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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중국산 저가 페트 잠정관세 부과 '고심'…"덤핑 방지" vs "물가안정 기여"

기사입력 : 2024년07월09일 15:59

최종수정 : 2024년07월09일 15:59

수입업체·생산업체 의견 청취 후 고심
800원 생수병 중 1.5원 차이 놓고 공방
제조업계, 고용 창출 효과 고려 강조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중국산 저가 페트에 대한 잠정관세 부과를 놓고 관세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물가 인상 요인과 공공의 이익을 두고 페트 생산업체와 수입업자 간 상반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앞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의 페트 수입을 추적 분석한 결과, 중국산 페트 수입이 지난 5월 들어 2만9995.8톤(2733만달러)으로 1만5762.7톤(1446만2000달러)이던 전월과 비교해 90% 가량 급증했다. 국내 페트 용기 산업에서 한 달 페트 수요량이 4만5000톤 가량되는 상황에서 최근 한달 새 중국산 페트 점유율이 35%에서 67%로 확대됐다.

재활용 용기 생산에 이용되는 페트 모습 [사진=뉴스핌DB]

이런 상황을 놓고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지난 5월 30일 저가 중국산 페트 덤핑 수입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를 우려해 잠정덤핑방지관세 6.62~7.83%를 부과해야 한다고 예비판정을 내렸다. 무역위는 지난달 11일 이 같은 내용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기재부는 이달 중에 잠정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고민에 빠졌다. 페트 수입 잠정관세 부과와 관련 페트 수입업체와 페트 생산업체간 이해관계가 상충되기 때문이다. 

페트는 음료, 음식물을 담는 용기의 재료로 사용되는데, 일반적으로 원재료인 국내산 페트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물가 인상에 영향을 준다는 게 수입업계의 시각이다. 이런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말도 덧붙여졌다.

이와 달리 페트 생산업계에서는 500ml 생수병에 15g의 페트가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산과 1.5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생수 가격은 1개 당 800원 가량하는데 1.5원은 0.19% 수준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2023.03.16 jsh@newspim.com

이를 두고 기재부는 덤핑 수입에 대한 잠정 관세 부과에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계는 각자 주장을 토대로 업체의 성명을 받는 '연판장'을 기재부에 제출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2곳인 페트 생산기업이 중국산 저가 공세에 감산에 들어간 상태이고 일부 생산라인을 폐쇄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에 대해 각각 일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페트 생산업체가 문을 닫게 되면 제조업에서의 연쇄 도산을 불러올 수 있다"며 "제조업은 고용 창출과도 연관이 있는데, 국내 취업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기재부가 모른 채 할 거냐"고 호소했다.

무역위 한 고위 관계자는 "수입업체, 생산업체 등의 목소리를 기재부가 각각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주에도 기재부 관계자와 만나 국내 산업의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잠정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을 이번주 중에 내린다는 업계의 예상을 부인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법정기한이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 후 점정 관세 부과 여부를 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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