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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이타미준 그리고 박서보…제주로 향하는 작가 미술관

기사입력 : 2023년03월14일 06:01

최종수정 : 2023년03월14일 06:01

김창열, 작품 200여점 제주에 기증…도립미술관 개관
'바람의 건축가' 유동룡미술관 지난해 12월 개관
박서보미술관, 14일 기공식…내년 여름 개관 목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미술가, 건축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을 제주에서 선보인다. 이곳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을 감상하는 공간이자 작가의 스튜디오이기도 하다. 제주에 가면 이중섭, 이왈종, 김창열, 그리고 재일교포 건축가 유동룡(이타미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이중섭미술관, 왈종미술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지난해 12월 문을 연 유동룡미술관에 이어 내년에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가 제주 서귀포 JW메리어트 호텔과 함께 제주 앞바다 범섬이 보이는 곳에 미술관을 선보인다.

1월 말 기준 67만여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제주도에 등록된 미술관과 박물관은 78개다. 박물관은 57개(국립 1개, 공립대학 12개, 사립 44개), 미술관은 21개(국립7개, 사립 14개)다. 제주도와 비슷한 인구 수준인 전주시는 9개 박물관, 6개 미술관 총 15개로 제주도의 20% 수준이다. 제주도는 인구 대비 비교적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갖고 있다. 67만여명의 제주도민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가 되고 15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에는 꼭 들려야 할 명소로 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창열 미술관 내부 2023.03.13 89hklee@newspim.com

제주공항에서 약 45분 거리인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는 문화예술 중심지인 저지문화예술인 마을이 2016년 9월부터 자리잡고 있으며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과 유동룡미술관도 이곳에 터를 잡았다. 1999년부터 북제주군 경제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기획되어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화예술인 마을 조성을 위한 계획이 수립됐다. 이에 2007년 제주현대미술관이 개관했고 2016년 9월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은 1957년부터 2013년까지 그의 대표 작품 220점이 제주특별자치도에 무상 기증되면서 설립 준비가 시작됐다. 3년간 준비과정을 거쳤고 2016년 9월 문을 연 이후 관람객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연간 관람객 8만명을 모았다.

현재 미술관의 소장품은 추가로 15점을 구입해 235점에 이른다. 김창호 도립김창열미술관 관장은 "김창열 작가의 작품의 억대에 달하기 때문에 15점을 추가로 구입한 것도 꽤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한 기획전을 통해 제주와 미술관을 찾는 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2023.03.13 89hklee@newspim.com

故 김창열 화백과 제주의 인연은 뼈아픈 한국사의 아픔인 한국전쟁 피난 생활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가는 194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했지만 1950년 6월25일 한국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1952년 제주에서 1년6개월간 터를 잡고 지냈다. 그 당시 소설과 계용묵 선생 주변에 모이던 문학 청년들과 어울려 '흑산호'라는 동인 시집을 내기도 했다.

김창열은 '물방울 작가'로 통한다. 파리 유학 이후 1970~80년대 '물방울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다.  그의 작품은 시대별로 다른 형상의 물방울로 나타나지만 무엇보다 맑고 투명한 빛의 표현으로 그린 물방울은 오직 김창열만이 할 수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그의 물방울 작품은 경매에서 1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50년간 작업활동을 펼쳤고 2019년까지 신작을 발표했다. 그는 2021년 5월 숙환으로 92세에 세상을 떠났다.

미술관의 건축도 김창열을 대표하는 '물방울'과 이어지는 구조와 형상으로 이뤄졌다. 빛과 그림자로 물방울을 표현하는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빛의 중정과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전시실로 통하는 길목도 작품으로 느껴지는 구성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동룡(이타미 준)이 설계한 방주교회 2023.03.13 89hklee@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동룡(이타미 준)이 설계한 방주교회 2023.03.13 89hklee@newspim.com

이타미 준으로 유명한 재일 건축가 故 유동룡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미술관도 제주 저지예술인마을에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이미 제주에 방주교회, 포도호텔, 수풍석뮤지엄 등 대표작들을 남긴 건축가 유동룡. 그의 40년 업적을 한자리에 모은 미술관이다. 유동룡은 2011년 74세에 뇌출혈로 별세했다.

건축가 유동룡은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받았고 일본 최고의 건축상인 무라노도고상 아시아 문화환경상 등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건축가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자연의 모습을 건축물로 구현하는데 일가견 있는 작가다.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물 위에 배가 떠있는 형태의 '방주교회', 포도송이가 절로 떠오르는 '포도호텔', 제주의 바람과 돌을 상징 수풍석뮤지엄까지 제주의 명소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는 생전 "사람의 온기와 생명을 밑바탕에 두고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그리고 중요한 것은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동룡(이타미 준)이 지은 포도호텔 2023.03.13 89hklee@newspim.com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에 맞게 유동룡 미술관도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는 형태를 갖고 있다. 유동룡의 딸이자 건축가인 유이화 ITM 유이화 건축사무소 대표가 맡아 총괄 지휘했다. 유동룡 미술관의 형태는 유동룡 건축가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인 '어머니의 집'과 제주 민가의 모습에서 착안했다. 주변의 산과 잘 어우러지는 둥근 곡선과 제주의 풍경을 보여주는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미술관은 개관 특별전으로 올해 11월1일까지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준'을 선보인다. 1970년대 초기 작품부터 말년의 제주도 프로젝트 등 그가 작업하며 쓴 글도 함께 소개한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92)도 '박서보미술관'(가칭)을 내년 여름 완공을 목표로 제주 서귀포에 지어질 예정이다. 박서보미술관은 JW메리어트 호텔내 제주 앞바다 범섬이 보이는 곳에 마련된다. 미술관이 작품만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공간에서의 경험, 나아가 지역과의 조화가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철학이 반영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박서보 화백(왼쪽)과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 [사진=박서보 인스타그램] 2023.03.13 89hklee@newspim.com

미술관 설계는 스페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71)가 맡는다. 세계건축페스티벌 미래문화프로젝트상을 받은 폴란드 토룬에 위치한 콘스터홀 'CKK Jordanki'를 설계해 주목받은 작가다. 박서보의 작품을 애정한다고 밝힌 그가 제주에 박서보의 미술세계를 보여줄 공간으로 어떤 기획을 갖고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폐암 3기 사실을 알린 박서보 화백은 자신의 SNS에 "안부 전화 하지마라. 캔버스에 한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며 작품에 대한 열정을 전한 그는 오는 14일 제주에서 여는 미술관 기공식에 참석한다. 그의 또다른 업적이자 작품이 될 '박서보미술관'의 이야기는 기공식을 시작으로 펼쳐진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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