬들과 만난 극장 무대인사, 쇼케이스 등의 행사에서는 김윤석을 '기뮨'이라고칭하며 재치 있는 문구를 넣은 플랜카드를 든 어린 팬들이 다수 찾아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타성에 젖은 가장 평범한 인물인 듯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비범한 결정을 내리는 한국 대사 역을 맡아 인간적인 면을 가득 드러냈다.

'모가디슈'에서 조인성, 구교환만큼이나 주목받은 또 한 사람이 바로 배우 허준호다. 1964년생인 허준호는 현재 50대 후반이지만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비주얼로 젊은 세대에게 호감을 안겼다. 오래된 경력만큼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하는 연기력, 카리스마를 갖췄지만 20, 30대의 젊은 배우들 못지않은 몸매 등이 '모가디슈' 홍보 현장에서도 눈에 띄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황정민 주연의 '인질'을 본 관객들도 누가 봐도 아저씨인 황정민의 매력에 혀를 내둘렀다. 극중 황정민은 실제 배우 황정민 역을 맡아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납치되고 위험에서 벗어나려 끊임없이 발버둥친다. "내가 형사, 검사, 변호사 다 해봤거든"이라고 말하는 극중 황정민처럼, 온갖 누아르와 액션 무비에서 단련된 그가 산 속을 누비며 탈주하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도 절로 몰입감과 흥분감을 안겨준다. 그의 열연을 두고 온라인상에는 "황정민이 황정민했다" "야생 호랑이 같다"면서 호평이 쏟아졌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인질'의 황정민 [사진=NEW] 2021.09.08 jyyang@newspim.com

이 같은 '아저씨 배우' 선호 현상을 두고 업계에서는 "연륜과 실력을 갖춘 뛰어난 배우들이다보니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모았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형 영화가 제작되고 주인공으로서 전면에 나서는 배우들의 나이대가 젊은 청년 배우가 아니라 대부분 중‧장년 남자 배우다. 영화 업계 관계자는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무게감 있는 배우들을기용하다 보니 자연히 대중에게도 좋은 반응이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여중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얘기에 "취향을 좀 바꿔보라"면서 "딸을 가진 아빠로서는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다. 걱정된다"고 답하며 웃음을 줬다. 아저씨 배우들을 사랑하는 이들은 바로 이 점이 인기 비결의 핵심이라는 반응이다. 트위터에서는 "제 입으로 오빠라고 하는 것들은 가짜다, '나 같은 아저씨를 왜…' 하는 놈들이 진짜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해당 트윗은 3500건에 가까운 리트윗(공감)과 15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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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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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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