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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정부 원가 공개안에 반발…"오히려 기름값만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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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지역·판매 대상 별 도매가·매출액 등 공개 추진
주유소 "차라리 정부 가격 고시제·전국 알뜰 주유소화"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정부와 정유·주유소 업계가 정유 판매가격 공개 안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공급가를 공개하면 경쟁 촉진으로 국내 기름값 안정을 도모할 것이란 입장이지만, 업계는 영업비밀 침해이자, 오히려 기름 가격이 오르고 주유소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등 부작용을 초래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 정유업계 "주유소는 고객사, 일률 적용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1649원, 1784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2.10.09 kimkim@newspim.com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27일 총리실 규제개혁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기존 정유사들이 보고·공개했던 자료 범위를 ▲정유사별, 지역별 판매량·매출액·매출단가 ▲정유사별, 전체 판매 대상별(일반대리점, 주유소 포함) 평균 판매 가격 ▲정유사가 주유소에 판매한 지역별 평균 판매가격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유 가격 공개 범위를 확대하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되고, 정유사 간 가격 경쟁이 촉진돼 전체 기름값이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지난해 정유사들이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100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정부의 시행령 개정 의지에 기름을 부었다.

현재 공개 대상은 각 정유사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이다. 보고 범위는 전국 판매량·매출액·대출단가다. 석유가격 공개 범위 확대는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한차례 논의된 바 있지만 정유사들의 반발로 2011년 무산됐다.

정부는 유류세를 내려도 주유소에서 기름값 인하 효과가 미미하게 나타나는 이유로 '깜깜이 공급가'를 꼽았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혜택을 소비자가 아닌 정유사나 주유소 대리점이 가로챘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202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세 차례 유류세를 인하했는데, 유류세 인하 조치가 곧바로 주유소에 반영되지 않거나 지역이나 정유사에 따라 가격 인하분의 편차가 심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의 80%가 자영 주유소로 정유사 입장에선 고객사인데, 공급한 정유는 일종의 주유소 사업자의 사유 재산으로 유류세 인하에 따른 즉각 가격 인하를 강제하기도 어렵고, 지역마다 소비 양상도 달라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정유사와 주유소는 사후정산제로 거래한다. 주유소는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에서 기름을 받을 때 입금가를 준다. 한 달 뒤 정유사에서 주유소에 확정가를 알려주고 정산하는 방식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서울 시내 주유소에서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2022.10.09 kimkim@newspim.com

◆ "2009년에도 시행 당시 오히려 가격 올라"...정책에 대한 추가 연구 부족해 

정유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영업비밀 침해 소지가 있고 가격 상승도 유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석유사업법 제38조의 2항은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판매가격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석유제품의 유통단계별 가격이 비공지성, 비밀 관리성 등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석유 가격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은 민간의 자유 경쟁 시장으로 다양한 마케팅과 사별 전략을 통해 소비자 편익과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유통가가 공개는 이러한 공정한 기업 활동에 제약을 초래한다"며 "노트북이나 핸드폰의 부품가를 공개하라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다.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역전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 시장은 기본적으로 민간의 자유경쟁 시장으로 유통가가 공개되면, 서로 공개된 가격을 보며 판매 가격을 낮추지 않는 '가격의 상향 동조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에 비슷한 조치가 취해졌다가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후 관련 연구가 전무한 상태에선 법 제정의 근거가 부족하다"며 "정유사 4사에 16년간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보면, 정유 부분 영업 이익률 2.0%로 제조업이 평균 5~6%인 것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유업계에선 정부가 정유사의 공급가격과 주유소 판매 가격을 모두 정해주는 '가격 고시제'와 전국 주유소의 '알뜰 주유소화'를 시행하면 좋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마진이 리터 당 100원도 안되고, 마이너스가 발생할 때도 있다"며 "연 200개 이상씩 주유소가 줄어드는 등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가격고시제나'나 전국 주유소를 알뜰 주유소로 만드는 안 등 정부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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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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