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통보제, 의료기관서 출생 사실 즉시 통보
보호출산제, 가명으로 산전 검진과 출산 가능
위기임산부에 상담·시설 입소·병원 동행 지원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위기임산부를 보호하는 출생통보‧보호출산제가 도입한 지 열흘 만에 위기임산부 124명이 지원을 받았다.
보건복지부는 30일 출생통보제와 위기임신보호출산제 시행 열흘을 맞아 출생통보와 위기임신 상담 현황을 30일 밝혔다.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는 지난 19일부터 시행됐다. 출생통보제는 아동이 의료기관에서 태어나면 아동의 출생 사실과 출생 정보를 바로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는 제도다.
보호출산제는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위기임산부가 불가피한 경우 가명으로 의료기관에서 산전 검진과 출산을 하고 출생 통보까지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과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이 출생통보제와 위기임신보호출산제 시행 첫날인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1308 서울지역상담기관에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07.19 pangbin@newspim.com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도 시행일인 지난 19일부터 29일까지 약5000건의 출생정보를 병·의원으로부터 받았다. 복지부가 집계한 '출생통보 및 위기임신 상담 현황'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124명의 위기임산부는 위기임신 상담전화(1308)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고 시설입소, 긴급 지원, 병원 동행 등을 지원받았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 상담원은 1308 상담전화를 통해 갓 출산한 아기를 키울 수 없어 유기를 생각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은 즉시 현장에 출동해 아기와 산모를 안전하게 기관에 연계해 보고했다. 해당 산모는 상담을 받은 후 직접 출생신고를 한 뒤 입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청소년 임산부는 출산 후 아기를 집으로 데려갈 수 없어 1308번으로 연락해 보호출산방법을 문의했다. 청소년 임산부는 상담 후 아동을 직접 양육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가정폭력으로 머무를 곳을 잃은 상황에서 생후 2개월 된 아동을 홀로 양육하는 어머니에게 주거를 연계하고 상담을 지속하는 경우 등이 있다.
강영실 서울 위기임산부 상담기관 애란원 원장은 "아이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극소수의 여성이 보호출산제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아동에게는 출생정보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유기보다 낫다"며 "상담기관은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어려움에 빠진 여성들이 자신과 아이의 건강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후회없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기일 복지부 차관은 "제도 시행 전이었다면 놓쳤을 수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살릴 수 있었다"며 "앞으로 관련 부처와 협업해 지원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내실있는 상담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역상담기관의 인력과 처우를 개선하는 등 제도를 계속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