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영향 실시간 점검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미국 서부 스타트업들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우리 정부는 향후 시장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정부는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 관계기관과 함께 관련 상황을 실시간 점검 할 방침이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SVB 폐쇄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SVB 로고 [사진=블룸버그통신] |
최지영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SVB 사태에 대해 "실제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고 받아들일지 여부는 실제 시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봐야 하는데, 아직까지 시장이 우려하는 만큼의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 국장은 "일단 미국 재무부가 SVB 고객들을 대상으로 즉각 예금 보호 조치에 들어갔기에 심각한 불안은 좀 잦아든 것 같다"면서 "당장 정부가 대책을 내기는 시기상조로 판단되고, 앞으로의 사태를 좀 더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SVB 폐쇄를 결정했다. SVB는 벤처 대출 전문은행으로 실리콘밸리 신생 벤처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지난해 기준 예금액은 1754억달러(약 232조5000억원) 규모다.
미 연방 당국은 전 세계 주요 증시와 미국 금융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틀 뒤인 지난 12일(현지시간) 고객이 SVB에 맡긴 돈에 대한 전액 보증을 결정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 역시 즉각 점검에 나섰다. 정부는 하루 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최상목 경제수석 등 주요 경제수장들이 참여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개최해 이번 SVB 사태를 집중 논의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3.03.13 swimming@newspim.com |
참석자들은 "아직까지는 동 사태가 미국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금융시장, 실물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어 정부와 관계기관은 관련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해 우리 경제의 부작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결국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며 "다만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예수금을) 다 보전해 준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국내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챙겨야 할 부분은 이번 사태로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따른 원달러 움직임, SVB에 투자한 한국은행이나 기관들의 손실 상황 여부 등"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는 1년 새 사실상 0%에서 4.75%까지 급격히 상승해 은행 자산 건선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오는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해 금리인상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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