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소극적이고 소심했던 주란이가 용기를 갖게 됐고, 성장을 했잖아요. 저도 주란이처럼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어요."
tvN '갯마을 차차차', '작은 아씨들', SBS '천원짜리 변호사' 등을 통해 선굵은 연기를 펼친 배우 공민정이 이번엔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섰다. 운명 개척 드라마인 이번 작품에서 공민정이 소심하고 쭈구리 같은 성격을 가진 양주란 대리를 연기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공민정 [사진=HB엔터테인먼트] 2024.02.27 alice09@newspim.com |
"오래 전에 끝난 기분인데, 이제 종영한지 일주일 됐더라고요(웃음). 먼 옛날에 끝난 느낌이 들어요. 작품 자체가 회귀물이라서 그런가 꿈 꾼 것 같고 시간여행한 느낌이 커요. 현실적인 드라마가 아니라 웹툰 원작이었고 판타지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까 촬영하는 반년 정도 마음을 많이 쓴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암 판정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던 강지원(박민영)이 절친과 남편의 불륜을 목격하고 그들에게 살해된 후 10년 전으로 돌아가 인생 2회차를 살게 되면서 자신의 운명을 바꿔나가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공민정은 극중 U&K푸드 마케팅 1팀 대리인 양주란을 맡았으며, 그는 소심한 성격 탓에 항상 손해를 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처음에 감독님이랑 미팅을 했을 때, 저한테 '쭈구리 같은 면이 있으세요?'라고 물으시더라고요(웃음). 공민정이 소심하고 소극적인 캐릭터인데, 동료들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제 안에 있는 소극적인 부분을 찾아 나섰어요. 가끔 힘들었을 때 나오는 태도, 위축되고 주눅 들었을 때 나오는 목소리 등을 생각해서 양주란을 만들려고 했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공민정 [사진=HB엔터테인먼트] 2024.02.27 alice09@newspim.com |
과거로 회귀한 강지원의 운명은 양주란에게 돌아갔다. 강지원의 운명이었던 위암 판정과 남편의 불륜은 양주란의 몫이 됐다. 초반의 양주란은 소심하고, 모든 걸 참아내는 성격이었다면 후반에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단단해지고 자신을 괴롭힌 악덕 상사 김경욱(김중희) 과장에게 사이다 발언을 날리는 인물로 성장했다.
"소극적이고 소심했던 주란이가 용기를 갖게 되는 걸 보니까 저도 성장하고 싶더라고요. 촬영을 하면서 김 과장한테 사이다 발언을 할 때 스스로 너무 희열이 느껴졌어요. 착하고 아무 말 못했던 주란이가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히 내뱉는데 너무 통쾌하더라고요. 현장에서 더 잡아먹을 듯이 하고 싶었는데. 하하. 통쾌하기도 했지만, 지원이 운명이 저한테 오잖아요. 주란은 열심히 살았다고 사는데 암에 걸리고, 남편은 바람이 나고…. 그때 심적으로 힘들어지기도 했죠."
'내남결' 1회는 5.2%(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는 12.0%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종영했다. 탄탄한 마니아층이 있던 웹툰 원작에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불륜, 회귀물이라는 설정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이는 시청률 상승세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공민정 [사진=HB엔터테인먼트] 2024.02.27 alice09@newspim.com |
"어느 정도 시청률이 나올 거라는 생각은 했어요(웃음). 동료들한테 '잘하면 12%는 나오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원작 웹툰이 워낙 인기가 많았고, 내 남편이 친한 친구와 바람이 나고, 내가 죽어서 회귀한다는 설정 자체가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가 많잖아요. 그래서 작품이 사랑 받으면 많이 받을 수 있겠다 느꼈죠. 많은 사랑 받아서 너무 감사해요."
2013년 영화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로 데뷔한 공민정은 2021년 방영됐던 tvN '갯마을 차차차'에서 신민아(윤혜진 역)의 단짝친구인 표미선 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그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말했다.
"주연에 대한 욕심을 내기보다 하고 싶었던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이야기가 있고 도전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캐릭터를 연구하고 저와의 접점을 찾아 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런 과정이 재미있고 좋은 작품을 하고 싶죠. 과정이 좋으면 캐릭터에게 자연스럽게 사랑이 입혀지더라고요. 결과는 안 좋을지언정, 과정이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연기는 해도 해도 늘 하고 싶고, 늘 갈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먼 훗날에는 주연, 조연, 단역 가리지 않고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