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100일 앞둔 우크라 전쟁, 어떤 결말에도 세계경제 충격은 '최악'

기사입력 : 2022년05월30일 13:49

최종수정 : 2022년05월30일 13:49

우크라 결말 시나리오 대부분 '장기전' 기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는 6월 3일이면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어떠한 종전 시나리오에서도 세계 경제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충격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경고가 나왔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전면 침공을 개시한 뒤 석 달의 시간이 지나면서 러시아의 완전한 승리 가능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과 서방국의 지속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세가 완전히 역전되지는 않는 교착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애틀랜틱 카운슬 스코크로프트 전략 보안 센터의 로버트 A.매닝과 매튜 뷰로우스는 29일(현지시각) 마켓워치 오피니언란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떠한 결말을 맞더라도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책 관계자들이 전쟁이 끝나기만을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식량 위기 해결책을 적극 모색하고, 개발도상국에서의 부채 위기와 서방국 경기 침체 가능성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를 통해 소개된 우크라이나 종전 예상 시나리오는 3개로, 모두 내년까지 암울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 서서히 옥죄는 러시아

첫 번째 시나리오는 남부와 동부를 에워싼 러시아가 서서히 우크라이나 영토를 자국으로 편입시키는 가능성이다.

이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년 초 휴전을 촉구할 수 있으나 평화협정은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확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부터 크름반도(크림반도) 인정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 제재 조치는 지속돼 각국 경기 여건은 악화될 전망인데, 특히 미국과 유럽 경제가 침체로 빠져 인플레이션이나 상품 부족 등에 대한 정치적 불안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 식량 위기가 심해지면 스리랑카에서부터 이집트에 이르기까지 소요 사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인도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식량 보호주의에 속도를 내 식량 수출입이 대폭 악화될 전망이다.

이 때까지 주요 7개국(G7)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더딘 대응을 보이면 개발도상국 부채 위기는 심화되고,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의 상황이 불안정해지는 한편 남미에서는 좌파 정치인들이 급부상할 수 있다.

나토 동맹국들이 내년까지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지속하면 러시아는 그만큼 나토 영토 가까이로 공격을 확대할 수 있고, 나토와 러시아 간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매닝과 뷰로우스는 내년 말이면 경제적 비용과 우크라이나 고통이 심화되고 난민 문제까지 더해져 서방국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 있고,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을 압박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봤다.

◆ 교착 지속도 골치

두 번째 시나리오는 양측 모두 진전을 얻지 못한 채 교착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다.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차지하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친러 반군 지역만을 장악하는 2월 24일 침공 이전과 같은 상황이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경우의 수로, 동시에 우크라이나 역시 끝까지 버티는 러시아군과 반군으로 인해 큰 진전을 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러시아는 경기 악화에 대한 자국민 불만과 군인들의 반감이 쌓여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합의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또 내년 초부터 터키와 카타르, 인도가 중재자로 나설 수 있으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지도부에서도 평화협상을 위한 외교적 압박이 지속될 수 있는데,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와 유엔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러시아 포함), 독일 대표를 불러 해결책을 찾기 위한 자리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국은 푸틴의 계획을 가로막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나 내년까지 경제적 충격이 이어질 경우 시 주석도 결국은 합의 모색 촉구로 기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할 경우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안보 위협 1순위인 중국에 대한 견제를 우선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야로슬라블주 로스토프 네드비고프카 마을의 밀 밭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 승리에도 암울한 경제

마지막 가능성은 서방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 이전 수준으로 영토를 회복하고 승리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의 핵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우크라이나가 흑해 크름반도까지 되찾으려 한다면 러시아는 전술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M을 들고 나올 수 있고, 이는 3차 세계대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내년 중순 러시아 대선을 1년 앞두고 그간 불만이 쌓였던 군사 및 정보 관계자들이 푸틴을 밀어낼 가능성이 있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제재 완화를 두고 이견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우크라 사태가 이처럼 지속되는 사이 (타국을 희생시켜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는) 근린 궁핍화 정책, 1930년대식의 보호주의 강화, 글로벌 제도를 약화시키는 국가주의 심화, 미국 및 유럽 시민들의 불만 등이 쌓여 글로벌 경제 성장세는 1% 수준으로 더뎌질 것이란 분석이다.

매닝과 뷰로우스는 앞서 언급한 세 가지 경우 모두 경제적 충격은 비단 우크라이나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책 관계자들이 지금 당장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글로벌 식량 위기와 개도국 부채 위기가 심화되는 한편, 미국과 유럽은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식량 및 에너지 위기가 발생해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한 수준의 경제적 충격이 초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유심 교체' 북새통...내 차례 올까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의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KT는 사이버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진행한다. 2025.04.28 yooksa@newspim.com   2025-04-28 12:12
사진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능가 칩 개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미국이 수출 금지한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제품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시간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부 중국 기술기업에 새로 개발한 '어센드(Ascend) 910D'의 시험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어센드 910D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 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칩 910C를 내달 초 중국 기업에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제공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 모델용으로 엔비디아 칩에 필적하는 첨단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B200 등 최첨단 엔베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H100의 경우 2022년 제품 출하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8 kongsikpark@newspim.com kongsikpark@newspim.com 2025-04-28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