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 시내 샤오윈로 중국항공(CA) 빌딩 1층 로비에 있는 지구의 조형물입니다. 기자가 베이징특파원이었던 2022년 10월 단독 촬영 보도한 영상입니다.
지구의엔 남북한 경계 구분이 없는 한반도 지도가 그려져 있고 황당하게도 수도가 한자와 영문으로 평양이라고 표시돼 있습니다.
이 CA 빌딩은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과 지척에 있고 한인교포들이 몰려사는 왕징과도 멀지않습니다. 바로 맞은 편에는 현대자동차 빌딩도 있습니다.☞
문제의 해괴한 지구의가 전시된 같은 로비층에는 한국 음식점이 있습니다. 한국 대사관과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중국과 많은 외국 인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입니다.
당시 기자는 로비의 빌딩 관리인원들에게 조형물의 설치 배경을 물어보면서 지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뒤 같은 층의 S 커피숍에 들어가 회사에 긴급히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하루뒤 CA빌딩 관리인원이 위챗으로 기자에게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어제 지적한 로비의 지구의를 즉시 철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국 스스로도 어이없는 지도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뒤늦게 한국 외교부도 조치에 나섰다는 얘기를 뉴스핌 외교부 출입기자가 서울에서 알려왔습니다.
중국은 '영토완정(영토의 완전 무결성)'을 공산당이란 존재만큼이나 중요한 핵심 이익으로 여깁니다. 영토는 국가주권적 차원에서 한치도 양보할수 없는 절대 불가침의 영역입니다. 영토완정을 위해 대만통일에 사활을 걸고 남해에서도 인근 국들과 충돌하고 있습니다 .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베이징 CA 항공 빌딩 로비 지구의 지도에 황당하게도 한반도 수도가 평양이라고 표시돼 있다. 2024.02.03 chk@newspim.com |
2023년 봄 하이난(海南)성에 갔을때 만난 현지 주민은 중국에서 가장 큰 시(市)를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31개 성시를 모두 다녀본 기자로서도 알수없는 수수께끼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이 주민은 지도를 보여주며 산사(三沙)시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알고보니 산사시는 하이난성 남부와 베트남 동쪽의 서사군도, 필리핀 서쪽 중사군도, 베트남 동남해와 말레이시아 북서해의 남사군도를 관할하는 행정도시였습니다.
산사시의 육지면적은 고작 20여평방킬로밖에 안되지만 해상면적 까지 합치면 200평방킬로미터로, 중국 육지 면적(960만평방킬로미터)의 20%에 가까운 엄청난 넓이입니다. 물론 대부분 지역이 바다다 보니 거주 인구는 고작 2000명이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인쇄 출판 방송 영상 할 것 없이 중국의 모든 문건은 이 산사시 일대를 별도의 참고 도표로 표시를 해야합니다. 방송 뉴스에서도 중국 지도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귀퉁이에 광대한 남쪽 바다 산사시 지역이 표시됩니다.
가만히 보면 중국의 지독한 지도 관리는 분쟁 및 전쟁과 또다른 방식의 '영토완정'을 위한 노력인 것 같습니다. 지도 제작 표시와 유포 교육 활용 등에 대한 관리 감독 활동이 전투같아 보입니다. 중국은 '지도가 곧 영토'라고 보기 때문에 지도에 관한한 털끝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규정 위반에 대한 처벌도 추상같습니다.
얼마전 국방부 발행 교재에 독도를 영토 분쟁지역으로 기술하는 한심한 작태가 있었습니다. 중국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사건입니다. 뭣보다 영토 수호의 주무 부처인 국방부에서 이런 일이 터진 것은 아주 위험스런 일입니다. 한반도 수도를 평양으로 표기했던 베이징의 지도도 그렇고, 소중한 대한민국 영토(지도)가 안팎에서 수난입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