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세계 1위 파페치 품은 쿠팡…'머트발' 어쩌나

기사입력 : 2023년12월20일 16:41

최종수정 : 2023년12월20일 16:42

오픈마켓 형식 사업 모델 유사
파페치 뒤엔 쿠팡 물류망도
적자인 국내 플랫폼 타격입나
"명품은 빠른 배송 중요치 않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스타트업끼리 경쟁하던 온라인 명품 시장에 쿠팡이 뛰어들었다. 쿠팡이 촘촘한 물류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지난 18일 세계 1위 온라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뉴스핌 DB]

2007년 영국에서 출범한 파페치는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 상품을 190여 개국에서 판매하는 세계 최대 명품 이커머스다. 

쿠팡은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유독 패션이나 뷰티와 같은 고부가 가치 산업에서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감성 장사'가 필요한 명품은 생필품 구매 채널로 인식된 쿠팡의 가장 큰 약점이다.

이에 쿠팡Inc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중국 소비 감소 등으로 파산 위기까지 간 파페치에 5억 달러(약 6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경영권과 소유권을 모두 가져오기로 했다.

정확히는 쿠팡Inc와 투자사 그린옥스 캐피탈이 파페치 인수를 목적으로 세운 합작회사 '아테나'가 파페치와 대출 계약(브릿지론)을 체결하고 5억 달러를 지급하는 형태다. 아테나의 지분은 쿠팡Inc가 80.1%, 그린옥스 펀드가 19.9%를 소유한다.

쿠팡의 깜짝 인수 소식에 유통업계와 패션업계 모두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파산 위기인 파페치 인수 후보로 여러 곳이 거론됐지만, 쿠팡의 얘기는 들려온 게 없었다"며 "이번 인수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쿠팡을 당장 명품 수요를 빼앗아 갈 경쟁자로 보진 않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명품 소비자와 온라인 명품 플랫폼 소비자가 겹치지 않는다는 건 이미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생길 때 확인된 사실"이라며 "백화점은 오프라인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과는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쿠팡의 파페치 인수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곳으로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을 꼽았다.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곳은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3사로 일명 '머트발'로 불린다. 

파페치는 명품 도매상인 유럽 부티크를 입점시켜 판매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명품을 판매하는데, 이들 3사도 병행수입 업체를 입점시켜 판매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 형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게다가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온라인 명품 소비 바람이 꺾이며 '머트발' 3사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받으며 한때 머스트잇과 트렌비의 합병 논의까지 오갔다.

이에 세계 최대 플랫폼인 파페치가 국내에서 쿠팡의 물류망까지 이용하기 시작하면 가장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제일 먼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쿠팡은 직거래 상품뿐 아니라 판매자 상품까지 익일배송하는 '로켓그로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장 5일까지 걸리는 해외 명품 배송 기간을 익일로 앞당길 수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두려운 존재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쿠팡이 명품 판매까지 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며 "생필품과 달리 명품은 배송이 빠르다는 게 큰 강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또 파페치가 파산 위기까지 갔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쿠팡이 계속해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할 텐데 이 부분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