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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서 상대에 '악의 축' 적시…대법 "의견 강조·압축 표현은 위법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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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위법성 없어져"
"표현 배경 및 전체적인 취지 종합적 고려해야"
하급심 유죄, 대법서 파기환송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인터넷상에서 상대방에 대한 경멸적인 표현을 하더라도, 표현하게 된 동기나 경위 등에 비춰 그 내용이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버스운송사 노조지부장 김모 씨가 버스운전기사 A씨를 상대로 낸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사건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A씨는 2017년 8월 버스차고지 기사대기실에서 김씨로부터 연차유급휴가수당에 대해 허위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뒤 같은 해 12월 김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해당 상해 사건의 영상을 제공했다.

영상에는 "제가 광수대에서 6월 초경 (채용비리) 제보를 했는데 노조지부에서 그걸 알고 자기들이 수사가 좁혀져 오니까 저를 탄압하기 위해서 해고하기 위해서 간부들이 와 갖고 집단 폭행을 한 사실입니다. 그래 갖고 기소되고 지금 재판 중에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A씨는 자신이 버스기사 채용비리를 경찰에 제보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김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말했고, 허위 내용의 뉴스가 방송되게 해 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2018년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회 일정을 알리면서 '버스노조 악의축, 김ㅇㅇ, 최ㅇㅇ 구속수사하라!!'고 적어 김씨 등을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명예훼손의 동기,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선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모욕 부분은 무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게시한 글은 노동조합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위해서는 노동조합 위원장 직선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므로 많은 참석을 바란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해당 글은 수사기관의 적절한 수사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을 촉구하며 직선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적하는 내용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까지 보이지 않고, 게시한 글 전체에서 모욕적인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2심은 모욕 부분도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게시한 글은 김씨 등이 구속수사를 해야 할 만큼 비리와 갑질을 저질렀다는 의미로 이해되고, 이들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하시킬만한 경멸적인 표현"이라며 "의혹들이 진실일 수 있다고 믿을만한 객관적인 정황도 없는데, 아무런 근거 없이 범죄행위의 주범인 것처럼 표현한 것은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1심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된 A씨의 표현이 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지나치게 악의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인터넷 등 공간에서 작성된 단문의 글이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거나 압축해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고, 표현도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지 않다면 위법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때 사회상규 위배 여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와 그 관계, 표현행위를 하게 된 동기, 경위나 배경,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 구체적인 표현방법, 모욕적인 표현의 맥락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과의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노조원은 노조의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하고 내부 문제에 대해 의견개진을 비롯한 비판활동을 할 권리가 있다"며 "A씨는 조합의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조합 재산의 투명한 운영, 위원장 직선제 등을 요구하고 있었고, 그 주장을 하기 위한 집회 참여를 독려하면서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고 봤다.

이어 "'악의 축'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북한 등을 일컬어 사용한 이래 널리 알려지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방 측의 핵심 일원이라는 취지로 비유적으로도 사용되고 있어 피해자들의 의혹과 관련된 이 사건 표현이 지나치게 모욕적이거나 악의적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A씨가 게시한 글의 전체적인 내용은 조합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조합 위원장의 직선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므로 많은 참석을 바란다는 취지"라며 "그가 게시한 글 전체에서 이 사건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사용한 표현은 김씨 등의 사회적인 평가를 저해시킬 만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노조 집행부의 공적 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이 사건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라고 판단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판결 중 모욕 부분은 파기돼야 하는데 이 부분은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부분과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됐으므로,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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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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