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23일 상승 출발한 홍콩증시의 3대 지수는 상승세로 오전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개장 초반과 비교해서는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홍콩항셍지수는 0.69% 상승한 24388.52포인트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의 주가를 반영한 국유기업지수(HECEI, H주지수)는 0.91% 오른 8718.64포인트를,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대표 기술주의 주가를 반영한 항셍테크지수(HSTECH)는 0.38% 뛴 6266.42포인트를 기록했다.
섹터별로는 전력, 태양광, 모바일 게임, 농업, 부동산을 비롯해 중국 본토 자금 기반의 보험∙은행∙증권 등 금융주가 강세장을 주도했다. 반면 자동차와 스포츠용품 섹터는 두드러진 약세 흐름을 연출했다. 이날 급등세로 출발한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그룹의 계열사 종목들은 일부 종목이 하락 전환되며 혼조 마감했다.
금주 중화권 증시는 물론 전세계 증시에 패닉을 안겨준 헝다그룹의 디폴트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이 이날 홍콩증시의 오전장 상승세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전력 섹터의 강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화룬전력(0836.HK)이 17.23%, 중국전력(2380.HK)이 15.76%, 화능국제전력(0902.HK)이 10.15% 상승하는 등 다수의 종목이 두 자릿수의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 = 텐센트증권] 23일 홍콩항셍지수 오전장 주가 추이 |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전력 섹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핵심 배경으로 △녹색(친환경) 전력 거래시장 시범운영 돌입 △중국 당국의 잇단 신에너지 정책 마련 등의 두 가지를 꼽았다.
지난 9월 7일 베이징(北京)에서 '녹색 전력 거래' 시범 운영이 개시된 가운데, 중국 녹색 전력 거래시장은 2022년 200~300억 kWh에서 2023년 이후 천억 kWh 규모로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태증권(華泰證券)은 현재 전력 섹터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비교적 높은 상태이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은 미국·유럽·홍콩에 비해 낮아 곧 전력 섹터의 밸류에이션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헝다 계열사 종목들은 혼조 마감했다. 중국헝다그룹(3333.HK)이 10.57%, 에버그란데 프로퍼티 서비시스 그룹(6666.HK)이 7.38% 상승했다. 중국헝다그룹은 장중 31% 이상 급등했다.
반면, 전장 대비 14.83%와 9.31% 상승 출발한 항등네트워크(0136.HK)와 헝다뉴에너지자동차(0708.HK)는 각각 4.41%와 3.79%의 낙폭을 기록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22일 저녁 11시(현지시간) 헝다그룹이 '업무∙생산 재개 및 건물의 안정적 교부'를 주제로 한 심야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투자자들에 대한 지급 의무를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것이 주가 반등을 이끌었다.
쉬자인(許家印) 헝다그룹 창업자는 이날 회의에 참여한 4000여 명의 그룹 및 계열사 고위 경영진에게 "전력을 다해 업무와 생산 재개에 나서야 한다"면서 "건물의 품질과 수량을 유지하는 동시에, 건물을 순조롭게 투자자들에게 교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쉬 창업자는 투자자들에 대한 지급 업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는 그룹 전체가 공동 대응해야 하는 최우선 임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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