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상 비밀유지 본분 저버린 죄질 가볍지 않아"
"대가·이익 취하지 않았고, 묻힌 사건 드러나는 등 공익에 도움도"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담긴 경찰 내사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경찰관이 법원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 경찰관은 경찰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경찰공무원은 집행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으면 당연퇴직 사유에 해당돼 직을 유지할 수 없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구자광 판사는 15일 오후 공무상비밀누설죄 혐의로 기소된 A(32) 경감의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공무원으로서 공무상 비밀을 엄수하고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에 따라 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는데 그 본분을 저버리고 우연히 취득한 내부정보를 임의로 유출해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대가를 받거나 이익을 취한 바가 없고, 내사 중지된 사안에 대해 새로 수사가 개시돼 관련자들이 구속기소되는 등 피고인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공익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초범이고 경찰공무원으로서 특별한 과오 없이 모범적으로 근무해 왔고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A경감과 변호인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2.04.15 yoonjb@newspim.com |
법원 판결 이후 A경감은 "한 번 더 기회를 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정의를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A경감의 변호인도 "(A경감의 행위는) 공익 목적에서, 방법도 불량하지 않게 했고, 결과적으로 공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며 "형식적으로는 범행일지언정 사회엔 이익이 되는 행위였던 것을 재판부가 참작해 계속 경찰을 할 수 있도록 신분에 영향이 없는 선고를 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검사의 항소 가능성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변호인은 "검사 측도 이 결과를 용납, 인정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답했다.
A경감은 2019년 9월경 개인 직무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선배 경찰관에게 부탁해 2013년에 작성된 도이치모터스 관련 내사보고서 편집본을 구했다.
이후 A경감은 2019년 10월 그 자료의 4개 쪽을 촬영해 한 일간지 기자에게 제보했다. 또 그 해 12월 다른 언론사 기자 심모 씨에게 해당 자료를 인쇄해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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