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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좁아진 취업문, 2030 "더 줄기 전에 붙어야하는데…"

기사입력 : 2021년12월06일 17:26

최종수정 : 2021년12월06일 17:28

팬데믹에 줄어든 채용시장, 2030 경제적 고통 심각
"코로나 졸업생인데 코로나 취준생까지 됐다"
대기업 92%-중소기업 60%, 채용 양극화 심화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코로나 이후 공채 티오(정원)도 많이 줄고 서류전형도 불서류로 가는 추세라 당연히 스펙이 좋은 사람이 유리할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취업준비생인 이모(25) 씨의 말이다. 이 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 후 1년째 취업을 준비 중이다.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토익 점수를 올리고 품질경영기사, 데이터분석 준전문가(ADSP)자격증도 취득했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올해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중견기업에 원서를 냈지만 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씨는 "코로나 졸업생인데 코로나 취준생까지 된 거 같다"며 "코로나가 길어지니 기업들도 선뜻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 않는 거 같고, 채용을 하더라도 1~2년 경력을 가진 중고신입이나 스펙이 굉장히 좋은 사람을 더 선호하는 거 같다. 하루하루 짓눌리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4년제 대학 졸업 후 공무원 시험 중인 최모(24) 씨는 최근 한 취업 커뮤니티에서 출입국 관리직 7급 채용이 줄어들거라는 글을 보고 걱정이 커졌다. 그는 "7급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은 편인데 코로나로 티오까지 줄어들었다"며 "더 줄어들기 전에 합격을 해야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2021 서울시 여성일자리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2021.10.19 mironj19@newspim.com

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전날 발표한 '2021년 기업 신입 채용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채용 양극화는 뚜렷하다. 조사에 참여한 국내 상장기업 317개사(대기업 74개사·중견기업 91개사·중소기업 152개사) 중 올해 신입사원 채용이 있었던 기업은 239개인 반면 신입 채용이 없었던 기업은 78개사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중에서 91.9%, 중견기업 중 87.9%, 중소기업 중 59.9%가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특히 2019년 80.3%를 기록했던 중소기업의 채용률은 코로나 대유행 시점인 지난해 62.1%로 하락한데 이어 올해는 59.9%로 뚝 떨어졌다.

최근 3년간 같은 조사에서는 중견기업의 한 자릿수 채용은 2019년 27.2%, 2020년 42.1%, 올해 33.8%였고, 두 자릿수 채용은 2019년 69.1%, 2020년 57.9%, 올해 63.8%를 기록했다. 세 자릿수 채용은 2019년 3.7%였다가 지난해 0.0%, 올해 2.5%로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 채용이 2019년 70.7%, 2020년 89.2%, 올해 85.7%였다. 두 자릿수 채용은 2019년 28.4%, 2020년 10.8%, 올해 14.3%였고, 세 자릿수 채용은 2019년 0.9%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없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인 2019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 중소 해운업체 인사담당자는 "코로나 장기화와 인건비 상승이 부담스러워 신입 채용에 신중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지금보다 나아져도 그동안 회사가 '내 살 깎아먹기'를 하며 버틴 것이 있으니 바로 채용 전환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 2년은 기존 인력으로만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만든 취업난에 2030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이 역대 최악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4일 경제고통지수를 재구성해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양=뉴스핌] 정일구 기자 =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21 청년 일자리박람회 '청년드림 JOB콘서트'를 찾은 구직자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1.10.07 mironj19@newspim.com

연령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청년층인 15~29세가 27.2로 가장 높았고, 60대는 18.8, 50대는 14.0, 30대는 13.6, 40대가 11.5 순이었다. 체감경제고통지수는 특정 시점의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 지수로 이 지수가 높으면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는 것을 뜻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취업난에 코로나 사태까지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기업규제 혁파, 고용 유연성 확보 등 민간의 고용 창출 여력을 제고해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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