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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사용료' CP와 ISP의 복잡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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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수도권 고속도로에 해외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분기 기준 전체 고속도로 통행량의 34% 정도가 마트 이용객이다. 도로공사는 도로를 넓히고 보수 공사를 해야 한다며 마트에 고객 1명 당 도로 이용료를 내라고 요구한다. 마트 측은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톨비를 내지 않느냐. 모든 운전자가 우리 마트에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도로공사 측은 "대형마트가 들어선 이후 도로를 보수할 일이 많고 확장 공사도 해야 하는데 고속도로 이용자의 상당수가 너희 마트 고객이어서 차가 막힌다"는 입장이다.

# 건물 최상층에 50평 규모의 해외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이 입점했다. 프랜차이즈 점주는 매장 규모 만큼의 월 임대료를 낸다. 어느 날 건물주는 손님들이 오가면서 엘리베이터와 공용 화장실 이용량이 늘었다며 손님 1명 당 공용시설 이용료를 낼 것을 요구한다. 프랜차이즈 측은 건물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매장 안에 화장실을 설치한다. 그러나 건물주는 엘리베이터를 추가 설치할 일이 생길 수 있고 "입주한 다른 상점들은 내는데 왜 너희만 안 내느냐"고 묻는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제공자(CP)가 KT, SKT, LG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에 '망이용료' 혹은 '망사용료'를 내야할까.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외국 콘텐츠사업자의 '망 무임승차 방지' 관련 법안 7건이 계류 중이다. 일정 규모의 해외 사업자가 국내 망 이용료를 내야한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이는 국내 인터넷 트래픽이 가장 많은 구글의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정조준한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인터넷 전송량 1,2위 기업은 구글 (27.1%)과 넷플릭스(7.2%)로 이들 업체가 차지하는 국내 인터넷 트래픽은 34%가 넘는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트래픽 비중은 각각 2.1%, 1.2%로 이들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외국 CP들의 주장은 요약하자면 이렇다. 국내 ISP에 접속 비용을 내고 있고 세계 인터넷 환경의 '망중립성'이란 불문의 원칙 아래 망사용료를 지불하라는 것은 이중 비용 청구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쓴 기고문에서 "트래픽은 CP 회사가 주도하지 않는다. 빠른 속도로 높은 해상도의 영화와 게임을 즐기기 위해 값비싼 광대역 통신 상품에 가입하는 이통사 개인 고객들이 만든다"며 "애시당초 이러한 서비스 관리는 이통사가 짊어져야 할 비용일 뿐만 아니라 CP는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창출해 ISP가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통사가 넷플릭스와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통3사의 입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업체와 일부 해외 업체들도 망사용료를 내는데 정작 트래픽 점유율이 가장 높은 두 기업만 '로마의 법'을 따르지 않는다고 말한다. 국내 ISP업계는 이전부터 네이버 등 기업들에 트래픽에 따른 망사용료 지불을 포함한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이는 망중립성이란 글로벌 표준에 맞지 않지만 기업 간 계약이니 그동안은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러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의 국내 이용이 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국내 ISP들은 미국 등 해외에서 오는 트래픽을 처리할 때 경유하는 해외 ISP들에 접속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러한 비용은 외국 CP의 트래픽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스웨덴의 통신기업 에릭슨의 휴대폰 데이터 이동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동영상이 모바일 트래픽에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오는 2027년에는 79%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5G 네트워크의 보급으로 휴대폰으로도 초고속 인터넷 이용이 늘면서 동영상 시청이 대세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구글은 해외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현지에서 유튜브 트래픽을 처리해주는 캐시 서버를 해외 곳곳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 캐시 서버란 인터넷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 설치하는 데이터 임시 저장 서버다. ISP 입장에서는 해외 경유 ISP 접속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 좋고, CP는 더 나은 서비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 좋다. 

하지만 국내 ISP들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업체는 물론이고 트위치도 망이용료를 내고 있다며 캐시 서버 운영 여부와 상관없이 구글과 넷플릭스가 마땅히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구글과 넷플릭스는 진짜 역차별은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이 미국 ISP에 망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는 국내 ISP와 해외 CP가 협상과 합의 끝에 계약서로 체결해야 할 기업 간의 분쟁이다. 문제가 커진 것은 국회의 입법화 움직임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의 망사용료 입법화 진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0년 전에 끝난 망사용료 논쟁은 최근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국에서도 다시 번지는 양상이다.

CP가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ISP의 네트워크 보수와 관리 비용을 내야하는가. 미국과 유럽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사안인데 국회는 너무 '우리 업체들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최근 트위치는 비용이 부담된다며 최근 국내 서비스 동영상 최대 화질을 720p로 줄였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이통사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이 넘었다는데 이용자 불편으로 이어지는 망사용료를 왜 고집하냐고 분노한다.

최근 국정 감사에서 "트위치가 한국 이통사에 지불하는 망사용료가 북미와 유럽 국가 대비 30배란 제보가 있다"는 질의에 한 이통사는 "CP와 개별 협상하는 부분이라 밝힐 수 없다"고 답변했다. 망사용료가 어떻게 네트워크 시설 관리와 보수에 쓰일 수 있는지, CP가 망사용료를 내지 않아 가중되는 ISP의 부담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한 시점이다.

ISP와 CP 간 힘겨루기에 국회가 개입한 결과는 외교 문제로 파생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망사용료' 부과 문제를 공식 제기한 바 있다.

국회가 기어코 '망사용료' 입법을 무리하게 밀어부친다면 그 파장은 클 것이다. 트위치의 동영상 화질 저하로는 우습다. 외국 CP들은 한국 투자를 꺼릴 것이고 미국의 보복 조치는 불보듯 뻔하다. 우리는 이를 감당할 자신이 있을까.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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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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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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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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