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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박해수 출연 '파우스트'…"과거로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볼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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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가 원캐스트로 출연하는 연극 '파우스트'가 놀랍도록 현재를 이야기하는 고전을 무대에 풀어낸다.

21일 LG아트센터에서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양정웅 연출과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를 비롯해 극단 여행자 단원들과 앙상블 배우들이 모여 연습 장면 시연을 선보였다. 아직 극적인 무대장치와 연출이 가미되지 않은 날 것의 공연으로도 생생한 카리스마와 묵직한 작품의 무게감이 생생히 느껴졌다.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 이 시대에 '파우스트'를 올리는 이유…과거로 현재와 미래를 보는 법

이날 양정웅 연출은 '파우스트'를 비롯해 '오셀로' '맥배드'가 다시 공연되는 추세가 언급되자 "다시금 고전이 주목받는다면 고무적이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시다시피 고전은 시대와 공감과 문화와 언어를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성, 본질을 잘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다. 괴테의 파우스트도 200년이 지났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그 전의 인간, 당시의 인간, 현재의 인간 역시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인간 원형의 아이러니컬하고 모순적인 모습들을 잘 집어 그려낸 작품이다"라고 이번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200년 전 작품이지만 메피스토 대사들은 악마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현대인들의 마음이 잘 담겨있다. 특별히 악마로 느껴지지 않고 현실적인 우리의 생존과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느낌이다. 과거든 지금이든 인간의 욕망은 질주하기 시작하면 브레이크 없이 달리게도 된다. 물질이나 유혹에 많이 노출되는 지금, 파우스트의 고민, 메피스토의 대사들이 정확히 현실을 표현한 부분이 있다 그런 접점을 현대적으로 또 해석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인촌 역시 "'파우스트' 뿐만 아니라 연극 자체가 시대의 거울 역할을 한다. 파우스트도 바로 우리 시대를 반영하고 그대로 비추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서 "괴테가 이 작품을 쓸 때도 이미 과거의 이야기를 끌어와서 현재의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은 미래를 보여주는 연극이었다. 괴테를 연구한 학자들도 이미 그런 분석을 한다. 과거와 현재와 지금으로부터 200년 후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끊임없이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든지, '멈추어라 순간이여 너는 정말 아름답다' 같은 대사는 바로 지금 현재, 순간에 대한 통찰들이고 미래에도 끊임없이 맴도는 이야기들일 것"이라고 이 작품의 의의를 말했다.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특히 유인촌은 27년 전인 1997년에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역으로 배우 윤주상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경력직 중 경력직이다. 그는 "박해수 메피스토는 잠깐 보셔도 아시겠지만 지금 현재 살아있는 인물이다. 97년 그때만 해도 과거고 구닥다리같은 느낌이었다. 지금은 굉장히 현대적이고 배우들끼리는 조금씩 얘기를 나누기도 하지만 저의 과거의 경험이 그리 도움이 되진 않는다. 지금은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하다. 아주 기본적인, 포괄적인 의미의 얘기를 하게 되고 박해수씨가 많은 노력과 정성을 쏟아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새로운 메피스토를 예고했다.

박해수 역시 "선생님은 연습실 오시면 다른 말씀보다 '뛰자' 하면서 작품 얘기도 많이 나누고 호흡을 나눠주신다. 포괄적으로 얘기를 해주셨던 것들이 공연을 얼마 안남기고서야 '아 그 말씀이었구나' 할 때가 있다. 늘 지치지 않고 뛰어주시고 서로 에너지를 얻고 주고받고 하면서 맞춰가고 있다"고 본 공연에 기대감을 더했다.

메피스토에서 파우스트로 돌아온 유인촌은 "메피스토 할 때는 파우스트가 고통스럽단 생각 안해봤다. 그때 같이 했던 파우스트가 윤주상 씨다. 그때 윤주상의 고통을 이제 제가 느끼고 있다"면서 웃었다. 그는 "이게 정말 뭔가 막 표현하고 싶은데 그게 안될 거 같고 쉽지가 않다. 인간으로서는 가장 최상인 인물이고 그 와중에 더 얻으려고 하고 동시에 격이 떨어지면 안되고 연기로 표현한다는 게 고통스러웠다. 지금은 많이 속을 비웠다 결과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관객들의 반응을 기다렸다.

◆ 유인촌부터 박해수,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말하는 '연극의 맛'

'파우스트'는 캐스팅이 공개되면서부터 TV드라마와 OTT 시리즈, 영화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을 섭외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어지간히 큰 규모의 드라마, 영화여도 1순위로 캐스팅될 몸집의 배우들이 '파우스트'에 모인 이유는 '파우스트'라는 작품을 향한 욕구 하나였다.

유인촌은 "각자 욕구가 있지 않았나 싶다. 특히 고전에 대한 욕구나 하여간 그런 게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해수 역시 "저희가 짧은 시간에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무게감, 연습 과정도 오래 시간을 들여야 하고 원캐스트라는 데도 부담이 조금은 있어서 바쁜 스케줄도 빼야 하는 것도 있다"면서도 "중요한 건 인간의 욕망이 발휘됐다는 거다.제가 파우스트의 메피스토란 역할을 너무 간절히 원했었고 원캐스팅이라는, 선생님과 만날 수 있는 무대에서 다시 호흡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끌렸다"고 솔직한 이유를 얘기했다.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연극 무대에서 시작해 '펜트하우스' 출연으로 전국구 유명세를 얻게 된 박은석 역시 "대학로에 뮤지컬은 많아지는데 연극이 많지는 않다 했던 공연을 또 하거나 또 다른 캐릭터를 맡는 일이 많았다. 저도 작품이나 텍스트에서 더 많이 고민하고 빠질 수 있는 작품을 목말라하고 있었다"고 갈증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이어 "유인촌 선생님도 많이 작품을 하지 않으시니 이번 말고 언제 또 기회가 있을까. 신인 때부터 같이 하고 싶던 박해수 형이랑도 드디어 만나게 돼서 기쁘다. 이런 훌륭한 분들이 원캐스트로 무대에 선다는 것도 특별한 일이다. 바쁘고 스케줄 많으신 분들이 3-4개월을 비우는 게 쉽지는 않다.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돼서 영광이고 이런 작품 꾸준히 앞으로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진아는 "그간 공연에 대한 접점이 많이 없었어서 해볼 일이 있을가 먼일 처럼 생각했었다. 일을 해나가면서 내가 이 정도의 소양으로 당당하게 배우라는 직업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나 고민을 하던 시기 이 작품을 만났다. 더이상 망설일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면서 무작정 뛰어들게 된 계기를 얘기했다.

배우들은 휴대폰으로 숏폼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세대들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보냈다. 원진아는 "2030대 가장 방황하기 좋은 때가 있지 않나.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에 이 작품을 보면 느끼는 게 많으실 거다. 젊은 나이에 실수도 하고 방황도 하지만 바로잡을 기회가 있다는 걸 잘 모르고 괴로워하는 분들이 많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가 있어 지금까지 버티는 힘이 생긴다. 내 실수와 방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 어린 청년 분들도 오시면 생각의 깊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자극했다.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박은석은 "여러 요소들이 많다. 재밌기도 하고 기본적인 것은 신과 악마가 계약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구전설화처럼 들어왔던 이야기를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무대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판타지적 요소들에도 볼 거리들이 많고 흥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해수는 "나이에 따라 감정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욕망, 풋풋함에서 시작되는 사랑의 단계들 모두가 공감할 부분들이 많다"면서 "어딘가로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건 누군가의 가치관을 경험하겠다는 의지다. 지금은 그러기 어려운 시대이고 끄고 싶을 때 끌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때다. 연극은 오시면 나갈 수가 없다. 누군가가 만들어둔 진심어린 가치관에 동요돼 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되실 거다. 고전이지만 자유로운 상상력을 더해 어렵지 않게 만들었고 연극의 맛을 보시되 쉽게 접근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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